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나무 이야기 - 자연 박사가 되는 이야기 도감, 나무 ㅣ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시리즈 1
현진오.문혜진 지음, 고상미.권순남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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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편안한 나무 도감을 만났다. 식물의 사진과 정보만을 담은 일반적인 형태의 도감이 아니라 나무에 관한 설명과 함께 이야기 속에 저자의 경험을 맛깔스럽게 버무려 놓았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나무 종류의 수가 도감이라고 하기에는 적은 편이긴 하지만 어린시절 산으로 다니며 열매를 주워서도 먹고, 따서도 먹었던 일화나 희귀식물을 발견했을 때의 감동 등이 각 식물의 정보와 어우러져 글을 읽어나가는 것이 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다.  

 '드렁드렁 으름덩굴, 사르르 으름열매', '수줍은 얼굴 가득 함박웃음 머금었네'같이 시적인 제목 아래 각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주고, 다루고 있는 식물의 세밀화 그림과 명칭, 학명, 과명, 형태, 꽃, 열매, 잎의 특징과 원산지를 간략하게 정리해 놓았다(학명이 무엇인지 모르는 독자도 있을 텐데 이에 대한 설명 없이 학명을 실어놓은 점은 조금 아쉬움). 감나무, 은행나무, 산수유나무, 소나무, 무궁화나무 등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나무들인지라 이파리를 주워오거나 이 책을 들고 나가서 비교해보게 하면 좋을 듯 하다. 세밀화 그림 외에도 다양한 식물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설명의 이해를 돕고 있다. 

 우리가 흔히 참나무라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 참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는 없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아이에게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일본이라고 우길 뻔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황근을 제외한 무궁화의 원산지가 우리나라가 아니라는 점도 나로서는 처음 안 사실이다. <5장 쓰임새 많은 고마운 나무들>을 보면 열매, 잎, 꽃, 뿌리, 껍질 등이 얼마나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지 알 수 있다.

<6장 이제는 사라져 가는 우리의 나무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저자가 예로 든 미선나무처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식물임에도 사람들이 함부로 캐가는 바람에 자생지가 훼손이 되는 경우는 다시없어야 할 것이다. 이미 지구는 환경오염과 온난화로 인해 생태계가 많이 파괴되었는데 거기다 인간이 멸종단계의 귀한 식물에 손을 대 멸종을 앞 당기는 일을 해서야 되겠는가.  저자의 말처럼 "소중한 것은 한 발짝 물러나서 바라 볼 때 더욱 빛나는 법"임을 가슴에 새기자. 

  각 장 사이에 실린 <나무 박사님이 들려주는 나무 이야기>에서는 나무의 나이를 아는 법, 나무와 풀의 차이점, 식물의 생존 경쟁 등에 대해 간략하게 다루고 있으며, <나도 미래의 나무 박사>에서는 모과차 만들기, 퇴비 만들기, 산림욕 등에 관한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해 놓았다. 4학년인 큰 아이가 과학 시간에 식물에 대해 배운 덕분에 그 방면으로 관심이 가서인지 내가 권하지도 않았는데 이 책을 학교에 들고 가서는 재미있게 잘 보았다고 한다. (다만 책에 실린 세밀화 그림은 세밀화의 느낌보다는 잘 그린 그림이라는 느낌이 더 강한 듯...) 부록으로 식물의 세밀화 그림을 카드형태로 인쇄하여 첨부해 놓아 잘라서 야외에 들고 나가면 좋을 듯 하다.


* 학명 참고 :http://100.naver.com/100.nhn?docid=18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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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우리나라 곤충이나 식물의 학명을 접할 때면 속상하고 아쉽다. 보통 학명은 속명 종명 명명자의 이름 순서로 기재되는데 많은 개체의 학명 뒷부분에 일본인의 이름이 붙어 있다. 어째서 우리나라에는 일찌기 이런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없었을까.. 왜 나라에서 앞장 서고 뒷받침을 해주지 못해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에조차 학명에 일본인 이름이 붙게 만들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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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친구 ㅣ 미래그림책 43
마리오 라모스 지음, 곽노경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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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작은 아이가 몸에 빨간 반점들이 돋아나는 홍반에 걸려 두 뺨이 벌겋게 되었는데 더운 여름이다 보니 증상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그 때문에 반 아이들이 자꾸 "너 얼굴 빨개졌다." "왜 얼굴이 빨개졌냐?" 하고 물어보고, 놀리기도 하는 친구도 있어서 딸아이가 무척 속상해 하고 있다. 놀림을 당할까 걱정이 되어 학교랑 태권도장에도 가기 싫어하는 딸아이를 보고 있자니 비슷한 경우는 아니지만 바로 이 그림책, 「얼굴 빨개지는 친구」가 떠오르게 된다. 수줍음을 잘 타 별 것 아닌 일에도 온 몸이 새빨개지는 코끼리 하늘이의 이야기를 담은 이 그림책은 「세상에서 내가 가장 세!」「오르송」등의 작가 마리오 라모스의 작품이다.

 덩치 크고 힘센 코끼리 하늘이는 수줍음을 잘 타서 별일이 아닌데도 툭하면 온몸이 새빨개지고 만다. 그런 하늘이를 보고 친구들은 '토마토'라며 놀려 대는데, 어떤 실수를 했을때 주위에서 놀려대면 실수를 더 하게 되는 것처럼, 친구들이 놀릴수록 하늘이는 더 빨개지고 만다. 주위의 다른 동물들은 다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자기만 잿빛인 다른 코끼리와 달리 빨간색이 되어 버리니 스스로도 얼마나 민망하겠는가...  새빨개진 하늘이가 속상해 하며 무리로 부터 멀어지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나와 조금 다른 모습을 지녔다고 친구를 놀리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줄 수 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장 자끄 상빼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라는 책에도 수시로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가 나오는데, 마르슬랭은 다른 아이들이 얼굴 색깔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것이 견디기 힘들어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게 된다. 외톨이가 된 이 아이처럼 코끼리 하늘이도 새빨개진 자신의 모습을 다른 동물들에게 드러내기 싫어 그들과 어울리지 않고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밖으로 나오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하늘이는 '땅이'라는 이름을 가진 생쥐를 만나게 되는데, 땅이는 빨개지니까 더 멋져 보인다는, 누구도 해준적 없는 칭찬을 해주어 하늘이를 기쁘게 한다.

  생쥐의 부탁으로 해변으로 간 둘은 함께 오래도록 바다를 바라본다. 땅이는 수평선 위의 하늘도 빨개질 때가 있다고 말해줌으로서 하늘이에게 단점으로 여기던 자신의 모습을 더 이상 부끄럽게 여기지 않도록 해준다. 함께 있어 좋다며 서로에게 마음을 보여주는 하늘이와 땅이가 해변에 서 있는 이 장면은 무채색으로 그려진 이 두 친구의 모습이 붉은 노을, 푸른 바다, 노란 지면의 색감을 더욱 선명하게 살려주고 있다. 덩치를 보면 그 이름-하늘과 땅만큼 큰 차이를 보이는 이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는 것을 통해 친구가 됨에 겉모습은 그리 중요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처럼 잔잔하게 흘러가던 이야기에 커다란 반전을 삽입하여 독자에게 책을 보는 재미를 안겨준다. 친구를 자랑하고 싶어진 하늘이가 땅이를 코끼리 친구들에게 데려가자 이들이 모두 새파랗게 변해 버린 것이다! 마치 한 다발의 파처럼 말이다. 덩치 큰 코끼리가 조그마한 생쥐를 무서워한다는 점이나 하늘이를 '토마토'라고 놀려대던 코끼리들이 잿빛에서 초록빛으로 변해 버린 모습은 독자들뿐만 아니라 그들 모두에게도 웃음을 선사한다. 그 후로 하늘이는 더 이상 숨지 않고 대낮에 돌아 다니게 되었으며 빨개지곤 하는 자신의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하게 된다. 

 서로에게 마을을 열고 친구가 된 둘은 꼭 붙어 다닌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의 마르슬랭과 르네처럼 하늘이와 땅이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얘기도 하지 않은채로 함께 있을 수 있는, 그런 마음 편하고 포근한 친구로 남을 것이다. 함께 달빛 아래를 걷는 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나에게도 이런 친구가 한명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부러운 마음이 든다.  

원제는 'Rome'o Et Juliette'  

 - 20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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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는 달라요
수 로우슨 지음, 캐롤라인 마젤 그림, 권수현 옮김 / 봄봄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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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를 소재로 한 그림책으로 이웃의 다른 할머니들과 조금 다른 자신의 할머니에 대해 손자의 목소리를 빌어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다. 스케치한 밑그림이 드러나는 담백한 수채화의 느낌이 살아 있는 그림이 읊조리는 듯한 간결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본문의 분위기를 살려주고 있다. 스폰지 케이크를 크게 만드는 소피네 할머니, 피에로 코처럼 빨간 립스틱을 바르는 마이클네 할머니, 매주 축구장에 가서 응원을 하는 존티네 할머니, 꽃집 차를 운전하는 래피네 할머니 등등 이웃의 여러 할머니들과는 다른 우리 할머니. 이웃의 할머니 한사람 한사람을 소개할 때마다 반복되는 "우리 할머니는 달라요."라는 문장이 독자에게 과연 무엇이 다를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글이 진행되는 동안 소년은 침대에서 나와 신발을 신고 꽃을 꺾어 어디론가 향하는데 소년의 뒷모습이 애잔한 느낌을 전해준다. 소년이 도착한 집에는 할머니가 의자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면서 바람에 맞춰 몸을 움직이고 계시다. 다른 할머니들과는 다른 소년의 할머니는 자신이 누군지 기억을 하지 못하신다. 그렇지만 소년은 그런 할머니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비록 할머니는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도 "나는 할머니가 누구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소년이 가져온 노란 꽃들이 꽃병마다 꽂혀 있는 마지막 장면이 이 끝 문장이 가져다주는 잔잔한 감동과 따스한 느낌을 잘 전해주고 있다.

 치매... 자신의 나이와 현재의 사는 곳을 잊어버리고, 때로는 주위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이 누군지조차 잊어버리곤 하는 증상 때문에 본인도 그렇겠지만 주위 사람들에게도 참 어렵고 힘든 병이다. 이 그림책은 치매에 걸려 할머니가 자기 자신과 가족을 알아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사랑하는 가족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주변에서 치매에 걸린 어른이 없어 어떤 질환인지 잘 모르긴 하지만 이 그림책을 보며 자신마저 잊어가는 할머니를 위해 어떤 것을 해줄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먼 미래에 혹시 내가 치매에 걸려 나 자신을 잊어버리는 날이 오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이 책에 나오는 소년처럼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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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죄악 - 뱀파이어 헌터 애니타 블레이크 시리즈 1 ㅣ 밀리언셀러 클럽 36
로렐 K. 해밀턴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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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하면 영원한 생명을 부여받지만 피를 빨아먹어야 살아갈 수 있는 음지의 존재, 빛을 두려워하여 어둠이 깔린 뒷골목에서 사람을 덮치는 괴물 등과 같은 이미지가 강한데 이 작품에 나오는 뱀파이어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저자인 로렐 K. 해밀턴은  뱀파이어들의 생존이 합법화된 미국 사회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설정하여 뱀파이어들을 양지로 끌어냈다. 또한 이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뱀파이어 사냥꾼이자 소환사이기도 한 애니타는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의 주인공인 스밀라처럼 독특한 개성과 강인함으로 독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죽은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는 덕분에 공동묘지에서 고객을 만나기도 하는 애니타는 뱀파이어들에게 "사형집행관 애니타 블레이크"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는 최고의 뱀파이어 전문가이다. 그러나 아무리 전문가라도 마음속에 두려움이 존재하는 법. 고객이라 할지라도 뱀파이어 같은 언데드를 앞에 두면 성물(십자가 등)로 쫓아버리고 싶고 도망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애니타는 이를 꾹 참는다. 왜냐하면... 그녀는 프로니까!! ^^ 돈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사장 밑에서 일하는 탓에 맡기 싫은 일도 종종 해야 하지만 애니타 자신 또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녀는 뱀파이어를 죽일 때 은염이 든 주사기를 꽂기보다는 심장에 말뚝을 박고 머리를 자르는 고전적이면서도 확실한 방법을 선호하는 과격한(?) 면을 지녔는데 이런 점이 애니타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책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들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사악하면서도 유혹하는 듯한 수줍은 미소를 띤 매력적인 존재들이라는 점이다.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잘생긴 외모의 남자 뱀파이어들이나 도시의 마스터 뱀파이어인 니콜라오스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작은 소녀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점들은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커스틴 던스트 등이 출연한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뱀파이어계의 거물인 장클로드는 애니타에게 자신의 상징을 부여하는데 외화 시리즈인 <버피와 뱀파이어>에 나오는 버피와 엔젤의 관계만큼 이들이 다음 이야기에서 어떤 관계를 이어나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장클로드는 뱀파이어들의 매력에 매료된 뱀파이어 중독자들을 고객으로 공연을 하는 '길티 플레저'의 사장이다. 

<달콤한 죄악>은 뱀파이어 클럽 구역인 리버프론트에서 뱀파이어들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한 뱀파이어가 찾아와 애니타에게 그 사건의 범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애니타는 이를 거절하지만 1000여년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된 이 도시의 뱀파이어 마스터의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사건을 맡아 수사하게 된다. 마스터 뱀파이어를 결코 거부하거나 피할 수 없는 강력한 능력을 지닌 존재로 묘사한 것에 비하면 결말 부분이 미약한-허무하게 끝나버리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여주인공인 애니타가 이를 상쇄하고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게 할만큼 매력을 지녔기에 독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지 않았나 싶다.   

- 2006/5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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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도 괜찮아 ㅣ 책읽는 가족 49
명창순 지음,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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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간의 다툼이나 가출로 인해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이 부모의 폭력과 학대에 상처 받고, 무관심 속에 방치된 채 힘들고 어려운 생활을 해나가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이 작품은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와 집을 나간 엄마를 둔 한 준서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동화이다. 지저분한 옷차림에 학교 준비물도 챙겨가지 못하고, 끼니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준서의 모습 속에 어른들에게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채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배여 있다.

준서네는 집 안의 가장인 아버지가 사고로 몸을 다치면서 살림도 어려워지고,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아버지가 가족에게 자꾸 화풀이를 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아버지의 울분을 받아내던 엄마마저 집을 나가버리면서 이제 그 화살이 준서에게로 향하게 되고, 아버지가 행하는 폭력을 피하기 위해 집 밖으로 도망 나가 아버지가 잠들기를 기다리는 것만이 준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편이다. 준서 아버지 역시 부모에게 버림받은 큰 상처가 가슴에 응어리로 남아 있는 사람으로, 사랑하고 돌보지는 않아도 자신은 아이를 버리지 않고 있음을 내세우는, 아버지 노릇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선생님을 찾아가 짝(준서)을 바꿔달라고 부탁하는 혜지 엄마는 자기 자식만을 염려하는 이기적인 부모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 혜지 엄마를 비난하지 못하는 것은 나 또한 내 자식부터 챙기고 걱정하는 이기적인 부모이기 때문이리라... 슈퍼를 지키는 눈이 보이지 않는 깜깜 할머니와 중국집 배달원 번개 형은 그런 준서를 감싸 안아주는 이웃으로, 배려와 애정으로 대해주는 두 사람이 있기에 그나마 준서가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마음을 닫지 않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살아갈 힘을 놓지 않았으리라.

  힘든 삶에 작별을 고하며 옥상에 올라갔던 준서를 내려오게 만든 강아지 도돌이는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버림받은 개로 준서가 자신이 받지 못하는 애정과 관심을 베푸는 대상이다.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도돌이를 준서가 도우려 하다 상처를 입는 일이 발생하고, 작가는 이 장면에서 대물림되는 폭력의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도돌이를 책임지고 돌보려는 준서의 모습에서 애정과 책임감이 결여된 준서 아버지와는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 준서 곁에는 넘어지려 할 때 어깨를 단단히 잡아 줄 엄마가 있고, 가슴 속에 누군가를 사랑하고 책임질 줄 아는 마음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으니 준서에게 더 이상의 눈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니 울고 싶을 때 소리 내어 마음껏 울 수 있기를 바란다. 

 - 20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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