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어린이/청소년>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한 달 여만에 신간을 살펴보니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에 가장 먼저 눈이 가고, 더불어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만한 동화 위주로 신간을 훑은 결과....

 

  작가는 낯설지만 이세 히데코 가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시선이 가서 살펴 본 작품이다. 이 화가는 수채화의 담백함이 잘 드러나는 그림으로 작품의 깊이와 감동을 배가시켜준다. 이번 작품은 그림책이 아닌 동화로 흑백 그림이 삽화 형식으로 간간히 들어가 있다. 표지 그림처럼 색감이 들어간 그림이 아니어서 좀 아쉽다. 날 줄 모르는 황새, 그것도 깃털색이 흰색인 다른 새끼들과 달리 회갈색인 이 새가 정말 황새 새끼인지, 왜 날지 못하는 것인지, 가족들의 태도의 각기 어떻게 다른지 궁금증이 인다. 독일 아동문학상 수상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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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소녀 마이카와 날 줄 모르는 회색 황새의 우정 이야기를 서정 넘치는 글로 그려낸 독일 아동문학상 수상 작품이다. 마이카와 엄마, 아빠, 세 사람이 회색 황새를 대하는 각각 다른 태도가 흥미롭게 전개되고, 묘한 희망을 남기는 열린 결말은 슬픔을 극복하게 한다.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황새가 마이카 집에 둥지를 튼 지 7년째, 그해 날아든 황새 부부에게서 태어난 세 마리 새끼 가운데 날 줄 모르는 회색 황새 한 마리가 가족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 그러자 마이카는 끝까지 집에서 기르고 싶어 하는데….

 

 제목과 표지가 인상적이라 살펴보게 된 작품으로, [책속에서 & 밑줄긋기]에 올려 놓은 깔끔하고 선명한 일러스트가 눈길을 끄는 동화이다. 마법 이야기라니, 나와 우리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분야의 작품이라 재미있게 읽게 될 것 같다. 올바른 선택의 중요성과 선과 악의 구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라는 점이 관심을 끈다. 
'IBBY 국제 아동 도서 협의회 최우수 어린이 책'을 수상한 작품으로 TV 시리즈와 극장판 영화로 제작되어 에미상을 비롯하여 전 세계 어린이 영화제의 주요 상을 휩쓸었다. 작가(안제이 말레슈카)가 2010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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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업자가 되어버린 부모님을 둔 필립, 토시아, 쿠키 세 남매는 소원을 들어주는 신비한 힘을 가진 '마법의 빨간 의자'를 만나게 된다. 음악가였던 엄마, 아빠가 좋은 일자리를 찾게 해달라는 소원을 빨간 의자에게 말하자, 엄마, 아빠는 세계 여행을 하며 연주해야하는 일자리를 갖게 된다. 연주 여행을 떠난 부모님을 찾아가는 세 남매는 빨간 의자와 함께 상상을 뛰어넘는 환상적인 마법이 현실로 나타나는 모험을 펼친다.



 가코 사토시. 아기자기한 삽화와 재미있는 내용이 마음에 들어 지금도 가끔씩 꺼내보곤 하는-볼 때마다 빵이 먹고 싶어지게 만드는- <까마귀네 빵집>의 작가가 아닌가. - 작가 이름으로 검색해 보니  강, 지구, 바다, 우주 등과 관련된 지식 도서도 출간되어 있다. - 일본 그림책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1973년에 출간된 이후 170쇄 이상을 찍었다고 한다. 자식을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모정을 어떻게 전달해 주고 있는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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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사라진 101번째를 찾기 위해 온갖 위험을 무릅쓰는 엄마 개구리의 모습을 통해, 다른 무언가로 대체할 수 없는 사랑의 형태를 보여 준다. 엄마 개구리의 사랑은 우리가 맺는 모든 관계들을 돌아보게 해주고, 101마리 올챙이가 보여 주는 형제애는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옆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힘을 모으면 용기가 배가 된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한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시리즈가 어느 새 이백여권이 넘었구나. 212번째 작품은 피터 벤틀리가 글을 쓰고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한 선과 색감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화풍으로  헬린 옥슨버리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다. 허리케인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아이들이 용과 괴물이 등장하느 ㄴ상상 놀이에 빠진 모습을 그린 내용과 그림을 보니 데이비드 위즈너의 <허리케인>과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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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를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와 진정한 용기와 자존감을 주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보여주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아이들의 정서와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가의 빼어난 솜씨로 아이들의 시선과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작품이다. 삼총사가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그림을 통해서 개구쟁이 잭과 어린 두 동생의 모습, 자크와 캐스퍼를 데려가는 엄마 아빠를 거인이라고 칭하는 이야기, 나무칼을 손에 쥔 채 잠이 들기까지 놀이의 세계에 집착하는 잭의 모습은 영락없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외 <방귀 만세>, <난 형이니까>등의 작품에 그림을 그린 후쿠다 이와오 가 그림을 그린 <내 맘도 모르면서>, 
정은숙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인 <정범기 추락 사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퓨전 판타지 소설(제3회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 중등부문 최우수작)인 <류화선원전>, 
<손도끼>의 작가 게리 폴슨의 <서바이벌 스쿨>   등도 눈에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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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화났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엄마가 화났다 ㅣ 그림책이 참 좋아 3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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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순간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던 시기가 지나면 아이는 혼자서도 숟가락을 제법 능숙하게 하고, 가끔은 혼자 노는 것도 즐길 줄 알게 된다. 아이가 장난감 놀이나 색칠하기-TV나 비디오로 자기가 좋아하는 영상물을 볼 때도-에 몰입한다 싶으면 아이와 놀아주느라 미뤄두었던 집안일이나 식사 준비, 혹은 다른 볼일을 후다닥 해결하려고 잠시 자리를 뜨곤 한다. 아이가 혼자서도 조용히 있는 순간은 대게 어떤 일의 재미에 폭 빠져 있을 때인데 그럴 때라도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엄마를 찾지 않는 평온함이 가져다 준 잠깐의 방심이 불러온 처참한 결과를 보게 될 때면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 달려 나간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어이없어 하며 순간적으로 "ㅇㅇ야!"하고 아이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고는, 아이에게 눈을 홀기면서 뒷수습을 하는 와중에 큰 소리로 야단을 치고... 눈물바람으로 안겨드는 아이를 보고서야 그 나이 또래면 다 하는 행동인데 싶어 그제야 감정이 앞섰던 것을 후회하며 아이를 품에 안고 달래곤 한다. 이 그림책을 보며 달리 남의 집 이야기일까, 작가도 아이를 키우며 다양한 일을 경험했을 텐데 그것을 작품에 참 잘 녹여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그림책은 엄마가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되는 몇몇 순간을 포착하여 담아냈다. 산이가 식탁을 지저분하게 만들어가며 자장면을 손으로 먹는 모습을 본 엄마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가만히 앉아 얌전히 먹으라고 말한다. 얼룩덜룩해진 얼굴을 씻으려고 욕실에 들어가서는 거품놀이의 재미에 빠져 든다. 일전에 우리 집 막내가 혼자 욕실에 들어가서는 조용하기에 가보니 손 안 닿는 곳에 놓은 줄 알았던 손세정제를 가져와 뚜껑을 열어 반 이상을 세숫대야에 들이 부어놓고 거품 장난을 하고 있었다. 수돗물을 틀어 놓고, 치약을 짜놓고, 아이가 있는 집이면 대게 한 번쯤은 겪어보는 일들이지 않을까.
 
 엄마에게 혼난 산이는 그림을 그리기로 한다. 가만히 앉아서. 그런데 그리다 보니 종이가 너무 작아 여기저기에... 종이 안에만 물감 질을 했으면 하는 건 엄마의 바람일 뿐이고, 아이가 그것으로 만족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종이 대신에 자기 손에 물감을 칠하기도 하고, 서툴거나 혹은 과감한 붓질로 종이를 벗어나 바닥 여기저기에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벽이며 마룻바닥에 그림을 그려놓은 것을 본 엄마가 산이 때문에 못 살겠다고 화를 낸다. 불같이. 큰소리로 야단맞는 순간의 아이에게는 정말 엄마 입에서 불이라도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산이가 사라졌다. 엄마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뜨거운 불길이 산이를 삼켜버렸다. 엄마는 산이를 찾아 나선다. 아이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성이 보일 때마다 정신없이 달려가 보지만 산이는 없다. 앞서 산이가 엄마에게 야단을 맞았을 때 산이가 가지고 놀던 물건들의 집합체가 엄마를 보고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고 하소연한다. 엄마가 소리를 지를 때마다 거품이 툭툭 터져 작아질 것 같다고, 엄마는 걸핏하면 자기 때문에 못살겠다고 하지만 자기는 엄마가 정말 좋다고... 산이를 찾아 떠난 엄마가 찾아간 성과 주변 풍경, 성 안에 어른거리던 그림자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살펴 앞의 그림 속의 사물들과 비교해 보는 이색적인 즐거움을 준다. 

  산이를 찾아 헤매는 사이에 엄마가 입고 있는 옷의 노란 색감이 탁하게 퇴색하고, 밑단이 헤지는 등 점점 남루해져간다. 그것을 나보다 먼저 알아챈 건 함께 듣고, 보고, 묻던 아이다. 그림책은 그림을 먼저 충분히 감상하는 최근에는 그림책에 대한 감이 많이 무디어진 탓인지 글에 먼저   내가 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아이는 그림을 보고 있었던 차이를 보여주는 순간이랄까. 막내가  "엄마 옷이 왜 그래?"하고 묻기에 내심, '호, 나름 관찰력이 있는 걸~" 하고 대견한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미안하단 말을 반복하며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을 때 감쪽같이 사라졌던 산이가 모습을 나타난다. 어느 사이에 다시 원래의 색을 되찾은 엄마의 꽃무늬 노란 치마 밑에서. 서로 꼭 안아 주는 산이와 엄마가 바로 내 아이와 나의 모습 같다. 나는 종종 남편에게 화내지 않고 아이를 키우려면 도를 닦아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대게의 양육서를 보면 아이에게 일단 화부터 내는 것을 자제하라고 말한다. 그런 책들을 읽었음에도 현실적으로 화를 참기란 쉽지 않다. 순간을 억누르지 못하고 화를 냈다면 그 뒤에 상처 입은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다독거려주며 사랑을 확신시켜 줄 때 아이와 부모 모두의 감정이 치유되지 않나 싶다. 아이의 행동에 화가 날 때 잠시 숨을 고를 필요가 있을 때면 이 그림책을 봐야지.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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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연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빨강 연필 - 2011년 제1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일공일삼 71
신수현 지음, 김성희 그림 / 비룡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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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가리지 않고 중구난방으로 떠오르는 생각과 두서없이 떠오르는 문장의 편린들. 헬륨가스로 가득 찬 풍선처럼 잡아 묶어 두지 않으면 아차 하는 순간 둥실둥실, 멀리 사라져버리는 그것. 그래서 머리 속을 난무하는 생각과 의도에 반응하는 안테나가 달린 자동 타자기-요즘은 자판- 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참 많다. 마음먹은 대로 글이 안 써지는 와중에 습관처럼 탄력이 사라져 거부할 힘마저 상실한 머리카락 끄트머리를 한참이나 쥐어뜯을 때면 그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그 순간 성능치가 더 추가되어 글 주제만 주어지면 내가 쓴 것보다 열 배는 더 잘 쓴 글을 휘리릭~ 뱉어내 주는 자동 타자기가 마술처럼 내 앞에 나타난다면! 두어줄 썼다 지웠다, 옮겼다 하느라 아까운 시간만 죽이고 있는 오늘 같은 새벽이라면 한 스푼의 양심을 덜어내고 '이번 한 번만...'의 유혹의 늪에 풍덩, 빠져버리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실수로 친구가 아끼는 유리 천사를 깨트리자 이를 몰래 숨긴 다음 날, 민호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빨간 연필 한 자루를 발견한다. 손에 잡기만 하면 제가 알아서 글을 제조해 주는 신기한 빨간 연필. 선생님께 칭찬도 듣고, 친구들 앞에서 낭독을 하고, 엄마의 칭찬에 더해 '이 달의 글'에 뽑히는 등 빨간 연필이 쓴 글들이 민호에게 가져다 준 것들은 생크림과 메이플 시럽을 듬뿍 얹은 와플만큼이나 달콤하다. 시험 만큼이나 아이들이 싫어하는 것이 글짓기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글쓰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손만 빌려주면 근사한 글을 술술 써주는 도구가 항시 대기하고 있다는 건 떨쳐버리기 어려운 거대한 유혹일 게다. 

- 책 제목을 보고 바로 <검정 연필 선생님/창비>라는 작품이 떠올랐는데 그 이야기에는 컴퓨터 칩이 내장되어 틀린 답은 써지지 않는 검정 연필이 등장한다. 주인공도 망설이다 시험 볼 때 그 연필을 쓰지만 친구와 실랑이 끝에 결국 연필을 부러뜨리는 선택을 한다.


 민호와 갈등의 축을 이루는 재규는 공부뿐만 아니라 글짓기도 잘해 '이달의 글'이며 교내외 글짓기 대회에서 상도 많이 타는 아이다. 갑자기 글짓기 실력이 는 민호가 친구들의 박수와 조명을 받고, 이 달의 글로 교내 글짓기 대회에서 금상까지 타기에 이르자 재규는 누군가가 글을 봐주고 있을 거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유명한 작가가 학생을 뽑아 가르치는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고 싶어 엄마들이 줄을 서는 이유가 대학 입학 특기 전형에 목을 매는 씁쓸한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민호는 '우리 집'을 주제로 한 글짓기 시간에 계속된 갈등과 망설임 끝에 빨간 연필을 다시 손에 든다. 아빠와 야구를 하고, 엄마는 쿠키를 구워 세 식구가 먹고 주말농장에 가서 고구마를 캐고. 사각사각. 빨간 연필이 쓴 새빨간 거짓말. 하나의 진실도 없이 온통 거짓으로 꾸며진 글. 민호의 가슴에 아픔으로 자리 잡은, 부부싸움 끝에 집을 나가 버린 아빠. 글짓기 대회에서 금상을 탔다는 문자에도 연락 없는 무정한 아빠. 빨강 연필이 거짓으로 써내려간 글은 아빠가 돌아와 화목한 가족이 되길 바라는 민호의 소망일뿐이다. 거짓은 거짓을 잉태하고 질주하고 민호는 비밀 일기장에조차 쓸 수 없는 비밀이 생긴다.

 민호와 재규는 전국 어린이 백일장에 참가하여 대면하면서 갈등이 최고조로 상승한다. 민호는 빨간 연필 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고민하며 글을 쓸 용기"와 수아에게 붙인 흔적이 남은 유리 천사를 돌려주며 진실을 말할 용기를 낸다. 엄마와 이전보다 가까워지고 아빠에게 먼저 다가가는 아이로 성장해 있다


 2011년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민호가 빨간 연필을 쓰게 될 때마다 겪는 심리적인 갈등도 잘 묘사 되어 있고, 두 개의 일기장-선생님에게 검사받는 일기와 혼자만 보는 비밀 일기-을 따로 쓰는 이유 등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이 담겨 있다. 민호가 집안 일(여기서는 부부싸움)을 일기에 솔직하게 썼다가 엄마에게 그런 걸 일기에 쓰면 어떡하느냐고 핀잔을 듣는 장면에서는 가슴을 바늘로 콕 찌른 것처럼 뜨끔. 민호가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긴 했으나 글짓기는 싫어하는 것이 꼭 우리 집 아이들 같다. 살아가다 보면 많은 유혹이 자신이 가는 길옆에 늘어서서 함께 가면 더 편하게 갈 수 있다고 속삭인다. 그 유혹들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겠지만 자신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당당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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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를 바꾼 탐험가 ㅣ 이야기로 쌓는 교양 7
햇살과나무꾼 지음, 여미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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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 참 편해졌다. 인터넷을 통해 (구글 어스 같은) 검색 엔진 서비스를 이용하면 세계 각국의 지역 정보-지도와 위성 이미지, 지형, 건물 정보 등-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직접 가보지 않고도 어느 지역에 어떤 나라가 있는지 동서양을 넘나들면서 살펴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리적인 정보가 거의 없는 탓에 다른 대륙, 다른 민족, 다른 문화권의 존재도 잘 알지 못하고 교류도 이루어지기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 시대에 남들이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해 나아가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구적인 업적으로 역사 속에 족적을 남긴 탐험가들이 있다. 

  이 책은 중국과 유럽을 이어 주는 비단길을 개척한 장건을 비롯하여 달에 첫발을 디딘 세 명의 우주인 등 "한 시대의 틀을 깨뜨린 일대 사건"의 중심에 선 탐험가들을 다루고 있다. 로체샤르 등정에 성공한 우리나라 산악인 엄홍길씨도 포함시킨 것이 인상적이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미지의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탐험가라는 존재가 참 대단하게 여겨진다. 그들이 개척한 길을 통해 교역이 이루어지고 문화가 전파되기도 했지만, 콜럼버스나 피사로처럼 병과 군대를 끌어들인 역사적인 사건도 있었다. 

  각 탐험가에 대한 이야기 뒤에는 연관된 다양한 역사 지식을 담은 정보 페이지-인물에 대한 일화나 세계 역사에 미친 영향, 그 시대의 세계정세 등-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도 짚어준다. 이 책은 탐험의 이면에 숨어 있는 역사의 어두운 부분도 다루어 역사를 보는 시각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유의한 점이 마음에 든다. 과거에는 콜럼버스를 (인도에 가려다) 신대륙을 발견한 위대한 탐험가로 추앙받았지만 현대로 접어들면서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학살하거나 노예로 만드는 등의 악행을 저지른 인물로 재평가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의술을 펼친 리빙스턴도 선교와 탐험 등 그의 업적과 아프리카를 진정으로 사랑한 마음 자체는 높이 살만 하나 결과적으로 아프리카 식민지 개척과 무관하지 않았음을 언급하고 있다.

 황금에 눈이 멀어 잉카 제국을 멸망시키고 남아메리카 대륙에 무자비한 약탈과 학살의 신호탄을 올린 피사로 같은 인물도 있는 반면, 학문적인 관심을 가지고 남아메리카를 탐험하고 다양한 관찰을 통해 자연지리학의 기초가 되는 저서를 남긴 훔볼트 같은 탐험가도 존재한다. 북극 탐험에 성공했다고 믿은 피어리, 남극을 정복한 아문센, 그리고 남극 정복에 실패했지만 최고의 탐험가로 손꼽히는 위대한 실패자 섀클턴 등 한 번쯤 접해 본적이 있는 탐험가의 이야기도 있고, 배도 아니고 뗏목을 타고 태평양을 횡단한 헤이에르달 같은, 비교적 낯선 탐험가도 접할 수 있다. 

 지구를 한 바퀴 돈 마젤란 선단과 세계 일주 항해를 한 챌린저 호. 대서양을 비행기로 가로지른 린드버그와 뗏목을 타고 태평양을 횡단한 헤이에르달. 여성 비행의 선구자로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하고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까지 단독 비행한 아멜리아 에어하트.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 여러 탐험가들의 도전 정신과 용기는 <이야기로 쌓는 교양> 시리즈는 두 번째 보는 것인데 구성이며 내용이 알차서 시리즈에 속한 다른 도서도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다양한 역사 관련 도서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이 참 즐겁던데 아이들도 이런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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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3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너도 보이는 것만 믿니?
벤 라이스 지음, 원지인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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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상 속의 친구들에 대한 한 소녀의 믿음이 가족과 마들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는 변화를 감동적으로 그린 이야기를 통해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책을 읽는 동안 줄거리만 따라가게 하는 작품도 있고, 등장인물의 입장과 상황과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 있는데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의 책이지만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애잔한  감동의 추가 가슴 속에 가만히 내려앉는 작품이다. '서머싯 몸 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오팔 드림(Opal Dream)>이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포비'와 '딩언'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상상 속의 친구가 존재한다고 믿는 한 여자 아이(캘리앤)가 있다. 작품의 화자로 등장하는 오빠는 그런 여동생을 바보 같다고 생각하고, 딸의 친구들이 먹을 음식도 함께 준비해주는 엄마와 달리 아빠는 '진짜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는 딸이 못마땅할 따름이다. 상상 속의 친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인형이나 장난감을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대하는 것과 유사한, 성장 과정에서 겪는 과정의 일부이다. 캘리앤은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이기도 하겠지만 이사 같은 환경적인 변화나 부모의 잦은 다툼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위안이 될 대상을 창조해 냈지 싶다.

 엄마와 말다툼을 한 후 아빠는 -엄마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한 계책으로- 포비와 딩언을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처럼 말도 걸고 챙긴다. 그러던 어느 날 광산에 갈 때 포비와 딩언을 데리고 간다고 하고 나가서는 나중에 혼자 돌아오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애초에 두 친구의 존재를 믿지 않던 아빠는 이리저리 말을 지어내며 딸을 달래려 할 따름이다. 하지만 캘리앤에게 포비와 딩언은 필요할 때면 불러내거나 그 자리에서 금방 만들어내는 상상 속의 친구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실체가 있는 존재이기에 그 말을 믿지 않고 찾아 나선다.

-  이 가족은 오팔 광산이 있는 라이트닝 리지라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 중에도 캘리앤의 보이지 않는 친구들을 진지하게 생각해주는 이들이 있다. 그 투명한(?) 친구와 말도 하고, 같이 노는 캘리앤을 이상한 시선으로 대하지도 않고 안부를 묻기도 하고, 간식거리를 챙겨주기도 한다. 그리고 나중에 마을 사람의 반이 캘리앤의 두 친구를 찾아 해맨다! 

 그런데 아빠에게도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 있다. 땅 속에 묻혀 있을 것이라 믿으며 지난 이 년간 찾고 있는 오팔. 엄마에게는 아빠가 구경도 못해 봤으면서 끊임없이 꿈꾸며 말을 걸기도 하는 오팔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언젠가는 레드 온 블랙(오팔)을 찾아내게 될 것이라 여기는 아빠의 믿음과 포비와 딩언이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한다고 믿는 캘리앤. 과연 이 두 사람의 믿음이 다르다고 보아야 할까?

 로렌 차일드의 그림책 <난 학교가기 싫어>의 한 장면을 보면, 롤라가 오빠 찰리에게 '소찰퐁이'와 집에서 밥을 먹고 싶다고 말하는데, '소찰퐁이'가 바로 롤라의 보이지 않는(상상 속의) 친구이다. -그림 속에 투명한 재질로 소찰퐁이를 표현해 놓았는데 그 모습을 보면 롤라의 분신임을 짐작할 수 있다.- 찰리는 소찰퐁이를 염려하는 동생의 말에 "너희 둘 다" 즐겁게 지낼 것이라며 다독거린다. 이 오누이가 나오는 작품들을 보면서 늘 느끼는 거지만 찰리는 동생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려해 주는 모법 답안 같은 오빠이다. 작품 초반에 동생을 바보라고 여기며 놀리던 에슈몰도 캘리앤이 친구를 잃은 슬픔에 병에 걸리자 포비와 딩언을 찾는 벽보를 붙이거나 광산에 들어가 찾아 헤매는 등 동생을 위해 애쓴다.

 아빠는 포비와 딩언을 찾는 과정에서 이웃의 오해로 도둑으로 몰려 법정에 서게 되고, 광산에서 딩언의 배꼽(?)을 찾아 낸 에슈몰은 동생을 위해 장례식을 준비한다. 포비와 딩언을 찾기 위해 애쓰던 에슈몰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진실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되는 장면, 판사가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는 것이 어떤 것이며 일상적인 것인지 일깨워주는 장면, 마을 사람들이 캘리앤의 보이지 않는 두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한 장면 등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우리 삶에 숨은 보석같은 가치를 일깨워주는 이 작품을 보며, 세상 사람들을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부류와 믿지 않는 부류로 나눈다면 나는 어느 쪽에 속한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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