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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를 바꾼 탐험가 ㅣ 이야기로 쌓는 교양 7
햇살과나무꾼 지음, 여미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세상 참 편해졌다. 인터넷을 통해 (구글 어스 같은) 검색 엔진 서비스를 이용하면 세계 각국의 지역 정보-지도와 위성 이미지, 지형, 건물 정보 등-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직접 가보지 않고도 어느 지역에 어떤 나라가 있는지 동서양을 넘나들면서 살펴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리적인 정보가 거의 없는 탓에 다른 대륙, 다른 민족, 다른 문화권의 존재도 잘 알지 못하고 교류도 이루어지기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 시대에 남들이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해 나아가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구적인 업적으로 역사 속에 족적을 남긴 탐험가들이 있다.
이 책은 중국과 유럽을 이어 주는 비단길을 개척한 장건을 비롯하여 달에 첫발을 디딘 세 명의 우주인 등 "한 시대의 틀을 깨뜨린 일대 사건"의 중심에 선 탐험가들을 다루고 있다. 로체샤르 등정에 성공한 우리나라 산악인 엄홍길씨도 포함시킨 것이 인상적이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미지의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탐험가라는 존재가 참 대단하게 여겨진다. 그들이 개척한 길을 통해 교역이 이루어지고 문화가 전파되기도 했지만, 콜럼버스나 피사로처럼 병과 군대를 끌어들인 역사적인 사건도 있었다.
각 탐험가에 대한 이야기 뒤에는 연관된 다양한 역사 지식을 담은 정보 페이지-인물에 대한 일화나 세계 역사에 미친 영향, 그 시대의 세계정세 등-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도 짚어준다. 이 책은 탐험의 이면에 숨어 있는 역사의 어두운 부분도 다루어 역사를 보는 시각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유의한 점이 마음에 든다. 과거에는 콜럼버스를 (인도에 가려다) 신대륙을 발견한 위대한 탐험가로 추앙받았지만 현대로 접어들면서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학살하거나 노예로 만드는 등의 악행을 저지른 인물로 재평가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의술을 펼친 리빙스턴도 선교와 탐험 등 그의 업적과 아프리카를 진정으로 사랑한 마음 자체는 높이 살만 하나 결과적으로 아프리카 식민지 개척과 무관하지 않았음을 언급하고 있다.
황금에 눈이 멀어 잉카 제국을 멸망시키고 남아메리카 대륙에 무자비한 약탈과 학살의 신호탄을 올린 피사로 같은 인물도 있는 반면, 학문적인 관심을 가지고 남아메리카를 탐험하고 다양한 관찰을 통해 자연지리학의 기초가 되는 저서를 남긴 훔볼트 같은 탐험가도 존재한다. 북극 탐험에 성공했다고 믿은 피어리, 남극을 정복한 아문센, 그리고 남극 정복에 실패했지만 최고의 탐험가로 손꼽히는 위대한 실패자 섀클턴 등 한 번쯤 접해 본적이 있는 탐험가의 이야기도 있고, 배도 아니고 뗏목을 타고 태평양을 횡단한 헤이에르달 같은, 비교적 낯선 탐험가도 접할 수 있다.
지구를 한 바퀴 돈 마젤란 선단과 세계 일주 항해를 한 챌린저 호. 대서양을 비행기로 가로지른 린드버그와 뗏목을 타고 태평양을 횡단한 헤이에르달. 여성 비행의 선구자로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하고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까지 단독 비행한 아멜리아 에어하트.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 여러 탐험가들의 도전 정신과 용기는 <이야기로 쌓는 교양> 시리즈는 두 번째 보는 것인데 구성이며 내용이 알차서 시리즈에 속한 다른 도서도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다양한 역사 관련 도서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이 참 즐겁던데 아이들도 이런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