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있는 책의 진도가 나가질 않으면 왠지 답답해진다.
(마치 내가 책을 읽지 않고 사는 듯한 느낌이랄까...)
읽다 만 책들이 자꾸 생겨서 이번에는 끝까지 읽어야지 했는데
결국 그 책의 반 정도를 읽는 상태에서 잠시 접어두고, 이 책 <미란>을 손에 잡았다.
윤대녕이라는 작가의 이름, 낯설지는 않다.
그렇다고 그의 책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고 이상문학상집인 <천지간>에서 단편을 읽은 것이 다인듯..

미란...
한 여자와 또 다른 한 여자... 미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연극무대에서나 나올 법한 그녀들을, 
한 편의 연극처럼 살고, 연극대사처럼 말하는 그녀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삶이 권태롭고 매사에 냉소적인 한 남자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인 이 책을 읽는 중에도
나는 책 속의 인물들에게 동조하기 어려웠고 책을 덮은 후에도 여전히 하기만 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한 남자에게 주었다 하며 피폐한 삶을 살아간 여자
자기 방어적이면서도 '왠지 모를 우월감과 사람을 꿰뚫어보고 평가하는 듯한' 여자
고고한 삶을 자살로 마무리한 여자
거기다 더해서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며 가끔 주인공에게 미래에 있어날지도 일을 경고하는 학과 동기
시대의 피의자를 들먹거리며 자신의 마지막 희망까지 가져갔다며 주인공인 '나'를  비난하는 남자..
서로 사랑하기나 한 것일까 싶어지는 책 속의 인물들과
남편에게 반박하거나 변명할 여지도 주지 않고 조목조목 이유를 대며
스스로 알아내라고 하는 미란에게도 동조하지 못한 채 책을 덮고 만다.
이런 이유로 다 읽긴 하였으되 리뷰는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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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29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들은 협박이라 말하지 않는다에서 영 진도가 안나가요 ㅠ.ㅠ

아영엄마 2005-11-29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책의 진도가 안나가면 괜시리 일(딱히 무슨 일이라기 보다는)이 손에 안 잡히죠.
새벽별님/님도 일전에 반디님께 빌려서 읽으신거 알아요~ (음, 그리고 진도 안 나가서 접어둔 책은 보통의 책-<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여요..ㅜㅜ)

모1 2005-11-29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진도가 안 나가던 책은..유일하게 폭풍의 언덕....억지로 읽는책은 어쨌든 숙제를 해아하니까...읽는데 그렇지 않은 책중에서는유일했다는..

하늘바람 2005-11-3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안타깝네요. 누구나 그런 책 있죠. 저도 책장에 읽다만 책 꽤 있답니다

반딧불,, 2005-12-01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랬어요. 실은 영 안읽히더라구요.
초반 조금 빼고는 참 이사람 뭐하러 이 책을 썼을까 고민했다니까요.
도대체 제가 이 고민을 왜 하는 것인지^^;;

아영엄마 2005-12-01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만 그런게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