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게 온 도서관의 천사는..

강은교 시집 <초록 거미의 사랑> 맨 뒤 페이지에 있는 작가의 말이었어.


어떤분에게 시집을 보내며

‘무척 추운 날 아침, 어떤 작은 샘물은 얼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쳤다. 자기가 딱딱하게 얼어버리면 아침마다 자기한테로 물 마시러 오는 그 어떤 작은 새는 아마도 목이 말라 죽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작은 샘물은 찬바람이 가까이 오려고 하면 온몸을 날개처럼 흔들었다. 눈이 와도 그전처럼 가만히 등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두 팔을 휘저어 눈을 내몰았다...... 어느새 샘물은 그 작은 새를 너무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저자의 어른이 읽는 동화 [그 샘물이 얼지 않았던 이유]중에서)


이런 시 한 편, 출렁여보고 싶습니다.


구덕산 기슭,

은포의 방에서


그리고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지금까지 계속

김창완의 <내 방을 흰색으로 칠 해 주오>를 듣고 있어.

'돌덩이가 된 내 슬픔이 내려앉으면 꽃이 되어 버렸다고 말을 하겠지.'

꽃이 되면 어떻고 또 꽃으로 피어나지 못하면 어떻겠어.. 

나는 내 슬픔을 잘 다독거려 가슴 밑바닥에 쌓고

다시는 움직이거나 새어나오지 못하도록.. 그 위에 돌덩이를 하나 얹었어..

이미 돌덩이가 된 슬픔은 새롭게 펄떡거리는 슬픔을 누르는 힘을 갖기도 해.

오래되어 돌덩이가 된 슬픔들은..

어쩌면 가장 나를 잘 아는 다정하고 편안한 친구가 되기도 하나 봐..


세상에서 제일 여행을 꿈꾸는 사람은

여행에서 지금 막 돌아온 사람이라고 해..

나는 돌아온 여행 가방을 열어 놓고

담배를 하나 피러 화장실에 갈 때마다

입었던 옷을 한 장씩 손으로 빨아 널고 있어.

오늘은 날이 흐려 잘 마르지 않을테지만..

조금 더뎌지면 또 어때.. 언젠가는 마를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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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대교북스캔 클래식 2
진 웹스터 지음,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1월
절판


이렇게 짜증나는 일들이 연달아 벌어졌다는 게 믿어지세요? 살아가면서 정말로 강한 정신력이 필요한 것은 크나큰 고난을 겪을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재난이 닥치고 가슴이 무너질 듯한 비극을 겪을 때는 누구나 용기를 갖고 이겨 내려고 애쓰죠. 하지만 일상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사소한 짜증을 웃음으로 견뎌 내기란 정말이지...... 강한 정신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 같아요.
제가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정신력입니다. 저는 인생이란 요령 있게, 그리고 공정하게 임해야 하는 하나의 게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려고 해요. 그래서 만약 지면 그저 어깨나 한번 으쓱하고는 웃을 거예요. 물론 이겼을 때도 그렇게 할 거구요.
어쨌든, 전 유쾌한 사람이 되기로 했습니다. -71쪽

하지만 딱 한가지 로우드 고아원과 똑같은 것이 있어요. 그것은 생활이 끔찍할 정도로 단조롭다는 점이에요. 그것에서는 특별한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어요. 일요일에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만 빼고는. 그나마 아이스크림도 정해진 때에 먹기 때문에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었죠. 제가 그곳에 사는 18년 동안 기억에 날 만한 사건이라고는 딱 한 번, 땔감을 보관하는 창고에 불이 났을 때예요. 그날 밤 우리는 고아원 건물에 불이 옮겨 붙을 경우를 대비해 모두 일어나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야 했어요. 하지만 불은 옮겨 붙지 않았고 우리는 다시 방에 돌아가 잤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예상치 못한 일로 깜짝 놀라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것은 인간의 아주 자연스러운 본성이에요. -130쪽

아저씨 생각도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자질이 상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상력이 있어야 타인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야 친절할 수도 있고, 남을 이해할 수도 있고, 또 동정할 수도 있어요. 상상력은 어린 시절부터 개발해야 합니다. 하지만 존 그리어 고아원에서는 상상력의 싹이 조금만 보여도 무참히 짓밟아 버려요. 그곳에서 가르치는 덕목은 단 하나, 의무감뿐이에요. 하지만 저는 아이들에게는 의무감이라는 말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불쾌하고 혐오스러운 단어예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뿐이거든요.
-131쪽

정말로 소중한 것은 커다란 기쁨이 아니에요. 사소한 것에서 얻는 기쁨이 더 소중하답니다. 아저씨, 전 행복의 참된 비법을 찾아냈어요. 그 비법이란 바로 '현재'를 사는 거예요. 한없이 과거를 후회하는 것도 아니고, 미래만 꿈꾸는 것도 아니에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 그것이 행복의 지름길이에요. 그것은 농사와도 같아요. 농사법에는 조방 농업과 집약 농업이 있는데, 저는 앞으로 집약 농업 같은 삶을 살기로 했어요. 그래서 매순간을 즐길 거예요. 그리고 매순간을 즐기는 동안 제가 그렇게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할 거예요.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인생을 사는 게 아니라 단지 경주를 하고 있을 뿐이에요. 저 멀리 지평선 끝에 목표를 정해 놓고는 헐떡대며 달려가고 있어요. 그래서 목표까지 가는 길가에 펼쳐진 아름답고 고요한 경치를 보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쳐 가죠. 그러다 늙고 지치면 그때서야 목표에 도달하든 하지 않든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돼요. 그래서 저는 위대한 작가가 되지 못하더라도 길가에 앉아 작은 행복들을 가꾸기로 결심했어요. 제가 여류 철학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셨는지요?
-181쪽

동지에게.
와우! 저는 페이비언주의자(1884년 시드니 웹, G.B 쇼 등이 창립한 영국의 점진적 사회주의 사상 단체 : 옮긴이)가 되기로 했습니다.
페이비언주의자는 기다릴 줄 아는 사회주의자입니다. 우리는 내일 아침 당장 세상이 바뀌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혼란이 너무 심할 테니까요. 우리는 서서히 이뤄 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훗날, 준비가 되고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 그날까지 기다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우리는 산업과 교육, 그리고 고아원을 개혁하면서 준비를 할 것입니다. -182쪽

아저씨는 자유의지라는 걸 믿으세요? 당당히 밝히거니와 저는 자유의지를 믿습니다. 인간의 모든 행동이 저 멀리 어딘가에 있는 원인들에 의해 빚어지는 필연적인 결과라고 주장하는 철학자들의 주장을 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렇게 부도덕적인 학설은 생전 처음 들어봤어요.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돼요. 만약 그 철학자들이 주장한 대로 숙명론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죽을 때까지 "주님의 뜻이다." 라는 말만 되풀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저는 제 자신의 자유의지를 굳게 믿고 있습니다.-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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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6-07-04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한 줄도 뺄 곳이 없다.

치니 2006-07-04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웅, 나도 퍼갈래

로드무비 2006-07-04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의 첫 댓글에 공감.^^

mooni 2006-07-04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알라딘 들어왔다가, 치니님 서재타고 왔는데요,
(음, 왜 지금까지는 레이니님서재 브리핑이 저한테 안보였는지 모르겠어요. 들어올때마다 엇갈린건지...;; 전에 한동안 잠수하실 때 몇번 다녀가고는, 완전히 서재는 접으셨나보다 했지 뭐여요.-_-)

레이니님한테는 뜬금없겠지만, 저는 반갑네요. ^^

키다리 아저씨, 정말 향수의 소설인데. 이렇게 다시 보니 잊혀지지도 않고, 그냥 묻혀져 있다가 꺼내진 것처럼, 생생하군요. ㅋ

rainy 2006-07-04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 님..
나 잘 했어? ^^

로드무비 님..
감사해요 ^^
밑줄긋기가 아니라 받아쓰기 같아요 ㅎㅎ

마하연 님..
워낙 잊을만하믄 한번씩 올려서 그런가봐요^^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보니까 다 예전에 아주 어릴 적 주워들은 걸로
여태껏 우려먹고 살아왔드라구요 ^^
빨간머리 앤, 제인 에어, 작은아씨들의 아씨들, 심지어 캔디까지..
그런 당돌하고 자아 빵빵한 소녀들이 내 마음속에서 한꺼번에 뭉뚱그려져
누가 누군지 좀 헷갈리기도 하고 ㅋㅋ
이번 참에 납량특집으로 주욱 한번 훑어보면 참 좋지 않을까 라는
야심찬 기획을 수립중입니다 ^^

프레이야 2006-10-17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키다리아저씨를 무작정 동경하며 읽었던 기억이 나이가 들고 나서 다시 본 책에서는 참 다른 의미로 와닿더군요. 위의 구절들, 물론 참 새겨볼만하구요. 특히 131쪽을 기억해두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엮으시기 바래요. 먼저 들려주신 님, 감사드리구요, 반갑습니다.~~

rainy 2006-10-17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 님.
굉장히 간단명료하단 느낌을 받았어요. 다시 읽으면서.
군말없이 꼭 필요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는. 재미도 있으면서요^^
반갑습니다. 종종 뵈어요..
 



어느 분이 찍은 사진인지 모르겠다. 인터넷 떠돌다 만난 사진.

미안한 마음을 살짝 갖고서 일년 중 반 정도는 컴퓨터의 바탕화면으로 사용중이다. 

오늘같은 날. 이렇게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은 더더욱 바다가 그립다.

성난 바다. 그곳에 있고 싶다.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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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 2006-07-01 0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지 상쾌함이 느껴지는 사진이네요.^^;

rainy 2006-07-01 0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님..
나어릴 때 님의 서재에서 자주 뵈었어요. 이 시간에 들러주셔서 더 반갑네요^^
색이 멋지죠. 청량감, 상쾌함, 마음이 시원해져요..

2006-07-01 0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rainy 2006-07-01 0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김밥이 반응이 좋아요. 카메라를 아주 잘 산듯 ^^
이젠 누르고 눌러서가 아니라 곧장 가는 길을 터야겠어요.
비오는 새벽에 달콤한 잠 되시길..

해리포터7 2006-07-01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ainy님 반갑습니다..이사진 참 좋네요..지금 창밖이 꼭 이래요..잘 감상하고 갑니다..

rainy 2006-07-0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이 흐린날은 도무지 정신을 발딱 차릴 수가 없어서 어찌나 침대에서 뭉갰던지..
겨우 일어나 알라딘에 들어오니 새 손님의 인사가 기다리고 있었네요..
반갑습니다. 해리포터7 님^^

안슈기 2006-07-14 0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진을 보니깐 비를 맞고 싶어져요

rainy 2006-07-1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새벽에 기와를 두드리는 빗소리가 죽음일 때. 미친년처럼 나가서 비를 맞고 싶다는.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신될 수 없는 바램이 강렬했으나.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참아낸 후. 어디 비맞는 동호회라도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그래서 비오면 혼자 허벅지 찌르지 말고 모여서 비를 맞고 뒷처리를 한 후 해산한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잠깐 했음^^ .. 오늘도 한바탕 쏟아지고야 말겠다는 하늘이지만.. 나는 우산들고 나간다는^^
 

종이쪼가리들을 정리하다 눈에 띈,
월드컵 기간중에 다시 해주던 연애시대를 띄엄띄엄 보면서 끄적였던 낙서.

손예진이 감우성에게 아직 서로에 대한 감정이 그대로라면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 할 때, 감우성은 말한다.
"다시 시작하면.. 다시 시작 돼."라고
관계가 다시 시작되면 그때의 힘겨움이 다시 시작될 거라고.

그 걸 보면서 끄적였던 낙서엔 그렇게 씌여 있었다.
"말 되네.. 물론 저 드라마는 이제 곧 해피엔딩이 될 것 같다만
실제상황, 현실은 그렇게 대충 '해피'로 '엔딩'되기 힘들지요.."

누가 대신 해 주지 않는다.
끝낼 것이 있으면 내가 끝내야 하고, 다시 시작하려면 그것도 내 스스로 해야 한다.
아니란 걸 알았을 때 그걸 확신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건
얼마나 어려운가..
또 아닌지 맞는지 그것조차 확실히 모르겠는데..
그래도 선택해야 하고 책임져야 하는 것은 얼마나 혼란스러운가..
그래도 해야한다고, 어떤 방향으로든 걸음을 내 딛어야 한다고
삶은 재촉한다... 까칠하고 팍팍한 삶,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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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6-2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김삼순 드라마도 안팎으로 가득한 허위가 보이던 걸요.
도리어 좀더 교묘하게 현실에 가깝게 포장된.
연애시대도 마찬가지.
(김운경 작가의 드라마가 나오길 기대!)

rainy 2006-06-2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운경 작가를 좋아하시는군요.
'서울의 달'을 볼 때의 그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우면서
그걸 알아야 진짜를 알게 될 것 같은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근데 제가 제일 좋고, 가깝게 느껴지는 사람은 노희경 작가에요 ^^

치니 2006-06-29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삼순이처럼 차라리 '이건 어차피 허위야 너희는 환상을 마음껏 즐겨라'고 하는게 보기가 한결 나아요. 단순한 제 감성의 한계상.
연애시대는 로드무비님 표현처럼 (어찌나 예리하신지 ^-^) 교묘하게 현실에 가깝게 포장된 것이 더 마뜩치 않은 기분이 좀 들더군요.

아 그나저나 레이니양, 혼란은 혼란대로 놓아두고, 스스로 해야만 한다는 책임감도 조금은 놓아두고, 이 여름 조금만 더 행복하자. ^-^(흑 실은 내가 지금 딱 저상황이라 억지 주술을 거는 중)

rainy 2006-06-29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의도랄까 하고 싶었던 말은. 감우성의 그 대사에 무릎을 치며 동감했다는 것이었는데. 내가 끊지 못했던 어떤 패턴의 사슬을 끊고 싶다는 뭐 그런. 비스무레한 것인데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착각했던 그 반복에 관한. 쓰다 보니 또 매번 하는 결심에 다름아닌 글이 되어버렸네. 넌 그렇구나.. 난 지금 행복하지 않아. 행복하지 않아서 불행하단 이야긴 아니고 행복, 불행을 따져본지 오래된 것 같아. 그리고 이다음에 행복해지기 위해서(사실 꼭 행복해지고 싶지도 않아) 꼭 해결봐야 한다면.. 언제나 그랫듯이 내 방식으로, 내 손으로 해야지 뭐.. 미뤄둔다고 해서 저절로 될 턱이 없다는 것 정도는 이제 알겠고.. 요즘같은 때가 제격이지 싶기도 하고.. 요즘 마음이 은근히 한가~~~하네 그려..

치니 2006-06-30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댓글을 보니 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나보네. ㅋㅋ
어제 사건이라면 사건이 있었다우. 회사에서...
 

 

버리고 싶은 건 니가 아니였어

버려지는 건 내가 되어 줄게

이렇게 그냥 버려둬

오지 마


차마 할 수 없는 그 말들 때문에

더 힘들지도 몰라

더 묻지 마

아무것도 하지 마 눈뜨고 있으면

여전히 우린 다시 살아 갈 거야


니가 매일 다니는 골목 그곳만

그대로 있어 주면 돼

니 생각밖엔 할줄 모르는 날 위해

울지는 마


버리고 싶은 건 니가 아니였어

버려지는 건 내가 되어줄게

이렇게 그냥 버려둬

오지 마


니가 매일 다니는 골목 그곳만

그대로 있어 주면 돼

니 생각밖엔 할 줄 모르는 날 위해

울지는 마


이젠 심한말로 날 아프게 한대도 좋아

너를 더 많이 웃게 해주지 못한 나를

용서해 줘


니가 매일 다니는 골목 그곳만

그대로 있어 주면 돼

니 생각밖엔 할줄 모르는 나를 위해

제발 울지는 마

울지는 마

 

나에겐 술버릇이 있어요. 나는 노래를 해요. 혼자서요. 오늘은 이 노래가 시작이에요. 언제 끝날지, 어떤 노래로 끝날지는 나도 몰라요. <그대로 있어주면 돼>.. 그래요. 니가 매일 다니는 술집 그곳만 그대로 있어주면 되는 거죠. 오늘은 술조차 필요없는 친구와 만나 가슴 중간께에 맺혀 있던 이야기를 했어요. 하지만 내겐 술도 필요했죠. 오늘은 제낀 날이니까요. 제낀 날을 그냥 보낼수는 없어요. 시간을 아껴야죠. 나에게도 어설프나마 나름의 계산은 있답니다. 아무튼.. 술도 마셨고.. 노래도 부르네요.. 다음 곡은 이현우의 <허락되지 않은 사랑>이에요. 그 노래 전부를 동감할 순 없지만.. '너를 사랑한 만큼 아플 거야' 부분과 어쩌구 저째서 '널 사랑한 나 없어'부분을 크게 따라 부를 거에요. 어쨌든 틀렸단 이야기죠. 틀린 건 틀린거고 , 다른 건 다른거죠.. 현실은 틀렸어도, 달랐어도 뿅하고 사라질 수는 없는데요.. 노래로는 없어..하면 조금이나마 간단하네요.. 그래서 그 부분 크게 부를려구 해요..그동안 나는 세상을 만만하게 본 것 같아요. 내가 중심을 잡으면 될 거라는 계산이 있었어요. 하지만 세상은 훨씬 더 똑똑하군요.. 사람들은 그걸 다 알고 있구요. 나만 몰랐나봐요.. 오늘은 내게 운수좋은 날이었는데.. 운수 좋은 날.. 이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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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ie 2006-06-16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일랜드 앨범을 구매하여 다운 받아 듣고 있다. 문득. 창 밖의 좋은 날씨가 왜 그렇게 서러운지. 아름다운 것은 왜 슬픈지, 하고 중얼거린다. 술을 넘 좋아하여 아니 마시는 것을 넘 좋아하여...눈물도 많은건가?

rainy 2006-06-19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큭. 누가 보면 엄청 술꾼인줄 알겠소.. 하긴 시간만 허락하면 술꾼이 아닐 이유도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