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잠깐 보았다.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을 만큼.

그런데 남자는 여자에게 이젠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자는 그 남자의 말을 듣고 알았다며.. 잘 알았다며 운다.

잘 알다니.. 퍽도 잘이다..

누가 봐도 알만한 것을 왜 당사자인 그 여자는 모를까..

사랑에 눈먼다는 말은 그런 경우에도 해당되는 것일까.

그리고 여자는 또 왜 자기가 그 남자를 사랑하는 것보다

그 남자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중요했을까..


사람들은 왜

자기의 마음을 안 믿고, 상대의 마음을 안 믿고, 말을 믿을까..

사람들은 왜

자기의 마음을 지키지 않고, 사랑하면서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며

사람들은 왜

자기의 마음을 지키지 않고 그저 눈물을 흘릴까..

그럴 경우 왜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마음은

두번째가 되어 버리는 걸까..

분명히 사랑을 했었다면 그 마음을 보았겠고, 그 마음을 만졌을텐데..

말 앞에서 사람들은 왜 그렇게도 쉽게 약하게 무너져버릴까..


사랑타령을 하기에, 남의 사랑에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기에

적당한 날들은 아니다..

눈에 얼핏 스쳐간 그 장면이.. 애써 지켜내려고 버둥거리는 나의 무엇 같아서..

그냥 주절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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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험으로는 말이오.
인간들은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서 보다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더 노력하는 법이라오."
(다빈치 코드 중에서 티빙의 말)

다빈치 코드 중에서 공감이 되었던, 그리고 유일하게 기억에 남을 구절이다.  이 구절에 멈춰 잠깐 생각해 보았다. 내가 요즘 겪는 일련의 어려움들과 앞뒤 맞지 않는 내 행동들이 어쩌면..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두려워 하는 것을 피하는 아주 비겁한 행동이었을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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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 코드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이창식 번역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누군가 읽고 물려준 다빈치 코드를 읽었다.

그 ‘누군가’라는 것은 역시 중요하다.

그 ‘누군가’가 ‘누구’냐에 따라서 책을 물려 읽는 일은

행복이 될 수도 지루함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저 쉽게 손에 들어온 책을 마다할 이유는 절대 없겠고

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책의 명성(!)을 들었던 지라

잠을 기다리는 시간에 침대위에서, 일이 없는 오후의 사무실에서

단숨에 읽어 치웠다.

나로 말하자면 나는 책을 단숨에 읽어치우는 편이 아니다.

나는 중간 중간 잠깐씩 덮어도 가면서, 다른 생각도 잠깐씩 해가며

밑줄도 그어가며 그렇게 책과 며칠을 함께 지내는 듯 책을 읽는다.

그럴 필요가 없는 책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다빈치 코드는 뭐랄까..

아주 똑똑하게 자기 분야에 대해 박식하지만, 말도 참으로 필요이상 많으면서

또 상대방에게 공감까지도, 경탄까지도 끌어내고 싶어 하는 뉘앙스를 팍팍 풍기는

그런 종류의 사람과 서너 시간을(!) 마주 앉아 있었던 기분이랄까..

물론 그 내용이 내가 관심이 가는 부분이고

그 사람의 대화법이 단아하고 예의 바르다면

대단히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 되겠지만

그게 아닐 경우에 그 서너 시간은.. 참으로 난감하고 지루한 시간이 될 듯하다.

심하면.. 그래서 어쩌라구.. 너무 길지 않냐.. 싶어지는 거다.

그림이나 역사의 경우는 나도 관심이 많은 부분이지만

작가의 가설을 뒷받침하려는 여러 가지 재료들을 너무 나열한 탓에

(누군가는 그게 대단하다고 했지만)

나로선 오히려 읽을수록 흥미가 자꾸 떨어져 갔다.

이 소설의 가장 취약점은 인물에 있는 것 같다.

그 어디서 너무도 많이 본 듯한 남녀 주인공과 조연들..

거기서 더 이상 어쩌지 못하게 식상해져 버려서

되 돌이킬 수가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못되게 말하자면

[너 잘난 건 알겠고, 애쓴 것도 알겠는데 나에겐 아무 감동이 없다.]

정도 되겠다.

이 책을 읽고 있는데 누군가 지나가면서 “다빈치 코드 재밌어요?" 했을 때

나는 말했다. “이거 쥬라기 공원이에요. 소재만 다른 쥬라기 공원.”

내가 너무 삐딱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이 책을 덮고 나자

마구 마구 .. 책다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불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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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5-07-23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화법이 단아하고 예의바르다면 - ㅋㅋㅋ 여기서 왜 일케 웃음이 나징

rainy 2005-07-2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내가 너무 밝혔나?!

비로그인 2005-07-25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력과 풀어가는 힘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rainy 2005-07-26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초반에는 흥미가 땅겼었습니다. 하지만 퍼즐들을 사방에 흩뿌려놓고 맞춰들어가는 과정이 저에겐 뭐랄까요..입맛에 맞지 않다고 해야 할까요.. 뒤로 갈 수록 흥미가 줄어들었죠. 내용중에는 저에게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 물론 있었구요. 그리구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 그것이 저에겐 전혀 충분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저에게는요..

JIYU 2005-08-02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나는
[너 잘난 건 알겠고, 애쓴 것도 알겠는데 나에겐 아무 감동이 없다.]
이부분 대따 동감 ! ! ! ㅋㅋㅋㅋㅋ 어디서 많이 본거 같애 ! ! ㅋㅋㅋㅋ

rainy 2005-08-0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록 감동은 없었지만, 잘난 것 충분히 알겠고, 애도 무척이나 쓴 것으로 생각됨..]
앞뒤를 바꿔 이렇게 썼더라면.. 조금 뉘앙스가 달랐을까..
말이든.. 글이든.. 마음이든..
뱉어진 것은 참.. 돌이키기..수습하기 힘든 것 같아..
(너의 글에 댓글달면서.. 그냥 떠오르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근데..지유야..그렇게 좋으냐? 왠 ㅋㅋ이 이리도 많은지.. 넘 티난다 ^^

로드무비 2005-10-17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예 안 땡겨서 이 책 읽을 생각도 안했다죠.
리뷰 먼저 몇 편 읽고 갑니다.
차분한 서재, 좋네요!
가끔 놀러올게요.^^

rainy 2005-10-18 0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 고맙습니다..
로드무비님 이름을 대할 때마다 영화 [로드무비]를 어서 봐야지 싶어져요^^
놓친 영화들, 놓친 노래들, 놓친 사람들..
유난히 아쉬운 가을.. 이어요 ^__^
 

 

             성(聖)찰리 채플린



     영화 <모던 타임즈> 끝장면에서 우리의 '무죄한 희생


    자',


     찰리 채플린이 길가에서 신발끈을 다시 묶으면서, 그리고


     특유의 슬픈 얼굴로 씩 웃으면서 애인에게


     [그렇지만 죽는다고는 말하지마!] 하고 말할 때


     나는 또 소갈머리 없이 울었지



     내 거지 근성 때문인지도 몰라;  나는 너의 그 말 한마


    디에


     굶주려 있었단 말야:


     [너, 요즘 뭐 먹고 사냐?]고 물어 주는 거



                  <황지우>

 

 

황지우에게도 신파가 있구나.

황지우의 신파는 그나마 들어줄 만 하네.

신파인 주제에 신파인 표도 못내는

신파도 아닌 주제에 신파인 척 하는

그런 것 보다는 낫다 싶구나..

[너, 요즘 뭐 먹고 사냐?] 고 물어주는 일은

함부로 할 일은 아니지 싶다.

나는 아직 '신파' 나눌 준비가 안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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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7-2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파는 모두가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신파로 부터 자유로은 사람이 있을가요?

rainy 2005-07-25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에게나 신파스러움이 있겠죠. 제가 말한 건.. 그걸 누군가와 평화롭게 나누는 것.. 대놓고 맘편히 표현하는 것.. 그게 저로서는 참 힘들구나.. 이 얘기였답니다..
 

똘레랑스

핸드릭 빌렘 반 룬 지음

김희숙 정보라 옮김

412쪽 15000원  도서출판 길

[관용은 '풍부한 지성'이 누리는 특권]

우리에게 똘레랑스(관용)은 외래어인가? "해답에 이르는 길이 오직 하나여야 한다고 말하기에는 존재의 수수께끼가 너무나 크다." 고대 로마의 시마쿠스는 종교적 관용에 위협을 대한 위협을 느끼면서 이렇게 썼다. 이것은 이 책의 명제이자 톨레랑스의 출발점이다. 이미 17세기부터 국제주의의 기풍이 강한 네덜란드에서 태어났고 또 국제주의의 도시인 뉴욕에서 활동한 저자의 지적배경은 톨레랑스의 배경이기도 하다.

생존을 향한 전면적이고 단일한 욕망이 지배하는 원시공동체 사회에는 톨레랑스도 앵톨레랑스(불관용)도 없다. "톨레랑스를 향한 투쟁은 개인이 발견된 후에야 시작"되기 때문이다. 저자에 의하면 공동체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집단명제가 불관용을 정당화한다. 민족주의 가족주의 지역주의 등의 모든 집단 이데올로기가 타자를 배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한국 사회의 공동체 물신주의에 대한 저자의 첫 경고이다.

공정함과 정의에 대한 자기 확신 또한 "한 명의 독재자가 있는 세상을 두 명의 독재자가 있는 세상으로 만들 뿐이다." 종교개혁가들이 공유한 신념이나 혁명의 선각자들에게서 얻는 교훈이다. 자기 '확신'이 적정량의 자기 '의심'과 섞이지 않을 때, 그 것은 불관용의 또 다른 터전이 된다.

나치즘 파시즘 매카시즘 스탈린주의는 모두 불순함을 용납하지 못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순수'와 '명분' 좋아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저자의 두 번째 경고이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는 '사적인 불관용'도 바로 자기가 걷고 있는 길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다. 연인들은 작지만 완고한 공동체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 사랑의 공동체가 갖는 철저한 '우리' 의식이 상대방의 개인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저자의 문제의식을 부언하면, 확신에 찬 사랑이 불관용을 낳기도 하는 삶의 역설을 이해하는 데서 톨레랑스를 향한 걸음이 시작될 것이다. '사적인 불관용'과 '공적인 불관용'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다.

"톨레랑스는 늘 지성이 풍부하게 발달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사치품이었다."는 저자의 지적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더 이상 장렬하게 전사하려는 투지가 아니다. 삶의 역설을 되돌아보고 톨레랑스를 이해할 수 있는 현명함이다. 공적인 톨레랑스가 여전히 외래어일 수밖에 없는 한국 사회에 저자가 주는 교훈이다. 사적인 톨레랑스를 못 갖춘 이 세상의 연인들에게도....

임지현(한양대 사학과 교수)

오늘 아르바이트 나가고 있는 사무실을 하루 쉬었다.

느즈막히 일어나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와서

신문을 잘라 모아둔 상자 하나를 열었다.

그 속에 담겨진 것들을 하나씩 읽고, 버리고 하면서 발견한 신문 조각.

누렇게 바랜 것으로 보아 아마도 3년은 되지 않았나 싶은 ...

읽고서 버렸다가.. 옮겨 적고 싶어져서 옮겨 보았다.

알라딘에서 검색해보니 2000년 10월에 출판된 책이고.. 품절이다..

자기 '확신'이 적정량의 자기 '의심'과 섞이지 않을 때..

그것은 또 다른 불관용의 터전이 된다...는 말을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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