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를 굽든 돼지갈비를 굽든간에
꽁치보다 돼지갈비보다
석쇠가 먼저 달아야 한다
익어야 하는 것은 갈빗살인데 꽁치인데
석쇠는 억울하지도 않게 먼저 달아오른다
너를 사랑하기에 숯불 위에
내가 아프다 너를 죽도록 미워하기에
너를 안고 뒹구는 나는 벌겋게 앓는다
과열된 내 가슴에 너의 살점이 눌어붙어도
끝내 아무와도 아무 것과도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이미 고독하게 알고 있다
노릇노릇 구워져 네가 내 곁을 떠날 때
아무렇지도 않게 차갑게 제 자리로 돌아와야 하는 나는
너의 흔적조차 남겨서는 아니 되기에
석쇠는 식어서도 아프다
더구나
꽁치도 아닌 갈빗살도 아닌 그대여
어쩌겠는가 사랑은 떠난 뒤에도
나는 석쇠여서 달아올라서
마음은 석쇠여서 마음만 달아올라서
내 늑골은 이렇게 아프다

 

석쇠의 비유 - 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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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9-20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안 보이며 말씀해 주세요.

진주 2005-09-20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워요, 따우님, 추석 잘 쇠셨어요?

물만두 2005-09-2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여요. 언니 몸은 좀 어떠세요?

파란여우 2005-09-20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석쇠 아픈건 저 몰라요
노릇한 꽁치나 먹어 봤으면...^^

icaru 2005-09-20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하...역시 복 자 들어간 시인의 시란~ 참...

진주 2005-09-20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전 괜찮아요, 순 엄살쟁이라니까요 제가 ㅎㅎ

파란여우님, 저는 이제 꽁치든 갈비든 못 먹을래요, 저도 늑골이 아파요.으흑...

이카루님, 제가 요즘 복시인에게 필이 딱 꽂혀서리~^^;질릴 때까정 볼 요량입니다.

검둥개 2005-09-21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사진도 시도 넘 멋있음다. 우예 추천이 하나도 없음? 그래서 제가 한 방! ^____^

진주 2005-09-2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말이 그말이어요 흑흑..검둥개님, 저는 이 시를 보고 맘으로 추천을 한 열번은 눌렀건만...(고마버영)

잉크냄새 2005-09-2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효근 시인은 일상에서 건져올리는 싯구들이 참 인상적이더군요.
그래서 좋아라 합니다.

진주 2006-04-2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너무 늦은 눈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