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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마뉴 대왕의 위대한 보물 ㅣ 문지아이들 38
드보라 클라인 그림, 나디아 웨트리 글, 이경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3월
평점 :
사라 스튜어트의 <도서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에도 팬이 될 수 있을 것이다(나는 이 책을 더 좋아한다). 책을 지독히도 좋아하는 주인공 책벌레들을 보면서 독자들은 저절로 책이 좋아 못살게(?)되는 세뇌작용을 단단히 하는 책이다. 차이점이라면 <도서관>은 처음부터 책벌레인 여주인공이 설정되었지만, <샤를마뉴 대왕의 위대한 보물>에서는 서서히 책을 알고,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
1. 중세 역사를 바탕으로 :
중세초 유럽에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등극하였던 샤를마뉴 대왕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렇게 실제 중세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씌인 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역사가 장황하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역사적인 설명은 일부러 하지 않았지만 샤를마뉴 대왕 뒤로 언뜻언뜻 중세 유럽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이 흥미로웠다. 신성로마제국, 시종, 대사제, 색슨족, 양피지, 박차달린 신발, 필사본 책 등 당시의 분위기가 배경으로 도입되어 있어 중세 유럽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은 주제를 더욱 깊이있게 만들어 준다.
2. 까막눈이 책벌레가 되기까지 :
이슬람 세계로부터 서구 기독세계를 수호하고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걸친 대재국의 샤를마뉴 대왕이 정말 까막눈이었을까? 실제로 까막눈이었다면 그는 어떻게 수많은 군사들을 지휘하고 작전을 짜고 대제국의 위대한 황제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을까? 이 책에서는 까막눈이었다고 나오는데 당시에 책을 천시하는 풍조로 미루어 짐작하면 까막눈까지는 아닐지라도 글공부는 제대로 못 배운 사람이란 그렇게 이상한 설정은 아니다. 어쨌거나 까막눈 황제 샤를마뉴는 가질 것 다 가지고 웬만한 건 다 누리는 호사스런 생활이 마냥 따분하고 지겹기만 하다. 제국 안의 귀한 보물을 다 갖다 바쳤지만 그의 지루함을 달랠 수 없었다. 이 때 도서관 서기 알킨을 만나게 되면서 글자를 깨우치고 책을 읽게 된다. 사서를 <벼룩>만도 못하게 취급하던 책을 경시하는 당시에 일개 사서가 대황제의 글선생이 되어 전장까지 따라다니며 글을 깨우치게 하고, 책을 읽히는 과정이 의미있다. 황제는 전쟁과 바쁜 업무 중에도 틈틈이 배우며 익혀 마침내 읽는 재미에 빠지게 될 때 가슴에 잔잔한 감동이 인다.
3. 유머러스한 표현 :
장엄한 중세의 분위기에 자칫 무겁게 흐를 수도 있는 분위기를 작가는 최대한 즐겁고 위트가 넘치는 문장으로 표현했다.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 그림들도 살짝 웃음을 가미한다.
4. 부드럽고 깊이가 느껴지는 그림 :
삽화는 내용을 잘 표현해야 하며 혼자서도 충분히 아름다워야 한다. 이 책에는 독특하게도 그림 재료도 밝혀 놨는데, 오일 파스텔, 아쿠아 크레용, 연필 이라고 적혀 있다. 그림을 보면서 재료들의 특성을 추측하니 재미있었다. 그림은 부드러우면서도 중후한 느낌을 주는 색상과 질감을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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