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시대의 한국고대사 2 - 한국고대사학회 창립 30주년 기념 시민강좌 ㅣ 우리시대의 한국고대사 2
한국고대사학회 지음 / 주류성 / 2017년 3월
평점 :
한국에서 고대사는 논쟁거리다.
박정부의 몰락에 기여한 역사교과서 파동도 그렇고
식민사학,강단사학이라는 비판
더해서 중국의 동북공정 등 고대사 이야기는 난무한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고대사에서 우선 주인공을 다시 정리해보아야 한다.
경남일대를 지배했던 가야는 500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삼국>이라는 관념에서 밀려나 있다. 더해서 가야의 유민들이 건너간 일본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진 임나일본부 덕분에 한국사에서는 서자 취급 받는다. 하지만 가야 문명은 상당히 독특하다. 멀리 오키나와에서 건너온 야광국자는 고령의 대가야 문화의 국제성을 잘 보여준다.
가야 말고도 또 달리 잊혀진 주역이 있다.
바로 낙랑이다.
한나라 시절 팽창한 낙랑이 평양에 머물러 있던 시간도 수백년이다. 약 400년 가량..
하지만 한국사에서 아예 무시되거나 아니면 원래부터 한반도에 없었다는 주장도 재야에서 심심찮게 거론된다.
이런 논란 속에서 고대사학회에서 시민강좌를 오래 진행하고 결과물을 이 책으로 내었다.
읽다 보면 과거라는 민족이라는 근대의 개념으로 소화하기에는 매우 복잡 미묘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가령 한국이 일본에 자랑하는 왕인 박사를 살펴보자. 그는 원래 평양의 낙랑군 출신인데 백제로 유민으로 왔다가 다시 일본에 건너갔다. 그래서 일본은 그의 가계보를 만들어 분석을 해서 한국에서 준 것? 이라는 개념보다 중국으로부터 쭉 오는 흐름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에 건너온 일본 문화도 있다.
이는 최근 마한 지역의 장구형 분묘에 대한 분석이 진행된 것이다. 처음 한국사의 이단아로 취급되던 이 문화에 대해서도 이 책을 보면 장구형의 여러 형태와 이유에 대해 분석한 글을 실었다.
아예 일본에서 넘어온 것, 서로 섞인 것, 백제와의 융합 등 다양한 형태가 분류되고 설명된다.
이렇게 문화는 하나로만 흐르지 않고 나보다 더 큰 거대한 흐름의 한 줄기인 경우가 많다.
가야와 낙랑 그리고 일본까지 하나의 교류가 있었고 이들의 상호의존성은 생각보다 컸다. 이 흐름이 고구려의 약진에 의해 뒤흔들리면서 삼국시대가 열린다.
하지만 고구려와 백제 또한 사료를 잘 보면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 문물을 흡수하고 한인 기술자들을 포섭하면서 주도권을 잡게 된다. 백제와 대방태수의 혼인, 고구려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이야기 등은 그냥 나온 설화가 아니다.
이런 흐름을 찬찬히 보면서 사료와 유적 사이를 메꾸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건 흥미롭다.
요즘의 고대사 전쟁터에서 상당히 신선한 시도고 개인적인 공부도 꽤 되었다.
이런 공부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역시 서영교 교수의 <고대 동아시아 세계대전>이었다. 하나 하나의 요소에 집착하지 않고 쭉 이어지는 큰 그림을 통해 당대를 넓게 보는 힘이 소중하다.
한가지 더.
요즘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베트남으로 기업들이 몰려간다. 심지어 현지 전문가를 모셔온 투자설명회도 열리고 한국의 PB들의 현지탐방 행사까지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건 베트남 역사다. 쭉 읽어 보면 한국사와 유사점이 매우 많다. 특히 한사군과 대비되는 월나라의 반독립과 정벌 이야기는 한국의 당대 상황을 이해하는데도 꽤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