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똑똑한 것처럼 보이는데 알고보면 얼뜨기 같은 존재들이 있다.
본인들은 별로 수긍하지 않겠지만 내가 볼 때는 유시민과 노무현 그리고 공병호가 그렇다.

최근 선거를 둘러싸고 다시한번 바람아 불어다오, 한나라당과 차별성 등의 단순한 논리를 통해
지지를 끌어내보려고 애쓰던 몇몇 논객들이 떠오른다. 아쉽지만 본질을 못 보고 지엽에 머무르면서 헛수고 한 격들이다. 알라딘에서도 몇분 발견되었는데 개인적으로 훌륭하고 글솜씨, 매너, 열정 모두 빠질 것 없던 분들인데 지금은 안타까워하실 것 같다. 그래도 헛수고는 헛수고일 뿐이다.

오늘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열우당의 무능과 노무현의 오만에 있다.
자신이 탄핵이라는 고초를 겪어가며 별 경력도 역량도 안되는 인물들을 대거 당선 시켜 열우당을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하는 노무현의 오만은 열우당을 일정한 정치적 파트너로 여기지 않고 수족으로만 고려할 뿐이다. 대체로 스탈린 이후의 사회주의 정당들이 그꼴이었고 가깝게는 박정희, 전두환이 그런 식이었다.

하여간 노무현 앞에서기만 하면 작아지는 열우당은 민심을 가깝게 듣는 위치에서 만들어지는 의견으로 관료를 견제하며 정치적 방향을 잡는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이것이 권력이 셋으로 나뉘어 균형 잡고 성장하는 현대정치의 원리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최근 수년간은 전혀 이런 기능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핵심에 노무현이 자기 주변에 대해 가진 불신이 깊게 작용한다.
청와대 초기의 측근이었던 유인태에게 던졌다는 경기고,서울대 나온 당신 같은 사람은 나 같이 상고밖에 못 나와 고생한 사람의 심정을 이해못한다는 말이 그러한 불신을 잘 표현해준다. 그에게는 정당도 사회적 원로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오랫동안 가깝게 보좌한 이광재,천호선과 같은 학생운동 경력 이상의 사회적 경험이 없는 소수의 측근과 과거 친분을 맺은 몇몇 지인들 수준을 넘지 못한다.

덕분에 내각은 돌려먹기가 많다. 부동산 정책의 첫단추를 잘못 뀄던 김진표가 오늘 교육부에 있는 식이다. IMF 환란을 불러일으킬 당시 금융정책 실패 책임진 인물이 노무현의 지인이라는 이유로 복귀한다. 부산상고 출신들 열심히 챙겼는데 왜 안알아주냐고 문재인이 부산정권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일이 안되는 배경에는 모두 문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자신의 문제가 가장 크다. 자기계발서 여러가지 들추어 보아도 가장 핵심에 너 자신을 제대로 알고 바꾸라는 메시지 하나가 놓여 있을 따름이다.
선거라는 비싼 과정을 거치면서 민심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자신이 문제가 없다고 고집부리는 노무현을 보면서 정말 헛똑똑이 하나 잘 못 뽑은 덕에 이꼴을 당하고 있는가 하는 한심한 생각만 든다.

다시 시간을 돌려보면 분열을 막으려 하던 강준만의 고언을 한사코 거부하며 매몰차게 비웃던 유시민의 독살스러운 표정이 생각난다. 특히 선거 끝난 날 강준만을 보면서 흘러간 물 취급하던 그 표정은 아직도 잊혀지 않는다.

요즘 유시민도 많이 수그러들었던데 이제 강준만과 유시민 누가 더 오래갈까 곰곰히 따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답은 뻔하다. 노무현이 가도 추미애를 비롯한 다른 생각을 하며 민주주의를 꿈꾸던 사람들은 더 오래 남을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꿈꾸며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과오들을 교정하자. 문희상이 했던 말대로 차라리 열우당을 없애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민심에 대한 수긍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ayonara 2006-06-03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극적이지만... 허울뿐인 코드인사의 현실이 저렇더라구요.
그래도 어째 공병호같은 XXX에 비교하는 건 좀 심했습니다. 어용학자에 스크랩북 작가... -ㅗ-+

사마천 2006-06-05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병호가 미국박사에 (유시민은 박사 못했음), 책도 더 많이 팔고 (제가 볼 때는 쓸만한 책도 가끔 나옴) 쓸만한 소리도 가끔 합니다 (유시민보다 확율이 높음) 지금도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조류에 공병호는 끼지만 유시민은 없죠 ^^

사마천 2006-06-05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굳이 공병호 비판하는 것은 자유기업연구원이라는 곳이 지금 원래 설립 목적이 과연 정말 맞는 것인지 의문시되기 때문입니다. FTA를 쌍수들고 환영하는게 맞는지, 전에 자본시장 개방이야말로 외국자본의 유입이고 성과라고 칭송하던 론스타 등 펀드의 최근 행태가 과연 이론과 맞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연구소는 별로 답하기 어렵죠. 그런 점에서 말과 행동, 이론과 현실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헛똑똑이라는 건 너무 말이 과잉될 때 붙이는 이름입니다.

한잔의여유 2006-06-07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은 호남과 김대중대통령에 집착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렇지,글은 괜찮습니다.상당히 이성적이죠.ㅡ_ㅡ 유시민은 전에 노무현대통령처럼 자신의 팬을 관리하는 것이 뛰어난 상당히 머리가 좋은 사람이고요.(유시민이 정치인으로 뜨기전인 시민카페초창기멤버였죠.ㅡ_ㅡ사회자를 보기전부터 팬이었죠. 활동은 안했지만요.분당과 여당으로 들어가는 것때문에 팬끼리 사단도 있었는데 그것은 어디서나 그렇죠.) 추미애는 제가 알던 동갑의 사람이 대단히 좋아하던 사람인데 ㅡ_ㅡ 그래도 이미지는 괜찮습니다.(민주당에서 트로이목마라는 의견때문에 충돌한 것은 아시죠?) 어차피 정치는 정책이니깐 서민인 저로서는 잘되기를 바랍니다.한화갑의 경우까지 말할께요.^^

사마천 2006-06-07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시민과 갈라서면서 강준만이 비통한 마음으로 정치글을 접었는데 아마 지금쯤 다시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일관성이고 미래를 보는 눈인데 그런 점에서 유시민보다는 강준만이 승자인 것 같습니다. 추미애에 대한 평가도 강준만이 높이 평가하는 점을 따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