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숏 Big Short - 패닉 이후, 시장의 승리자들은 무엇을 보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비즈니스맵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저자 마이클 루이스는 월가 출신이라는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작가로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묘사는 독자에게 욕망덩어리로 가득찬 월가 사람들의 행태를 잘 이해하게 해준다.

이번 책의 주인공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대박을 낸 투자자들이다.

금융을 보면 인간이 참 재미있는 동물이라는 점이 느껴진다.
머리를 써서 규칙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며 돈을 번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이자,보험,옵션 모두가 다 재미있는 발명품이다.

여기서 옵션 이라는 게임 하나를 보자.
제로섬 게임에서 분명 한쪽은 잃는다. 양쪽 다 자신이 옳다고 주장한다. 둘 다 제법 똑똑하고 논리도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채권을 가지고 만들어진 옵션 게임에도 여럿이 뛰어들었다.
파는 사람, 사는 사람, 게임 주선자 등 여러 주인공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금융이라는 시장은 대부분의 경우 돈이 많은 쪽에서 이기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다.
약간의 프리미엄이 많이 가진자와 덜가진자의 성급함에 차이를 내고 그런 점에서 통계적으로 길게 보면 많이 가진자가 이긴다.

그럼에도 아니라고 주장하는 쪽은 보통 도박에 가깝다고 치부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 게임은 달랐다.

저자가 묘사한 양쪽의 모습에서 우리는 어리석음과 현명함, 욕망의 부질없음을 잘 볼 수 있었다.

파는쪽의 역할을 한 보험사, 투자은행들의 담당자들은 대체로 어리석었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의 시야는 매우 짧았다. 오직 이번 년도의 성과급 그것도 밖에서 일할 때의 몇배,몇십배가 되는 성과급에 눈이 혹했다.
그래서 그들은 결코 진실을 보지 못했다.
성을 쌓는자 망한다고 했던 교훈이 생각나는데, 월가에 높이 쌓은 바벨탑들은 자신들이 하는 말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그들은 금융 특히 수익이라는 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말이 꼬이고 꼬이더니 결국 그 말이 아니었다. 결과는 거대한 침몰이었다.

반면에 사는쪽은 황야의 늑대들에 가까웠다.
이들은 소규모로 움직이지만 깊은 생각을 하는 존재다.
의사출신 인터넷 투자자로 헤지펀드가 된 인물도 있고 다들 다양한 캐리어가 있다. 공통점은 다들 삐딱이라는 점이다. 무언가 사물을 삐딱하게 본다.

그들의 눈에는 허상이 분명 보였다. 금융시장이 만들어낸 합리성이라는 포장 아래의 추함을 적나라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가진 돈을 올인했고 고집스럽게 버텨냈다.
상당기간 그들은 자신의 확신을 의심했고 주변의 시비를 견뎌내야 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이 이겼다.

역사는 때로 거대한 건축물을 붕괴시킨다. 오랫동안 버텨오던 큰 건축물도 자연이 주는 힘에 의해 무너진다. 인간의 건축물은 건물만이 아니다. 국가,기업 등 다양한 조직체가 다 건축물이다.
여기서 간명한 이치 하나가 나온다. 어리석은 자가 큰 권한을 행사하는 조직들은 결국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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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1-03-03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마천님의 글을 읽다보니 '두 사람'의 말이 떠오르네요.
* * *
"철저하게 준비한 사람들에게만 승리의 여신이 찾아온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을 행운이라고 부른다. 반면 알맞은 시간 안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패배가 있을 뿐이다. 잘 모르는 사람은 그것을 불운이라 부른다." - 로알 아문센

"유능한 CEO가 되살릴 수 없을 만큼 엉망인 기업도, 무능력한 CEO가 파괴할 수 없을 만큼 우량한 기업도 없다." - 마르쿠스 발렌베리(스웨덴 발렌베리家의 首長)

사마천 2011-03-04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ren님 칭찬 감사드립니다.
마이클 루이스는 월가 출신 작가 답게 전문성을 살려서 취재를 하고 묘사를 해내더군요..
성공에는 운으로 치부하기보다는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