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보면
만드는 건 오래 걸리지만 부수는 건 짧은 기간에 작은 계기로도 가능하다.

최근 남북관계를 보더라도 오랜 시간 여러 사람의 공을 들여서
만든 성과물들이 삽시간에 무너져 내려간다.

관광객 죽여 놓고 아무 사과 하지 않는 북한을 두둔하려는 건 아니지만 삐라 정도는 막는 성의를 보여주는 쪽이 좋지 않았나 생각된다.

정부는 최근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글 하나 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중의 흘러 다니는 말에 정부관계자가 이렇게까지 반응하는 일은 보기 어려웠다.
안기부까지 동원되어 신원파악 등 여러 가지 경고를 하니 게시판은 잠잠해졌다.

북한이 삐라에 민감한 태도를 보이는 모습을 보면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자신들에게 치명적이 될 수도 있다 느끼는 것 같다.
이런 종이 쪽지 한 장이 뭐냐고 보내는 걸 방관하는 사람도 있지만
최근 미네르바가 인터넷 올린 글에 호들갑 떠는 정부태도와도 비교해보라.

또 북한에 보내는 삐라에 담긴 내용 중에는 자유민주주의가 공산주의에 비해 월등히 우위에 있다는 점을 많이 강조한다.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중 하나가 언로의 자유 보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사회의 어려움 중 하나는 내세우는 주장과 하는 행동에서 가치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모순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나온다.
차인표 주연의 탈북자를 다룬 영화 <크로싱>을 보면 비참한 현실에 눈을 적시지 않기 어렵다.
이 부분은 정서, 감동의 영역이다.

다시 이 문제는 영화를 보고 삐라를 보내는 탈북자의 편을 드는 쪽이 좋은가, 아니면 대북식량지원을 하고 개성공단을 만드는 햇볕을 지속하는 쪽이 좋은가를 선택하는 전략과 전술의 영역의 일이 되어 버린다.

어렵고 바쁠수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깊게 생각하고 역사에서 배우는 일이 중요한데 그 무엇보다 자신이 진리를 모두 안 다는 식으로 교만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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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11-25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속으로 욕하고 있었는데, 미네르바 사건과 빗대시다니 정말 예봉이십니다. 이러다 님의 아이디도 추적될까 겁나는데요? ㅎㅎㅎ

사마천 2008-11-25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경제책은 좀 읽어서 약달러가 될 거라고는 예측했는데 한국 원화가 이렇게 무너질줄은 몰랐습니다.김태동 전 대통령 경제수석 말씀대로 실물에 뛰어난 현실감을 가진 분이 미네르바라라고 생각되며 한편 존경서럽더군요. 그런분의 예지가 왜 미리 발휘되지 않아서 KIKO가 그렇게 많이 팔려 중소기업과 은행 다 같이 고생하는지 안타깝더군요.
제 아이디... 여기는 배송 정보가 있는 사이트라 마음먹으면 2일 정도면 알 수 있을걸요... ^^;

트렘펫 2008-11-28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000명중 500명이 달러약세를 예견하고, 나머지가 강세를 예견했습니다. 약세를 예견한 500병중 반이 환란을 이야기하고 나머지가 환란까지가지 않을것이라 말했습니다. 환란을 이야기한 250명중 반은 문장력이 좋아 설득력있게 글을 쓰고 나머지는 아는것은 많아도 글은 잘 못씁니다. 설득력있는 125명의 글중 반인 75명은 우연히 글의 내용과 쓰는 시점이 맞아떨어지고 나머지는 몇주차이로 좀 비껴갔습니다. 자 우리는 1000명중 75명의 혜안을 가진 사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확률게임으로 미네르바의 탁월한 감각과 통찰력을 폄하하는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의 말에 너무 휘둘린다는 느낌을 지울수는 없더군요. 맘대로 말하고 의견을 내는 일과 급박히 돌아가는 정세속에 정책을 펴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치 증시에 유명 코멘테이터가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지 못하는것처럼 말이죠.

사마천 2008-11-27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IKO에 그 많은 중소기업이 가입한 것은 달러약세를 예견한 예측에 동조한 덕분입니다. 워렌버핏,짐로저스,빌게이츠,소로스 등 우리가 아는 거인들이 다 달러버리기에 수년동안 집중했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돈만 더 약해지는 건 왜일까요? 그 피해를 고스란히 중소기업이 끌어안다보니 진짜 무너지기 직전이 되버렸습니다.아마 만에 하나라도 이렇게 폭락 할 줄 알았다면 KIKO에는 절대로 가입안했을 겁니다.
저도 예언자는 100%로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분은 돈의 흐름에는 좀 더 세밀한 계산이 필요한데 그 분야에서 더 잘 맞추는 것 같더군요.
더 큰 문제는 한국정부의 책임자 분들이 솔직하지 않다는 느낌을 자꾸 주다보니 심히 걱정이 되는 겁니다. 종부세 건을 보면 불공정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정서적인 거리감도 느껴지고 다시 이런 문제가 IMF시절 차관하시던 분이 다시 한번 사고치는 건 아니냐는 정말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비극적 시나리오... 가 떠오르기도 하고 ... 덕분에 몇자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