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열전 11번째 작품입니다 벌써.

이제 남은 동숭홀 티켓은 두장입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지,

대극장 연극은 상당히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오태석, 그 유명한 오태석의 공연을 두번째로 봅니다.

이 두가지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없이 공연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무당을 하는 듯한 할머니의 나이든 이야기가 나오고

그녀의 꿈 속에서 의자왕과 성충과 계백이, 그리고 의자왕을 죽이는 금와(화)가 나옵니다.

그녀가 키우는 수양딸이 금와의 환생이라는군요.

깨어난 무당할미는 자신의 수양딸의 접근을 막습니다.

의자왕을 모시는 사당에 너는 안된다고,

1400여년이 된 시체들이 발굴되고 이제 의자왕의 안녕을 비는 한판 굿이 시작됩니다.

무당과 금와는 의자왕을 찾아 풀 것을 풀기위해 명부로 나섭니다.

죽을 때까지 상소문을 썼다는 성충은 가마우지(?) 맞나요? 그 목에다 링 걸고 물고기를 잡는 그 낚시에 사용되는 새가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위정자들에게 알맞는 유교를 백성들에게 강요한 죄더군요.

-그러다 갑자기 그 사람의 원한이 풀립니다.^.^;;

계백은 자신의 아이들을 죽인 죄로 매일 매일 자신의 아이들을 죽이며 삽니다.

아이가 나비가 된 날은 거미가 되어 잡아 먹고,

아이가 파리로 환생한 날은 개구리가 되어 잡아 먹고,

의자왕은 항아리에 묶여 자신때문에 죽어간 군인들의 칼에 찔립니다.

그 칼을 다 모아야 그 군인들의 염원을 푼다고합니다.

그런데 금와가 풀어서 데리고 오며 화해를 합니다.

다시 돌아온 이승에서는 할미 무당은 죽고, 그 딸 혹은 금와의 환생이 내림굿을 받습니다.

헥헥, 여기까지가 제가 이해한 스토리입니다.

아마 화해와 재생을 말하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연극은 자신들이 만든 함정에 빠진 것 같습니다.

 

전에 오구를 봤을 때의 바로 그 느낌입니다.

뭐라고 할까? 이 두 극단 모두 배우들의 기본이 잘 되어 있는 극단입니다.

무대 위에서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할까요?

동작에 장식을 하거나 겉멋을 첨가하지 않고

배우들이 똑바로 서 있는 법부터 잘 가르친 곳 같습니다.

배우들이 기본적으로 소리를 다 하고, 춤 가락을 출 주 알며,

무대에서 많이 돌거나 힘든 동작을 해도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너무 과신한 것 같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필요없는 창을 두 세번 하는 장면 한번 시작한 소리는 끝이 안나는 점등은

정말 지리해서 힘들었습니다.  과유불급이란 말은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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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9-19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연극을 본 것이 산불이었는데 재미가 없어 그 뒤로 한 두어번 구경가고 연극이랑은 담 쌓았습니다...

soyo12 2004-09-19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불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교과서에서도 잠시 봤던 것 같고,
참 지라하더군요. ㅋㅋ 가끔은 우리 나라 연극도 이야기를 즐겁게 풀어나갔으면합니다.
그 국어 시간이 많이 배우는 해학의 정서 그런 것 좀 활용해서. ^.~
 

어제는 제가 참가하고 있는 한 동호회이 정모였습니다.

워낙에 성격이 불투명하던 통신 소모임인지라

요즘에는 흐지부지 하고 있는데,

어린 친구 하나를 방장으로 앉혀놓고 계속 모임은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연극을 보고 나오는 길에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아무도 안오고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 미안한 마음에 대학로에서 종로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한 오빠가 더 왔고, 자리를 이동해서 쭈꾸미불고기를 먹고-주차장에서 테이블을 놓고 먹었는대

맛있더군요. 불고기가 맛있던 건지, 어제 잘 넘어간 술이 맛있었던 건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가벼운 마음에 맥주를 한잔할까하고 마시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두 남자가 힙합바(?)를 가고 싶다고 하는 겁니다.

응? 나중에 참석했던 언니도 상당히 춤을 좋아하는 관계로

그리고 이미 집에 들어갈 수 있는 가능시간을 오바한 관계로 가기로 했습니다.

-거길 가면 새벽까지 같이 기다려준다고 했습니다. >.<

전 MMC가서 영화나 보고 싶었습니다.

어딘가를 열심히 찾더니 한 곳으로 저를 인도했습니다.

 

음, 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이 움직이는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주저앉아서 뒹구는 겁니다.

태어나서 여태까지 춤추는 곳을 간 적은 정확하게 6번째입니다.

첫번째는 대학들어오자마자 한 고등학교 친구와 간 [빠샤] 강남역의 바로 그 빠샤,

거기 있는 거의 대다수의 사람이 연대 경영학과와 이대 영문과를 다닌다는 바로 그 곳에서

전 부킹을 했고, 역시 연대 경영학과에 다닌다는 친구와 춤을 추다가 정신없이 도망왔습니다.

두번째는 통신 영화 소모임에서 뒷풀이로 간 클럽이었는대

전 이미 필름이 끊겨있어서 갔던 기억 밖에 없습니다. >.<;;

세번째는 역시 그 통신 영화 소모임에서 갔던 홍대 앞의 어떤 바였는대 입장할 때 화투장을 줬습니다.

그리고 전 주로 그 앞 주차장에서 놀았습니다.

네번째는 대학 4학년 때인가?

동기들과 함께 간 나이트였습니다. 그냥 가자는 분위기였고 그래서 따라 나섰는대 그냥 특별한 기억은 없습니다. 방에 있었으니까 주로 앉아 있었지요.

다음에 한번 더 누군인가랑 갔는대 누구였을까?

다만 신촌의 후미진 곳에 가니

예비역들이 많이 있는 듯한 그런 나이트라고 하기에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바도 아닌 그런 곳이 있더군요. 그곳에 갔었습니다. 아, 같이 갔던 사람 기억이 안납니다.

 

어제 간 곳은 분위기상은 가장 최근에 간 - 생각해보니 그것도 거의 5년이 되어가는군요.

그런 곳 같습니다.

적당히 나이 있는 사람들이 와서 열심히 춤추는 곳, 그리 부킹도 열심히 하지 않고, 상당히 좁은,

춤추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같이 간 오빠가 워낙에 제 눈치를 살피기에

-제가 처음 간 곳에서는 놀라서 두리번 거리는 것이 화난 것처럼 보인다고 했거든요.-

나름대로 열심히 춤을 췄는대 옆에서 자꾸 뭐라고 합니다. 아, 정말 스트레스였습니다.

계속 칠 것 같은 사람들-정말 그들의 발에 분홍슈즈라도 있는 듯 했습니다.-근대 옆에 있던 언니가 맛이 갔습니다. ㅋㅋ 저 그 언니때문에 가야겠다고 결정내리는 그들을 보고 얼마나 행복했는 지 모릅니다.

언니는 빨리좀 가지그랬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이후 제가 워낙에 그 언니에게 화가 나있었으니 뭐라 말 할 수 없지요. ^.^:;

새벽 세시 종로는 여전히 네온이 많더군요. 갈만한 곳도 없어서 그냥 동대문으로 향했습니다.

MMC의 앞쪽에 있는 카페에서 편한 쇼파에 몸을 맡겼지요. 6시까지 차가 다니기 시작하고 먼동이 터오길래, 동대문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난 집에 들어가는 순간 죽을 지도 몰라.

엄니가 11시 40분 이후에 전화를 안하셨습니다.

이유는 1 화나셔서 문 앞에 앉아계신다, 2 주무십니다. 중의 하나인데,

평상시같으면 1번의 경우는 조금 잔소리 듣고 빌고, 2번의 경우는 완전범죄를 노리면 되는데

변수는 으~~~~~~~앜 집에 외삼촌이 와계시다는 겁니다.

전 최소한 사망이란 생각을 하고 들어왔는대 의외로 어머니 반응이 부드러우십니다.

재빨리 신을 봤습니다. 외삼춘이 안계십니다. 우하하하 살았습니다.

얼른 술냄새와 담배 냄새에 쩌들어 있는 옷을 벗고 샤워를 하는대

응? 외삼촌이 돌아오셨습니다. ㅋㅋ 조금만 늦었으면 최소한 1년동안 엄마에게 혼났을텐데,

가까스로 살았습니다. 나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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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4-09-1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나이트를 하고도 일찍(?) 일어나셨네요^^
그래도 엄마랑 살때는 외박도 할 수 있어요. 남편이랑 자식이랑 살아봐요ㅠ.ㅠ

soyo12 2004-09-19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지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납니다.
전에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한 친구가 질문했어요. 아빠의 통금시간이 너무 늦은데 어떻게 할까요? 그 질문에 한 새댁이 리플을 달았더군요. '그 때가 행복입니다. 지금은 저녁 밥 해야해서 더 일찍 들어와야합니다. 그런데 가끔 생각합니다. 그 때 한번만이라도 일찍 들어가서 아빠에게 밥을 대접할껄.........' 그냥 막연히 가슴이 찡해졌었습니다.
뭐라고할까? 사람은 참 어리석게도 자기 손 안에 있는 행복을 놏치면서 그것을 못 느끼며 사는 것 같습니다.^.~
 
 전출처 : Fithele > 영국 여행후기 #13. 쥐덫 (The Mousetrap)


팜플렛 & 공연 표지. 팜플렛 하나에 3파운드(대략 6천원)씩이나 받는다.

쥐덫에 얽힌 추억 - 세인트 마틴 극장 - 코벤트 가든과 그 주변 - 예기치 않은 경험 - 배우의 한마디

* 이미지는 1024*768에 맞춰져 있으며 클릭하시면 원래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극은 바로 내가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보았던 연극이었다. 그게 고교 때니 얼마나 관람 생활에 담을 쌓고 살았는지 말 다했지 ㅡ.ㅡㅋ 대학교 1,2학년 때 시쳇말로 공연에 '버닝'했던 이유도 아마 뭔가 관람한다는 거에 한이 맺혀서였던 것 같다.

어쨌든, 쥐덫(The Mousetrap)은 고교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었던 축제 때 동기들이 조직하여 딱 하루 공연했는데 보고 완전히 뻑갔다. 프로 연출가까지 섭외해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매일 보던 애들이 그렇게 변하다니 너무 재미있었다. 그 경험을 잊지 못해서였을까, 크리스 역과 보일 부인 역을 맡았던 동기 둘은 대학 가서도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 아주 좋은 활동을 했다.

그런 추억의 극이자 세계 최장기 상연작인 쥐덫의 원조 공연을 안 보고 놓칠 수가 없다, 맥도날드에서 1.89파운드 어치 버거로 끼니를 잇는 한이 있어도 꼭 보리라 생각했기에 미리 표를 ticketmaster.co.uk를 통해 한국에서 예매해 가서 드디어 8월 2일, 제 21538번째 공연을 보게 되었다.

그날 셜록 홈즈 박물관, 대영 박물관을 돌아보고 남은 짬에 피카딜리 광장과 포트넘&매이슨, 로알 아카데미 오브 아츠(RA)를 둘러본 후에도 시간이 여전히 남았기에 세인트 마틴 극장을 먼저 찾으러 갔다.


세인트 마틴 극장 입구

티켓을 찾고 배가 고파 밥을 먹을 데를 찾으러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레스터 스퀘어. -_-;; 부근에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중국 부페를 먹었는데, 주인 아가씨가 날 중국인으로 생각한 건지 엄청 잘해 주었긴 한데 둘다 안되는 영어로 말해서 고생 ;;; 어쨌든 쟈스민 차(1.5파운드나 한다)랑 오랜만에 간장과 chopstick을 써서 밥을 먹으니 대략 만족.


지나가다 발견한, 테네시 윌리암즈의 "어느 여름 갑자기"를 상영하던 극장

그래도 여전히 시간이 남아서 코벤트 가든을 보러 갔다.


코벤트 가든. 그냥 돗대기 시장 같다


그 앞에서 탈출쑈하던 아저씨 (왼쪽) & 코벤트가든의 뒤편


교통박물관 & 극장 박물관


로얄 오페라 하우스. 클래식 비수기(?)라서 발레를 하고 있었다. 공연 시간이 되었는지 온갖 고급 차랑 드레시한 남녀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지도에도 설명이 안 나와 있는 건물이라 고개를 갸우뚱

일찌감치 들어가서 팜플렛을 읽으며 기다렸다. 당연히 극장도 작고, 사람은 생각보다 별로 많지 않았다. 줄거리도 대충 알려질 대로 알려졌고 하니 그렇다고 할까. 팜플렛에서 배역 소개를 보니 옛날에 케이스웰 양 역을 하던 사람이 보일 부인을 지금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과연 오래된 극이구나...


오리지널(1952년) 공연과 현재 공연(2004년)의 비교 - 팜플렛 스캔

이윽고 극이 시작했는데, 처음에 예기치 않게도 어두워지자마자 2층 발코니에서 여자가 비명을 지르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내 바로 오른쪽 옆에서 갑자기 뭐가 툭 튀어나와 내달려온 것이다! "무슨 일 났소?!"하고 외치는 경관. 심장마비 일으키는 줄 알았다. 내 자리가 F18번에 있었기에 얻은 행운이었다 (좌석표 참조) 


좌석배치표

대본을 이미 옥스포드에서 체류할 때 읽고 와서 특별히 대화를 못알아듣거나 하는 것은 별로 없었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인기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표준적이고 쉬운 영어 스타일 - 극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코믹하고 덜 극적이었다. 


보일 부인의 목을 조르는 크리스(위) 몰리-자일스 부부에게 말하는 파라비치니(아래)

특히 크리스 역을 맡은 사람의 코믹 연기가 재미있었다. 여기 팜플렛에 있는 사진은 좀 골때리지만 가장 사랑스런 캐릭터가 얘가 아닐까 싶다. 허나 가장 눈을 끌었던 것은 보이쉬한 미스 케이스웰. 30년대 유행 의상을 완벽하고 우아하게 소화한 그 배우는 등장할 때마다 정말 멋있었다. 언니 싸랑해요! 앞서 예기치 못한 이벤트에 놀랐던 덕택인지, 또다른 살인이 일어날 때 무대가 어두워지며 들린 비명은 심장이 얼어붙는 듯한 공포를 느끼게 했다.


트로터랑 미스 케이스웰, 한데 모인 배역들 - 팜플렛 스캔

중간에 특기할 만한 것은 직원이 가판대 (찹쌀떡 사려~ 할때 그 메고 다니는 것 있죠?)를 들고 문간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판다. 으흐흐... 근데 안에 에어콘을 틀어 너무 추워서 안 사먹었다. 1.5파운드인가 하는 것 같던데, 직원 복장이 꼭 쥐덫 시대에 나오는 웨이터 복장이라 시대를 거슬러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국 대본에 없는 부분은, 마지막에 몰리가 파이 타는 냄새를 맡고 어쩔줄 모르고 있을 때 크리스가 그 태운 파이를 들고 나와서 "제 생각엔 요리가 다 된 것 같네요" 라고 말하는 장면.

마지막 짧은 커튼콜. 모든 배역이 손에 손을 잡고 등장한 가운데, 트로터 경사 역을 맡았던 사람이  짤막한 코멘트를 한다. "부디 이 연극이 오래오래 상연될 수 있도록, 범인에 대한 정보를 여러분의 가슴에만 담아 두어 주시고 누설하지 않아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말씀에 나도 모르게 미소지으며,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쥐덫' 공연을 본 경험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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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Klaus > [퍼옴] 디버깅과 탐정놀이

출처 : 300의 만담천하 ( http://hongsup.egloos.com/ )

퍼가실 때 출처를 표시하시기 바랍니다.
원출처로 가보시는 것도 권장합니다. 덧글 달린 것도 재미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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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버깅과 탐정놀이


SW 엔지니어로서, 디버깅은 사실 탐정놀음과 비슷합니다.
어디가 원인인지 찾아내는 게임...

 


디버깅 기법을 탐정들의 스타일에 따라 분류해 봤습니다.

 

- 하드보일드형

모든 문장과 문장 사이에 printf를 추가한다.

어떤 문장이 문제를 일으키는지 끈기 있게 추적한다.
한줄씩 따라가다보면 문제가 되는 문장을 찾을 수 있기 마련이다.

가끔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것을 잊지 않는다.
잠은 사무실에서 아무렇게나 자는 편이 좋다.


- 안락의자형

가만히 앉아서 모니터를 뚫어져라 응시한다.
전혀 움직이지 않고 몇시간이고 코드를 쳐다본다.
가끔 혼자서 뭐라고 중얼중얼 거리기도 하는데 옆사람은 못알아 듣는다.
그러나 갑자기 마구 타이핑을 하더니 버그를 잡아낸다.

다 좋은데 옆에서 보기엔 미친것 같다.


- 완전범죄형


프로그램을 짤 때 부터 애시당초 머리속으로 무척 많은 생각을 한다.
코드 한줄 한줄 마다 모든 부가효과(side effect), 예외상황(exception), 잘못된
입력을 염두에 둔다.
심지어 멀티 슬레드 코드로 사용되는 경우도 생각하고, 에러 리턴 코드도
구조적으로 만든다.

버그없는 코드는 완전범죄만큼이나 불가능 하다.
결국엔 항상 사소한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 CSI 과학수사대형

소스 디버거의 브레이크 포인트는 기본이다. 조건부 브레이크-포인트는 물론이요
스택 트레이스를 한다.
퓨리파이어 같은 소프트웨어로 메모리 leakage도 검사한다.
gprof나 VC-profiler로 프로그램의 병목도 찾아낸다. spi++같은 것도 능숙하게
사용한다.

다른 사람보다 항상 제일 늦게 디버깅을 마친다.


- 미스 마플형

엔지니어들이 디버깅하다 안되서 휴게실에 나가 담배를 태운다.
이런저런 문제점들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쓰레기통 비우던 아줌마가
말한다.

"그럴땐 대게 클래스 destructor에서 널 포인트를 지우는 바람에 그렇게 되는데..."


- 명탐정 코난형

디버깅을 시작한다.
어려운 코드를 들여다 보니 잠만온다.
일어나면 코드가 디버깅 되어 있다.

옆에서 네이버 지식인을 습격하고 있는 초딩이 의심스럽다.


- 소년탐정 김전일형

버그의 원인이 될만한 모듈을 고립시킨다.
코드를 고치려다 버그가 하나 더 발생한다.
버그가 하나 더 발생한다.
버그가 하나 더 발생한다.
이건 연쇄 버그다.
시스템이 크래쉬 한다.

....어쨌거나 버그는 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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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Fithele > [코멘트]'디버깅과 탐정놀이'

(눈집에 올렸던 글입니다)

디버깅과 탐정놀이  알라딘 링크

나름대로 추가

-셜록 홈즈 형

불가능하다는 것을 제거한다면서 서브루틴 하나씩을 날려가다 보면 언젠가는 도는 코드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허나 아침 일찍 나온 동료가 확인해 보면 놀랍게도 어쨌든 결과는 나온다.


-모스 경감 형

1.일단 아주 조심스럽게 코드를 짠다.
2.돌려보면 버그가 몇개 발견된다.
3.버그 사항을 머릿속에 기억하고, 새 파일을 열어 다시 짠다.
4. 위의 1-3과정을 시간 허락하는 대로 무한반복한다.

5. 완성되면 크로스워드 퍼즐 하나를 추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시드 핼리 형

반드시 체력충전용 아이템을 쌓아놓고 시작해야 한다. 아니면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래도 X나게 얻어터지고 우울 모드에 한번 빠진 다음에야
비로소 모든 것을 바로잡아 돌릴 마음이 생긴다.

(주 : 딕 프랜시스의 시드 핼리는 외팔이 탐정입니다. 건전지 없으면 작동 안하는 기계 왼팔을 달고 살죠.)


-네로 울프 형

아치, 혹은 더 낮은 다른 이름의 꼬붕에게 시킨다.

다른 분들이 추가한 아이디어

- 에르큘 포와로형 (이글루 영원제타님)
이 문제를 풀려면 4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정말로 4시간만에 해결했다.
프로그램을 돌려보니, 인터페이스가 엄청시리 세련되게 바뀌어져 있다.
물론 버그도 없어졌다.
알고보니 버그 고치는데 30분,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안든다고 바꾸는데 3시간 30분이 걸린것.

엘러리퀸, 파일로 반스, 루크 스카이워커, 한 솔로 등

실제 적용 사례

그냥 우스개 소리 같지만, 실제로 당하는 일을 곰곰히 따져보면 인생의 진실이 들어있다고도 할 수 있다. 다음은 내가 이틀 전에 겪은 이야기.

리X스로 유지되는 클러스터 기기에서 MPI 로 돌아갈 job 이 자꾸만 child process를 node에 집어넣지 못한다고 배째고 뻗는 긴급 상황이 발생. 맙소사.

일단 네로 울프형 - 연구실 형님께 물어봤다. 다른 유저로 switch해서 돌려보란다. 돌려 봤다. 안 돈다. 보다 못한 형님께서 자기 계정에 코드를 카피, 돌린다. 안 돈다. 심지어 전지전능한 루트의 권능을 빌어 봐도...

이 상황에서 우선 해봐야 하는 것은 하드보일드 형. PRINT문으로 MPI가 제대로 initialization이 되는지 봤다. 안 된다. 싱글 CPU로 돌려 봤다. 된다. -_-a

"혹시 컴파일러 문제 아닐까요?" 하는 전언이 옆에서 싸이하던 후배에 의해 대두 (미스 마플형) 그것도 일리가 있겠다 싶어 이전 버젼을 돌려 봤다. 죽는다. 황당해져 다 알지도 못하는 컴파일 옵션을 뺐다가 붙였다가, 이리저리 조정해 본다. 여전하다.

그 때 모리 코고로라도 품어봤음직한 의문이 고개를 든다. 근데 다른 사람들은 잘 돌리고 있잖아. 자네도 어제 저녁까지는 아무 일 없었고. 아예 다른 사람의 다른 프로그램을 돌려 봤다. 아.주.잘.돈.다. 환장한다. 혹시 컴 앞에 쓰러져 자다가 나도 모르는 줄을 하나 오타로 추가한 것 아냐? ㅠ.ㅠ (필자는 이런 거 생기면 거의 99프로 못 잡는다. 동기가 없는 범죄를 추적하기 힘든 것처럼) 선배 또한 황당한지 안락의자형으로 전환. 무언가 뜻모를 말을 중얼중얼 대며 생각에 빠진다.

어차피 근본이 미천하여 CSI형은 꿈도 못 꾸는 것. 결국, 여기서 셜록 홈즈 형으로 변신: "불가능한 것들을 하나씩 제거하다 보면 남는 것은 아무리 그지같은 코드라도 돌게 되어 있어." 백업해 놓고 처음엔 Makefile 내의 오브제를 하나씩 날린 끝에 문제를 일으키는 파일을 찾은 다음, 거기서 또한 서브루틴 or 루프 하나씩 날려가며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을 찾았다는... 어쨌든 버그는 이 코드 안에 있어! (김전일)

결국 파일 하나를 토막살인낸 끝에 잭더리퍼형이라고 해야 하나 연쇄버그범(?)을 찾아냈다. save. 코드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특정 변수값을 저장하도록 하는 명령인데, 이 명령을 지우니 문제가 해결되었다. 속도를 떨어뜨리겠군, 하고 안그래도 느린 코드를 한탄하고 백업본을 되살리는 작업에 들어갔는데...



사진은 위 내용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삽질임이 약 30분 후에 밝혀졌다. 마치 추리소설처럼, 범인은 전혀 의외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메.모.리. 변수 크기를 좀 크게 잡았더니 클러스터가 약간 붐비기 시작하자 오바이트를 한 건데 사용자인 나는 아무 말이 없었으므로 몰라줬던 것. 미워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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