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제가 참가하고 있는 한 동호회이 정모였습니다.
워낙에 성격이 불투명하던 통신 소모임인지라
요즘에는 흐지부지 하고 있는데,
어린 친구 하나를 방장으로 앉혀놓고 계속 모임은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연극을 보고 나오는 길에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아무도 안오고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 미안한 마음에 대학로에서 종로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한 오빠가 더 왔고, 자리를 이동해서 쭈꾸미불고기를 먹고-주차장에서 테이블을 놓고 먹었는대
맛있더군요. 불고기가 맛있던 건지, 어제 잘 넘어간 술이 맛있었던 건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가벼운 마음에 맥주를 한잔할까하고 마시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두 남자가 힙합바(?)를 가고 싶다고 하는 겁니다.
응? 나중에 참석했던 언니도 상당히 춤을 좋아하는 관계로
그리고 이미 집에 들어갈 수 있는 가능시간을 오바한 관계로 가기로 했습니다.
-거길 가면 새벽까지 같이 기다려준다고 했습니다. >.<
전 MMC가서 영화나 보고 싶었습니다.
어딘가를 열심히 찾더니 한 곳으로 저를 인도했습니다.
음, 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이 움직이는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주저앉아서 뒹구는 겁니다.
태어나서 여태까지 춤추는 곳을 간 적은 정확하게 6번째입니다.
첫번째는 대학들어오자마자 한 고등학교 친구와 간 [빠샤] 강남역의 바로 그 빠샤,
거기 있는 거의 대다수의 사람이 연대 경영학과와 이대 영문과를 다닌다는 바로 그 곳에서
전 부킹을 했고, 역시 연대 경영학과에 다닌다는 친구와 춤을 추다가 정신없이 도망왔습니다.
두번째는 통신 영화 소모임에서 뒷풀이로 간 클럽이었는대
전 이미 필름이 끊겨있어서 갔던 기억 밖에 없습니다. >.<;;
세번째는 역시 그 통신 영화 소모임에서 갔던 홍대 앞의 어떤 바였는대 입장할 때 화투장을 줬습니다.
그리고 전 주로 그 앞 주차장에서 놀았습니다.
네번째는 대학 4학년 때인가?
동기들과 함께 간 나이트였습니다. 그냥 가자는 분위기였고 그래서 따라 나섰는대 그냥 특별한 기억은 없습니다. 방에 있었으니까 주로 앉아 있었지요.
다음에 한번 더 누군인가랑 갔는대 누구였을까?
다만 신촌의 후미진 곳에 가니
예비역들이 많이 있는 듯한 그런 나이트라고 하기에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바도 아닌 그런 곳이 있더군요. 그곳에 갔었습니다. 아, 같이 갔던 사람 기억이 안납니다.
어제 간 곳은 분위기상은 가장 최근에 간 - 생각해보니 그것도 거의 5년이 되어가는군요.
그런 곳 같습니다.
적당히 나이 있는 사람들이 와서 열심히 춤추는 곳, 그리 부킹도 열심히 하지 않고, 상당히 좁은,
춤추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같이 간 오빠가 워낙에 제 눈치를 살피기에
-제가 처음 간 곳에서는 놀라서 두리번 거리는 것이 화난 것처럼 보인다고 했거든요.-
나름대로 열심히 춤을 췄는대 옆에서 자꾸 뭐라고 합니다. 아, 정말 스트레스였습니다.
계속 칠 것 같은 사람들-정말 그들의 발에 분홍슈즈라도 있는 듯 했습니다.-근대 옆에 있던 언니가 맛이 갔습니다. ㅋㅋ 저 그 언니때문에 가야겠다고 결정내리는 그들을 보고 얼마나 행복했는 지 모릅니다.
언니는 빨리좀 가지그랬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이후 제가 워낙에 그 언니에게 화가 나있었으니 뭐라 말 할 수 없지요. ^.^:;
새벽 세시 종로는 여전히 네온이 많더군요. 갈만한 곳도 없어서 그냥 동대문으로 향했습니다.
MMC의 앞쪽에 있는 카페에서 편한 쇼파에 몸을 맡겼지요. 6시까지 차가 다니기 시작하고 먼동이 터오길래, 동대문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난 집에 들어가는 순간 죽을 지도 몰라.
엄니가 11시 40분 이후에 전화를 안하셨습니다.
이유는 1 화나셔서 문 앞에 앉아계신다, 2 주무십니다. 중의 하나인데,
평상시같으면 1번의 경우는 조금 잔소리 듣고 빌고, 2번의 경우는 완전범죄를 노리면 되는데
변수는 으~~~~~~~앜 집에 외삼촌이 와계시다는 겁니다.
전 최소한 사망이란 생각을 하고 들어왔는대 의외로 어머니 반응이 부드러우십니다.
재빨리 신을 봤습니다. 외삼춘이 안계십니다. 우하하하 살았습니다.
얼른 술냄새와 담배 냄새에 쩌들어 있는 옷을 벗고 샤워를 하는대
응? 외삼촌이 돌아오셨습니다. ㅋㅋ 조금만 늦었으면 최소한 1년동안 엄마에게 혼났을텐데,
가까스로 살았습니다. 나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