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잃어버린 아이
데이브 펠처 지음, 신현승 옮김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책은 얇지만 금새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 줄 한 줄에 맺힌 아이의 고통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어떻게 자기 자식에게 이토록 잔인할 수 있는 걸까요?
어떻게 자기 자식에게 그토록 모진 손찌검을 할 수 있는 걸까요?
그러고는 그 모두를 자식의 잘못으로 돌릴 수 있는 걸까요.

먹을 것도 주지 않고, 차고의 콘크리트 바닥에서 자게 하고, 온갖 허드렛일은 다 시키고

어린 아이의 팔을 가스 스토브 불꽃에 대고 굽고,

암모니아와 락스를 마시게 하고,

칼로 배를 찌르고,

차가운 물로 가득한 욕조 속에 몇 시간이나 꼼짝않고 누워 있게 하고,

밖에서 먹은 음식물을 억지로 토해 내게 한 다음 그걸 다시 먹게 하고.

잔혹한 친어머니의 학대에서 아이를 구해 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아버지는
아들이 그걸 먹는 걸 바라만 보고.
아이의 형제들은 아이가 학대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사소한 잘못도 엄마에게 일러바치고.

어떻게 인간이 인간에게, 엄마가 자기 아이에게, 아빠가 자기 아들에게, 형제가 자기 형제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걸까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세상엔 이런 아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 너무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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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卵 2004-08-05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안 읽어야겠어요... 읽다가 토할 것 같아요.

진/우맘 2004-08-05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쳐.....마냐님 리뷰 읽으면서도 미쳤는데....리뷰만 읽어도 난 미쳐....
절대로, 이 책, 읽지 않을거야!!!(라고 다짐하고는 있지만....-.-;)

panda78 2004-08-05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콜 중독이라해도 다 아이를 학대하진 않잖아요.. ㅜ_ㅜ
후편 <로스트 보이>를 보면, 데이비드가 집을 떠난 뒤, 데이비드 바로 밑의 아이가 새로운 학대의 대상이 된답니다. 정말 괴로와요...

panda78 2004-08-05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예전에 <어둠의 아이>로 나왔을 때 읽고 정말 토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로스트 보이>읽다가 다시 읽었는데, 처음 읽었을 때보다 더했습니다. 으.. 너무 싫어요. 무서워요.

starrysky 2004-08-05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안 읽으려 했는데 결국 읽어버렸어요.
근데 말씀하신 대로 정말 슬픈 일은 이런 일이 이 아이 하나에게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 바로 우리 주변에도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모르는 새에, 혹은 알면서도 모르는 체 하는 사이에 끔찍한 일들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혹시라도 주변에서 그런 경우를 보게 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고부터 해주세요. 그게 일단은 가장 절실합니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그래도 부모인데.. 이런 거 다 필요없어요. 우선은 아이를 구해야 하고, 그러려면 부모, 아니 부모 또는 보호자란 이름의 괴물로부터 떼어놔야 하니까요.

panda78 2004-08-05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제일 먼저 법부터 바꿔야 되요. 학대한다 싶으면 양육권 박탈해야 한다니까요.
법 개정이 어려우면 용기있고 양심있는 판사들이 판례를 내야 하구요.
정말 정말 이런 아이들이 보는 세상은 어떤 걸까요? 막막합니다.

마냐 2004-08-05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엊저녁 부산발 기사입니다...
이혼한 아빠가 위탁부모에게 월 100만원씩 주는 걸 노리고..7살 여자애, 4살 남자애를 키운 29살의 주부가 있습니다. 이 부부는 애들에게 오물을 먹이고, 마구 때리는 가혹행위를 일삼은 혐의로 어제 영장이 청구됐습니다. 애들은 충격으로 정신장애를 일으켜 치료중이라고 합니다.

야근하면서 뜬 기사...억장이 무너지더군요. 이런 아이들, 우리들 옆에도 있습니다. 어쩌면 좋답니까.

panda78 2004-08-05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을 너무나 태연하게 자행하는 인간들이 세상엔 왜 이리도 많은 걸까요. 왜 이런 일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생기는 건가요. 뉴스를 보기가 두려운 세상입니다.정말.

panda78 2004-08-05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기사화 된 것이 그만큼일진대, 우리가 모르고 있는 학대받는 아이들은 얼마나 많을까요. 세상에다 대고 고함이라도 지르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내 아이만 괜찮다고, 내 아이만 잘 키운다고 다 괜찮은 것은 분명 아닌데.

마태우스 2004-08-05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동학대는 가정의 문제가 아님에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묻혀지고 있는 듯합니다. 이 책이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anda78 2004-08-05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처음 나온 것이 벌써 몇 년 전인데.. 안타까울 뿐입니다. 추적 프로그램 같은 데서 아무리 다뤄도 매양 그 때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과연 없는지..

아영엄마 2004-08-05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글과 아래에 달린 코멘트를 읽자니 억장이 무너지듯 가슴이 아픕니다.. 왜... 왜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를 주나요.. 마냐님의 기사글 보니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 기가 막힙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