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 블로그 http://blog.naver.com/css9660.do?Redirect=Log&logNo=40001588725 "성희의 블로그"에서 글만 펌.

한 미술가가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미술에 소질을 보이고,
나이를 속여서까지 미술학교에 일찍 입학하여 앵그르에게 배우고,
그 안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연이은 수상을 했죠.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뜰리에에서,
밥먹는 곳도 아뜰리에, 친구들을 만나는 곳도 역시 그 먼지나는 작업실.
하루 16시간, 일주일에 7일을 꼬박 그림만을 그리며 한평생을 보내고,
 
그리고  다시 자신이 배운 방식대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한 당시 최고의 미술가라 불리며,
 
그렇게 평생을 바쳐 80년동안 822점(현재 알려진)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낸
 
William Bouguereau
 
그런 작가가 존재했었고,
어둠속에 잊혀졌던 수십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Academic Art 라고 합니다.
어려서는 교육기관에서, 졸업후에는 아뜰리에에서
도제 방식의 수년의 연마를 통해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있었지요.
 
처음 6개월은 대작들을 카피해서 그리고,
그 다음은 조각을 보며 스케치 연습,
붓을 잡기까지 최소한 1년,
이렇게 스승과 함께 하는 5,6년의 힘든 시기를 거쳐야 했고,
 
기본과 안정적인 구도를 강조하는 전통적인 회화의 방식을 고수하며,
원근법과 해부학적인 관점을 중시 여긴 사실적인 묘사
덕분에 회화에 있어서 누적된 지식과 기술, 훈련으로 인해
표현력에 있어서는 최고의 수준에 오를수 있었습니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듯한 근육, 핏줄, 뼈대.. 생생한 색깔..
 
그 중의 최고라고 평가받는 부그로.

운명의 장난인걸까요?
프랑스혁명 직후에 태어나
전통과 현대의 사이에서,
다시금 겪게되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
 
 
바로 인상파화가들의 등장입니다.
그 시작은 스케치를 하라던 스승의 명을 거역하고 아뜰리에를 뛰쳐나온 마네,
작업실에 짱박혀 과거의 명작들을 반복해서 그리는 틀에 박힌
시스템에 반대하고 자유로운 개성을 추구하던 이들,
그리고 주류에 편입하지 못했던 작가들의 모임
캔버스를 들고 들판으로 나가고, 자연의 모습을 담습니다. 
 
불안정한 구도, (당시에는 주제의식이 없다고 생각했던) 자연의 모습 등등.
  
심지어 인상파 그림들은 사회적인 조롱거리가 되어 살롱에서 전시를 거부당하고,
그들은 그들만의 전시를 시작합니다.
 
결국, 당시의 주류였던 아카데미즘과의 대립에서 승리를 거두죠.
 
 
하지만, 그 와중에 인상파사조의 직격탄을 맞게된
William Bouguereau 와 19세기의 화가들
 
특히 마지막까지 자신의 교육방식을 고집하던
부그로의 경우 아카데미즘 화가의 대표자로 인식되어 집중적인 비난의 주인공이 됩니다.
(아직까지 프랑스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고,
작품들도 주로 미국쪽에 있습니다)
 
얼마나 심각했냐면,
르누아르의 경우 안경을 맞추러 간 자리에서, 쓰던걸 내던지며 
 "이런, 부그로 같으니라구." 했던 일화도 있다고 하네요.
그만큼 쌓인게 많았다는 뜻이겠죠?
 
더구나 인상파를 이은 모더니즘의 등장과 함께,
완성도높은 기교, 이야기를 담고있는 구성, 감성적인데다 고전적인 방식, 소재 등
모더니즘과 대치되는 모든 것을 갖고 있는 대표자로서 인식되어,
 
서양미술사에서 깨끗이 지워집니다.
1940년부터 1980년사이에 미술을 공부한 사람들은
보지도 듣지도 못한 이름이 되어.

전혀 인간적이지 않고,
기술에만 치중하며,
겉만 번지르하지만, 내용은 없다고 치부되었던 작품들.

한때 대중과 소수의 평론가들에게 사랑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도 않아 형편없는 그림이라 평가되어,
미술관에서조차 퇴출되어 창고에 쌓여있던 그림들.
이제는 몇점이나 그렸으며, 지금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출처조차 찾기 힘든 그림들.
아직도 그가 몇년에 죽었는지(1905년)조차 잘못 기록되어 돌아다니는 현실.

Fred Ross 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1977년에 Clark Museum에서 르누아르의 그림을 보러 갔다가,
그 구석에서 처음으로 이 작품을 보았다고 하네요.
 
그는 그것이 무척 당혹스러운 경험이었다고 말을 합니다.
 
알고있는 모든 작가를 생각해 보았으나,
도무지 누구일까 떠올릴 수 없었던 화가. 
 
콜럼비아 대학에서 미술교육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자신조차
한 번도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는 그림.

의문을 품습니다.
생전에 엄청난 경력을 가진 화가가 어떻게 철저하게 묻혀질 수 있는지,
자신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었던 현실에 대해 말이죠.
아는 사람도, 자료도 찾기 힘든 상황에서
연구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동시대를 연구하고, 내버려진 작품들을 찾아다니며,
이 일이 부그로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Jules Joseph Tissot, Alexander Cabanel, Jules Lefebvre 
Ernst Louis Meissonnier, Jean George Vibert ,
Leon Bonnat and Leon L'hermitte from France
John William Waterhouse, Dante Gabriel Rossetti
Sir John Everett Millais, Edward Coley Burne Jones
Sir Lawrence Alma-Tadema, Frederic Lord Leighton, and Frank Dicksee
등등.

 
인상파와 그 뒤를 이은 현대미술,
그리고 대량생산을 선호하는 딜러들의 이해관계에 맞물려 희생된 사람들.

Fred Ross는  부그로에 대한 말도 안되는 편견과 인신공격, 악의적 왜곡이
수십 년간 지배했음을 말합니다.
 
한 시대의 그림에 대해 일방적으로 평가하고,
집단적으로 매도한 것이라고.
 
그의 작품은 단순히 '예쁘장' 한게 아니라,
미술사에서도 정점에 남을 만한 명작인거라고.


Dante and Virgil in Hell



갈증

 


새벽

 


엄마와 아이

 


Art & Literature

 


The Temptations

 


the dear bird

 


Soul Brought to Heaven

 

   Evening Mood

 


La Nymphee

 


님프들과 사티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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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4-06-11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카데미즘이라는 정전(正典)의 전복을 꾀한 인상주의자들이 결국 그 자신이 정전이 되어 다른 수많은 조류들을 집어삼킨 그 모순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하지만 역시 부그로는 아름다워요. 그건 죄도 아니고, 비난의 이유도 될 수 없어요. 단지 우리가 그 완벽함에 거부감을 느낀다면 그건 할 수 없는 일이지만요.^^;

이파리 2004-06-11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의 시종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희뿌연 육체와 어두컴컴한 배경... 몽환적인 분위기. 부로그의 그림은 아름다워요.

panda78 2004-06-1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의 시종님,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 저도 그렇게 생각은 했는데, 표현을 못하겠더라구요...
이파리님, 이파리가 바뀌었네요? ^^;; 부그로 그림 올린 보람이 조금은 있네요!

로렌초의시종 2004-06-1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람이다 뿐인가요? 이렇게 판다님 서재 덕분에 좋은 그림을 보게 되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사실 저도 여기저기서 부그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그의 풍성한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그림들을 이렇게 많이 본 건 처음이라 너무 기뻤어요^^

panda78 2004-06-12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하하, 그럼 지겨워 하실까봐 안 올리고 지우려고 했던 그림들도 내일 마저 다 올릴게요. ㅋㅋ
아이- 신난다- >.<

starrysky 2004-06-12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다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아.. 눈 시퍼렇게 뜨고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 이렇게 많은데 말입니다.
밤이 늦었으니 오늘은 이만 주무시고, 내일 더 많이많이 올려주세요. ^^

panda78 2004-06-12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스타리님- 제가 스타리님 사랑하는 거 다 아시지욤---- ? ^-^* 부비부비---

밀키웨이 2004-06-12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전 그림만 몇번 보았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던 터라 새로운 기분이었습니다.
위에서부터 거꾸로 내려오고 있던 중 ^^;;;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한 계기가 되는 그런 시기에 지나간 시대의 것을 배우고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은 늘 그렇게 외면당하고 배척당하고 그러는가 봅니다.
그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겠지요.
하지만 아직도...조국에서는..이라는 말에 마음이 아프네요.

이글 퍼갑니다 ^^

panda78 2004-06-12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마음껏! 업어가셔서 예뻐해 주세요- 뭐 제 것은 아닙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