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비평 149호 - 2010.가을
창작과비평 편집부 엮음 / 창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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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준필의 <백낙청 리얼리즘론의 현재성과 문제성>을 읽었다. '리얼리즘론'에 대해 말한다지만 내겐 '백낙청 소론'으로 읽혔다. "문학엔 서사도 없어지고 비평도 사라졌다."는 한 언론인-김선주-의 말처럼 비평의 의미를 묻기 힘든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서 40년 가까이 문학자와 비평가로 살아가는 한 문학인에 대한 후배 문학자의 경모가 글 사이에 숨어 있는 듯 하다.  

  백낙청의 리얼리즘론이 '변혁적 중도주의'라는 방법론으로 확장되고 '지혜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 밑절미가 된다는 게 소론의 요지일 듯 하다. 그런데 확장과 밑절미가 되는 과정을 바라보며 류준필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선 백낙청의 원불교 수련과 로런스에 대한 공부를 언급해 주었으면 했는데 없어 아쉬웠다. 백낙청은 90년대 중반부터 원불교에 관련한 글들을 써온 걸로 아는데 류준필의 눈이 거기까진 미치지 못했나 보다. 또 리얼리스트 로런스가 <묵시록(Apocalypse and the Writings on Revelation)>을 썼던 걸 생각하면 평생 로런스를 공부했다는 백낙청의 지금 모습이 그리 기이해 보이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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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지 2010-10-22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론인에게 진중함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문학의 가능성에 자기 삶을 바치는 작가와 비평의 재생을 꿈꾸는 이론가들이 매진중인데... 그런 소중하고 묵묵한 노력들을 귀하게 여기고 의미화하는 글들이 오히려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낙청 선생이 그런 종교적 이력을 갖고 계신 줄은 닥나무님 덕에 알게 되었네요.. 과연 그럴 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면 닥나무님께선 남다른 고증가적 안목이 분명 있으신 듯^^!

파고세운닥나무 2010-10-23 00:43   좋아요 0 | URL
김선주 기자 칼럼은 경박한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는 거였어요. 문학도 그리 변하는 걸 아쉬워하며 쓴 대목인데,저 부분만 따오니 그리 읽힐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종교가 있어서인지 어떤 종교든 종교에 관심이 있는 문학인을 보면 반가워요. 백낙청 선생은 원불교 경전을 영역하기도 했다고 해요. 본인은 겸사로 부인만 따라 다닌다지만 그 공부와 수련이 만만찮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면이 좌파 비평가들의 눈엔 거슬릴테구요.
강성좌파 비평가인 테리 이글턴이 근래 신학과 관련한 책을 많이 내던데요. 한 비평가는 그 현상을 두고 '신학의 귀환'이라고 말하더군요. 동양의 종교든,서양의 종교든 문학과 종교에 대해선 고민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2010-10-25 0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5 0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