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보전.흥보가.옹고집전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8
정충권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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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이 '심심풀이 땅콩'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판소리 소설 일독을 권한다. 특히 <흥보전>은 그야말로 전쟁판이다. 전쟁의 두 축은 흥보와 놀보다. 흥보는 몰락한 양반이다. 흥보를 양반으로 보는 근거는 그의 언행에 있다. 말끝마다 문자를 들먹이며, 행동은 거들먹거린다. 하지만 그는 경제적으로 몰락했다. 도덕적으로는 사나, 돈이 없다.

  놀보는 신흥 시민이다. 그는 천박한 언행을 일삼지만 돈이 있다. 텅 빈 덕성에도 불구하고 돈은 충분하다. <흥보전>은 두 사람의 대결을 다루는데, 결국 양반과 시민의 싸움이라 하겠다.  이 싸움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아는 대로 소설은 해피 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두 사람, 즉 두 계급은 서로가 지닌 소중한 것을 교환한다. 놀보는 돈을 잃었으나 덕성을 얻었다.  흥보는 덕성을 형에게도 베풀었고 대신 돈을 얻었다. 신분 사이의 이 같은 교환은 판소리 소설에서 전형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이다. 유머와 해학을 통해 이 모습을 그린 건 판소리가 갖는 대중 문학으로서의 한계이지만 전쟁을 그린 것만으로도 <흥보전>을 읽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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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8-26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어보신거에요? 와~~

파고세운닥나무 2010-08-26 11:10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오래 기다리던 시리즈라 서둘러 읽었습니다. 문학동네에서 세계문학전집도 함께 내던데 고전문학전집이 더 기대됩니다. 세계문학전집엔 너저분한 작품들도 있어놔서요.

다이조부 2010-08-26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저분한 작품들은 어떤걸 꼽는지 궁금하네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8-26 15:21   좋아요 0 | URL
밑에서 노이에자이트님과 얘기했지만 제국주의자 키플링의 소설입니다. <킴>을 얘기했는데, 오늘 확인해 보니 같은 시리즈로 또 <정글북>을 출간했더군요. <정글북>도 따져볼 부분이 꽤 많은데 말이죠.
김은국의 <순교자>도 허명을 달고 있는 소설인데 호들갑을 떨만한 소설은 아니구요.
전집이란 게 옥석이 섞이게 마련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