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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파티 - 영국 ㅣ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캐서린 맨스필드 외 지음, 김영희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평점 :
또 다른 창비세계문학전집에 비할 때 여성 작가의 소설이 많다. 영문학엔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할 때도 여성 작가가 많은 편이다. 무엇보다 편역자인 김영희 교수의 주관이 뚜렷이 반영된 터일진대 내겐 이들 소설이 반갑다. 여덟 명의 작가 중 여성 작가가 셋(버지니아 울프, 캐서린 맨스필드, 도리스 레싱)이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남성작가의 소설(토마스 하디 <오그라든 팔>, 데이빗 로런스 <차표 주세요>,<말장수의 딸>)까지 더하면 조금 과장해서 '영국여성소설선집'으로 말해도 무방한 책이다.
김영희 교수는 F.R.리비스를 전공한 영문학자인데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쓰는 글들이 내겐 의미있게 다가왔다. '아직도 여성을 장식으로 삼는 사회?'(<A4 두 장으로 한국사회 읽기 2006-2008>)란 글이 기억에 남아있다. 뉴스 진행자의 모습을 분석한 글인데 남녀가 함께 진행을 하지만 늘상 남성이 먼저 뉴스를 진행하는 행태를 문제삼는 글이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이후론 뉴스 진행을 좀 더 눈여겨 보게 되었는데 여성 앵커는 안경 쓴 이가 없는 것도 문제다 싶었다. 문제는 이 같은 모습을 어떻게 바꿀까다. 남녀가 번갈아 먼저 진행해야 하나? 아니면 여성 둘이 혹은 남성 둘이 진행하면 될까?
책에는 조지프 콘라드의 단편이 하나 실려있다. <진보의 전초기지>인데 내가 아는 한 국내에서 현재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콘라드의 단편 번역일 것이다. 김영희 교수가 작품 말미 소갯글에서 30여년 전 다른 단편이 번역되었다는데 그 책 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에드워드 사이드가 평생을 두고 연구한 콘라드는 근대세계체제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가이다. 소설이 꽤 많은데 번역이 되었으면 한다. 장편만 놓고 봐도 절판된 <서구인의 눈으로>(중앙일보사, 1983)와 <노스트로모>(한길사, 1983)는 다시 펴냈으면 좋겠다. 단편까지 더하면 더할 나위 없고 말이다.
Joseph Conrad(1857-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