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중1 세트 (최신판, 전3권) (특별부록 :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100% 활용하기)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시리즈
김규중 외 엮음 / 창비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내년이면 중학교에 들어가는 조카 같은 아이에게 선물한 책이다. 책은 23종의 검인정 교과서로 바뀐 중1 국어교과서의 작품을 모두 담고 있다. 시, 소설, 수필이 각각 한 권이다.  가르치는 교사의 몫이야 따로 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우선 좋은 작품이 교과서에 실려야 한다.  

  지난 국정 국어 교과서에  민태원의 <청춘예찬>(중학교)과 <기미독립선언문>(고등학교)이 실려 있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민태원의 잔뜩 겉멋 든 미문을 학생들이 왜 배워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는 문학사에서도 비중이 전혀 없는 작가이다. <조선일보>야 사사(社史)에서 자사의 편집국장이라며 홍보하지만 말이다. 무슨 이유로 그의 글을 교과서에 실었는지 모르겠다.  

  <기미독립선언문>은 고등학교 시절 나도 배운 바 있는데 그 때도 배우는 이유를 몰랐지만 지금까지 교과서에 살아 있는 게 용하다. 이오덕 선생의 격한 비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발표되던 해인 1919년이면 언문일치체가 자리를 잡으려 용을 쓰던 시절이다. 2년 전(1917년) 첫 근대소설인 이광수의 <무정>도 출간되었고 말이다.  학생들에게 독립의식을 고취하려는 뜻이라면 차라리 국사 교과서에 싣는 게 낫지 않을까?  

  아이에게 책을 건네니 "삼촌, 나는 수학이 더 좋은데?"한다. "응......근데 국어도 중요해." 나는 말끝을 흐렸다. 국문과 나온 내가 또 자기중심적인 선물을 했나 싶다. "그래도 고맙지?" 내가 묻자 아이도 "응......" 말끝을 흐렸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이조부 2010-05-21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삼촌 이네요 ^^

저는 동생이 조카에게 정기적으로 아이돌 그룹의 팬인 조카를 위하여 슈퍼주니어 시디를

사주는 걸 보면서, 쓸데없는 데 돈 쓴다고 여겼는데, 말이죠 ㅎㅎㅎ 하긴 아무것도 해준것

없는 입장에서 그런 말 하는것도 부질없지만~

국어보다 수학이 더 좋다는 조카가 신기하네요~ ㅋ

그래도 고맙지 라는 말에서 씩 웃었습니다 ㅎㅎㅎ


파고세운닥나무 2010-05-21 21:15   좋아요 0 | URL
친삼촌 친조카는 아니지만 갓난아기 때부터 봐왔거든요. 커 가는 걸 보는 게 신기하구요. 녀석, 어릴 때는 그저 책만 읽어줘도 좋아했는데 요샌 선물 해줘도 별반응도 없구요.
어우, 좀팽이처럼 이것도 상처가 되는데요^^;

다이조부 2010-05-22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팽이 라는 단어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ㅋ

한 시절 김광규시집을 틈틈히 본 적이 있는데 그 양반 시집 제목중에 좀팽이처럼

이 문득 생각났어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5-22 17:37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시집 기억이 있네요. 좀팽이 의식에 시달리던 선배가 제 책상에 꽃혀있던 <좀팽이처럼> 빌려달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