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도시 2 - The Border City 2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송두율 교수가 싫든 좋든 한국 사회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 거다.  보수야 시험하고 말 것도 없지만, 진보가 갖는 여러 색의 스펙트럼이 송두율로 인해 일순간 선명하게 제 색을 드러냈다.  황석영의 변모도 그 때 감지되었지만 눈에 또렷이 보이는 건 요새다.  

  독일 귀환 후 펴낸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에 자세히 나오지만 1심 법정진술에 대해 한 신문이 법정은 대학 강의실이 아니라고 비아냥대는데 한 인간의 전 존재가 실린 말과 행동을 비웃는 모습에 난 문득 눈물이 났다.  무시받지 않을 권리 정도는 송두율이 지녔다고 나는 생각한다.  적어도 백척간두에 섰을 때는 말이다.  감독도 이야기하지만 좌우를 막론하고 송두율에게 훈계한다. 무어라고? 백척간두에서 내려와 우리랑 살자고.  근데 이 밑이 되려 더 위험해 보인다.  적어도 난 그렇다.

  제쳐두었던 송두율의 책들을 펼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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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03-2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두율이 대한민국에서 살기로 마음 먹었다고 기자회견을 하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결국 그는 다시 독일로 떠나갔지만 말이죠.

영화를 보면서, 송두율의 아내 되는 분이 기억에 남네요. 담배 연기 자욱한

방에서 어떤 사람인지는 과문해서 모르겠으나, 진보진영의 운동을 위하여

전향(?)을 강요하는

다이조부 2010-03-25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에게, 우리가 이럴라고 여기 들어온것은 아니라고 항변하는 송두율 아내의

말에 공감을 느낍니다. 운동도 좋고 진보진영의 입장도 중요하고, 국가의 귀속감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보다도 근본적인 것은 개인 단독자로써의 양심이 더욱 중요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파고세운닥나무 2010-03-25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두율의 부인인 정정희씨는 프랑크푸르트대학의 사서로 일하며 남편을 뒷바라지했다고 합니다. 부인이자 동지인 정정희씨에게 남편의 전향은 받아들일 수 없는 사실이겠죠.

말씀하신대로 무엇보다 송두율의 양심이 중요할 겁니다. 그 양심에 자신의 삶의 무게가 담겨 있을테니까요.

요사이 보호감호를 부활하자는 말을 들으며 전 서승, 서준식 선생을 생각했습니다. 그 제도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사람들이 아직 있는데 서슴없이 그 말을 꺼낼수 있다는 게 슬프고 화가 납니다.

남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게 그들에겐 목숨보다 소중할 수 있으니까요.

다이조부 2010-03-26 01:55   좋아요 0 | URL

저는 사서 라는 직업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다 저같이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은가봐요~

이제 나이가 어린 나이가 아닌지 친구를 새로 사귀기가 녹녹치

않은데 올해 들어 알게 된 녀석이 도서관 사서 라는 직업이

무기력해 보이고, 시시한것 처럼 느끼는 것같더군요~

저는 할수만 있다면 하고 싶은데 말이죠 ㅋ

유럽에서는 사서 라는 직업이 상당히 대우를 받는것 같아요~

우석훈이 말하는것에만 의존하면 말이죠~

파고세운닥나무 2010-03-26 10:53   좋아요 0 | URL
저도 사서란 직업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다이조부 2010-03-26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복무를 앞두고 친구랑 같이 서준식의 옥중서한 을 같이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전주에 사는 친구였는데 비록 물리적인 공간은 떨어져있지만, 동시간대에

친구와 좋은 책을 함께 읽었네요~

전역 후 알게 된 것인데, 그 뚱땡이책이, 지치고 힘들기 쉬운 군생활의 버팀목이

됬다는 생각을 합니다.

파고세운닥나무 2010-03-2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석영이 동시대 지식인 가운데 서준식만큼 도덕적인 사람이 없다며 치켜세우죠.

두 사람의 인생은 현재 보면 꽤 다르게 진행되는 것 같아요.

좋은 친구를 두셨네요.

서준식의 진가를 아는 사람을 곁에 두었다는 게 참 부럽네요.

물론 서준식처럼 살아간다는 게 더 중요할 테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