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이선균 분)이 아내와의 잠자리에서 "용서해 주세요."라고 외치는 건 아내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아내는 물론, 선배, 화상 입은 아이에게도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아이를 가졌을지도 모르는 - 순전히 내 상상이지만 - 아내가 불에 타 죽는다.
아이에게 행한 잘못이자 죄였기에 새로 태어날 아이라면 용서 이후를 살아갈 힘을 줬을텐데, 그 아이와 아내가 죽고 만다.
아내의 여동생에 대한 애정도 내겐 아내의 대리자로서 그녀를 인식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소설가 이인성의 말대로 "상처란 그 흔적이 지워지지 않음으로써만 상처일 것이다."(<낯선 시간속으로>)
영화는 상처 앞에 나약한 한 인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게 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