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식은 우리의 피륙장이다. 그가 두 형의 고난을 가죽 삼아 여태 작업해왔다면 이 책에서 다루는 짐승의 가죽은 인간 그 자체이다. 그는 가죽으로 남은 짐승의 피흘림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피흘림을 가죽에 남긴 예술가를 기억한다. 또한 가죽의 피흘림을 애써 잊으려 노력하며 온갖 찬란한 색을 덧칠하는 피륙장은 진짜 피륙장이 아니라 말한다. 우리의 몫도 그 가죽에 이름을 남김임을 그는 우리에게 조용히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