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인간인가 -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기록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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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에서 끌려간 레비가 아우슈비츠에서 빵 한 조각의 참혹함을 이야기할 때 나는 이탈리아식의 부드러운 빵을 먹고 있었다.

 

  목숨을 걸고 쟁취하는 그 빵과 부드러움이라는 부가가치마저 보장한다는 이 빵 사이의 거리란 비단 60년만이 아니다.  

   
 

 그 때 나는 3층에 있는 내 침대에서 쿤 노인이 머리에 모자를 쓰고 상체를 거칠게 흔들며 큰 소리로 기도하는 모습을 본다. 그 소리를 듣는다. 쿤은 자신이 선발되지 않은 것을 신께 감사하고 있다. 그 어떤 위로의 기도로도, 그 어떤 용서로도, 죄인들의 그 어떤 속죄로도, 간단히 말해 인간의 능력안에 있는 그 무엇으로도 절대 씻을 수 없는 혐오스러운 일이 오늘 벌어졌다는 것을 쿤은 모른단 말인가? 내가 신이라면 쿤의 기도를 땅에 내동댕이 쳤을 것이다.('1944년 10월', 198-1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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