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싸라비아]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앗싸라비아 - 힘을 복돋아주는 주문
박광수 글.사진 / 예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책과 함께 온 멋진 프린트의 노트>
 
고백컨대 내 사진책에는 네가 어쩌면 기대하는 아주 아주 멋진 풍경 따위는 없어.
왜냐하면 네가 기대했던 그런 풍경이 내 앞에 펼쳐질 때, 난 기민한 동작으로 카메라를 즉시 들지 못했거든.(중략)
그래서 네가 보는 지금의 내 사진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막 지나간 찰나의 사진이야.
그러니 부디 내 사진을 보면서는 가장 아름다웠을, 사진의 바로 앞 순간을 상상해줘.(프롤로그 중에서)
  

공감가는 표현이다.
그래서 난 이제 사진 찍는 걸 어느정도 포기했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생각도 버리기로 했다.
사진 찍기 위해 발버둥치다 어디 놓친 게 한 두가지랴.
그냥 마음 속에 예쁘게 담아두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니 오히려 사는게 편해졌다. 

이 책은 사진집이다.
한국, 일본, 중국, 스위스, 필리핀,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세상풍경이 담겨있다. 
그런데 광수씨 말대로 솔직히 이 책에서는 사진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종이 재질때문인가?
알라딘 책소개에 나오는 사진은 선명하니 눈에 쏙쏙 들어오는데 실제 책에 실린 사진들은 좀 칙칙하게 보인다.(사진에 문외한이긴 하다) 

이 책은 에세이집이다. 
광수씨의 생각을 적어놓은 짧은 글들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진실의 무게 

사람들은 재미없는 진실보다
위트 있는 거짓에 더 많은 점수를 준다.
두서없는 진실보다
논리적인 거짓에 고개를 끄덕이고
침묵하는 진실보다
소리치는 거짓에 더 귀를 기울인다. 

그것이 때로는 아주 당연한 진실이
당연한 거짓에 지고야마는 이유이다. 

자장면과 짜장면 

사랑은 짜장면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너무 자주 먹어서 물린 나머지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시간이 흐르면 또 그리운. 

사랑은 짜장면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따뜻할 때가 가장 맛이 있는. 

사랑은 짜장면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짜장면을 먹을 때는 짬뽕이 그립고 
짬뽕을 먹을 때는 짜장면이 그리운. 

사랑은 짜장면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깔끔하게 먹으려고 노력해도
그만 입 주변을 더럽히고 마는.
  

광수씨!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진기 내려놓고 그냥 붓을 다시 들어 주심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부디 용서해주삼!) 

이 책은 또한 명언집이다.
거의 매 페이지마다 명언이 실려있다.
영문도 함께 실려 있어 해석해가며 비교해 읽는 것도 꽤 재미가 쏠쏠했다. 

Be slow in choosing a friend, slower in changing.(Benjamin Franklin)
친구를 고르는 데는 천천히, 친구를 바꾸는 데는 더 천천히.(벤자민 프랭클린) 

Mothers are fonder than fathers of their children because they are more certain they are their own.(Aristoteles)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자식을 더 사랑하는 이유는 아이가 자기 자식임을 더 확신하기 때문이다.(아리스토텔레스)
ㅋㅋㅋㅋ 아리스토텔레스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I never think of the future. It comes soon enough.(Albert Einstein)
나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법이 없다. 어차피 곧 닥치니까.(알버트 아인슈타인)
크~~~~ 독하다. 

힘을 북돋아 주는 주문 <앗싸라비아>
이 책은 한마디로 종합선물세트이다.
여러 나라의 풍경 사진, 광수씨의 위트 넘치는 글, 다양한 인사들의 명언, 게다가 부록으로 멋진 프린트의 노트까지 주니 말이다. 

마지막 페이지의 글이 인상적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때, 나는 울고 주위 모든 사람들은 기뻐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때는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울고 나는 미소짓도록 나의 삶을 이끌어야 한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국민MC 김제동의 첫 책이다. 
2010년 2월에서 2011년 3월까지 경향신문에 연재된 <김제동의 똑똑똑> 인터뷰 내용을 엮어 냈다.  

김제동이 만난 25인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참 여러번 고개를 주억거렸다. 
25인 모두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우뚝 선 사람들이라 그런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예술이다. 
심하게 공감가는 부분에 포스트 잇을 하나씩 붙이다 보니 ㅋㅋㅋ 책이 난리도 아니다.     

<엄홍길>
산 앞에 선 내 자신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대자연 앞에 인간은 정말 보잘것없구나 하고 느꼈죠. 약간의 바람만 휘몰아쳐도 꼼짝 못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었죠. 

<박원순>
개천에서 용 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송사리로 남아 개천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혼자 용 빼는 재주로 하늘 올라가는 것보다 함께하며 힘이 돼주는 사람이 더 귀한 존재입니다.

<정재승>
지금까지 과학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편하고 풍요롭게 살아보자는 방향으로 사용됐어요. 이에 대한 반성은 있어야 해요(중략) 질주하는 과학을 멈출 수는 없으니까 질주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지요. 

이젠 시대가 달라졌죠. 더 똑똑한 것 대신 다른 사람 100명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해요. 자신이 아는 것을 개방하고 공유하고 협동해야만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시대착오적 방법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어서 걱정되는 부분이 많아요. 모두 장미가 되라고 닦달하면서, 더 빨간 장미가 되라고 닦달해요. 

<고현정>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 것, 그게 다 내가 한 일이고 나에게서 나온 거야. 내가 한 행동에 대해 그들이 판단하는 건 그들의 자유야. 남들의 생각까지 내 의도대로 맞추겠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권력욕이지. 내가 주장한 건 핑크였는데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은 검정이 될 때가 있지. 그 간극을 줄이겠다고 나서는 것은 잔류형 인간이야. 

난 연예인이 '가십' 없는 건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해. 연예인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라고 있는 존재들이야. 우리를 보면서 사람들은 위로와 재미를 얻는거야. 삶의 지표나 방향을 잡으라고 있는 존재가 아니지. 연예인에게 '가십'이 없다? 그리고 '가십'을 봉쇄해 버린다? 그건 연예인으로선 직무유기야. 우리가 성녀처럼, 대통령처럼 취급받고 싶어 한다면 그건 정신병자야. 연예인은 무대에 선 광대고, 객석에 앉은 대중은 귀족이지. 

<설경구>
어떤 인물에 빠져 촬영하고 나면 그 인물이 나에게 찌꺼기처럼 남아 있을 때가 있어. 그래서 작품을 할수록 변태가 되나봐. 원래의 나와 내가 연기했던 캐릭터가 버무려져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거지. 

<조정래>
민주주의는 솟아나는 것도, 떨어지는 것도, 산에 자라는 나무도 아니고, 화분에 심은 화초예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가꿔나가지 않으면 시들고 죽어버립니다. 

내 인생 양쪽엔 김초혜와 대하소설이라는 장막이 쳐 있었던 셈인데 나에게 집사람은 지금도 날로 새롭게 피어나는 꽃입니다.

........

사족을 달 수 없는 말들이 쏟아진다.
직접 읽고 느낄 밖에. 

김제동씨, 다음 책은 제동씨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기대할께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나무집 2011-06-18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책들이 줄줄이네요.
나도 신간평가단 하고 싶어라.
서평 안 쓰고 하는 신간평가단은 없나요? 그냥 입소문으로만 평가하고!!!!

엘리자베스 2011-06-20 01:03   좋아요 0 | URL
내말이요...
서평을 계속 의식하고 책을 읽어야 해서 즐거움보다는 의무감이 더 클 때가 있어요.
특히 서평기한이 막 다가올때는 더하죠. 그때는 또 왜그렇게 다른 책들이 읽고 싶어지는지...
이 책도 빌려드릴께요^^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할 것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신현림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엄마는 여자다.
일흔이 가까운 나이임에도 자신이 여자라는 걸 한시도 잊지 않는다. 
신현림 작가는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들로 가득한 우리네 엄마들의 화장대를 바꿔드리자고 이야기했지만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친정에 가면 엄마는 나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신다. 요즘 화장품들은 왜 이렇게 다 영어로 쓰여있냐고. 
그러면 난 굵은 펜으로 화장품 위에 엄마가 알아보기 쉽도록 큼지막하게 우리말로 써드린다. 
내친 김에 엄마가 드시는 비타민제, 칼슘제 통에도 유통기한을 크게 표시해 드린다. 

엄마는 그게 고마운지 몇 번의 망설임 끝에(고민하는 엄마의 모습 ㅋㅋ) 자신이 아끼는 크림샘플을 선뜻 내게 주기도 하신다. 
나는 이런 우리 엄마가 참 좋다. 

얼마전 엄마에게 용기를 내어 고백했다.
딱 지금 내 나이 42살에 혼자 되어 우리 4남매를 키운 엄마.
"엄마, 힘들었지. 고마워요. 결혼하고 내자식 키워보니까 알겠더라고. 우리엄마 그 일을 다 어떻게 혼자 해냈을까. 엄마 정말 대단해"

살가운 데라곤 한군데도 없는 막내딸의 고백에 엄마는 눈물을 보이셨다.
그리고 이 소식은 평택에 사는 오빠에게, 미국에 살고 있는 두 언니에게 거의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네가 웬일이냐, 잘했다. 엄마 감동받았대' 등의 전화를 받으면서 울엄마의 발빠른 대응에 또 한번 '대단해'를 외친다. 
나는 이런 우리 엄마가 참 좋다. 

오늘 엄마한테 다녀왔다.
만나자마자 무언가를 먹이려고 하는 엄마에게 포옹부터 먼저하자고 제안했다.
엄마의 눈빛이 말한다. 
'얘가 요즘 왜이러지? 하지만 난 좋구나'
포옹도 한번 하기가 쑥스러워서 그렇지 한번 트니까 자꾸 하고 싶어진다.
엄마 품! 정말 좋다.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신현림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책 덕분에 요즘 엄마랑 연애하는 기분이다. 

다음엔 엄마에게 책을 읽어드릴거다.
어떤 책을 읽어드릴까? 행복한 고민중이다. 

엄마에게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 유행하는 소설을 읽어드려보라.
좋은 책의 글귀를 보는 일은 인생에서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엄마와 함께 책을 보는 일은 경험과 삶의 지혜와 철학을 만나게 해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서로의 영혼을 느끼고 영혼이 풍요로워짐을 깨달으리라. 참으로 멋진 일이다.
시간을 미루지 말기를 빈다.
지금 당장 전화나 문자로라도 엄마가 좋아하실 글이나 시를 전해보기를.
그렇다면 이 순간 추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194쪽)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나무집 2011-06-1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엄마에게 해드리고 싶은 건 참 많은데 하나도 못해 드리고 늘 받기만 하네요.
화장품 글씨뿐이 아니지요.
세상은 점점 노령화 시대가 되어간다면서 생필품은 죄다 눈 어두워지는 노인들은 외면하고 있으니..
저도 가끔 친정에 가면 샴푸 린스 같은 거에 매직 글씨로 큼지막하게 써놓고 와요.

엘리자베스 2011-06-16 00:00   좋아요 0 | URL
언니도 그러셨군요. 이 책 얼른 빌려드릴께요.
요즘 제가 느끼는 건요...엄마를 감동시키는게 정말 쉽다는 거예요.
엄마들은 그냥 감동할 준비가 되어있는 분들 같아요.

소나무집 2011-06-18 13:21   좋아요 0 | URL
언니라는 말에 왜 눈물이 찔끔 나올까나...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 음악과 함께 떠나는 유럽 문화 여행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정태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다.(책 읽는 중간 몇번씩 쓰다듬어줬다)
별이 다섯개 밖에 없는게 한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사진에, 음악에, 이야기에 눈과 귀가 즐거울 수밖에 없는 책이다.
CD까지 함께 있었더라면 훨씬 좋았겠지만 음원싸이트나 유튜브에서 공들여 일일이 찾아 듣는 재미 또한 즐거운 경험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음악에 관한 책에는 CD가 꼭 함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클래식 분야는 더욱 더.  

<표지사진은 체코 프라하의 카를다리와 블타바 강, 작가는 이곳에서 프란츠 카프카와 스메타나를 떠올린다>

건축가 정태남이 클래식 음악에 깊이 빠지게 된 것은 고교시절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알함브라의 추억>에 매료되어 클래식기타를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이 책의 시작이 <알함브라의 추억>이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30년을 살면서 그가 직접 가보고 그곳에서 체험한 이야기들을 정리하여 펴낸 이 책에는 유럽 10개국 20개 도시 30개의 특정한 장소와 그 곳과 관련된 음악이 실려있다.
30개의 장소는 6부(궁전과 성, 다리, 정원과 공원, 집, 길, 성전)로 나누어져 있다.  

책의 순서대로 장소별로 읽는 것도 좋지만 나라별로 보는 것도 괜찮다.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과 헤네랄리페 정원, 팔마 데 마요르카에 있는 안익태 선생의 유택, 마드리드의 거리...
그 곳과 관련된 음악과 이야기들...
특히 마요르카 섬 중심가에 세워져 있는 안익태 선생의 기념조각과 그의 이름을 딴 '안익태거리'가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고 감사했다.
 

일본의 저명한 작곡가 단 이쿠마는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가는 한국의 애국가'라고 말했고, 2002년 월드컵때 한국과 프랑스 경기를 중계하던 스페인 아나운서는 '여러 나라 국가를 들어봤지만 이렇게 멋진 국가는 난생 처음 들어봅니다. 프랑스 국가보다 훨씬 더 멋지군요.' 라고 했다고 한다. 

남들은 이렇게 칭찬을 하는데... 앞으로 애국가 부를 일 있으면 무조건 큰 소리로 불러야겠다.  

얼마전 종방된 '오페라스타'에서 가수 테이가 불렀던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중에서<별은 빛나건만>이 떠오른다.
대중가수들이 오페라에 도전한 이 프로그램이 굉장히 신선했다. 
죽음을 앞둔 화가 카바라돗시가 사형대에 오르기 전에 연인 토스카와의 아름다웠던 사랑의 순간을 회상하면서 부르는 슬픈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   

 <거룩한 천사의 성과 다리>

이탈리아 로마의 '카스텔 산탄젤로(거룩한 천사의 성)'는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마지막 장면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이 성은 원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영묘였는데 로마제국의 국운이 기울어지면서 로마를 지키는 요새로, 성채로, 피신처로 급기야는 정치범들을 수감하는 악명높은 형무소로 사용되었다.
오페라 '토스카'의 3막은 바로 이 성이 형무소로 사용될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무 사전 지식 없이 들었을 때와 이런 역사적인 배경과 스토리를 알고 난 후 듣는 '별은 빛나건만' 은 정말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이 책은 여행에 관한 것이지만 여행정보서적은 아니며, 또 음악에 관한 것이지만 음악해설서나 명반해설서는 아닙니다. 또 내가 건축가라고 해서 이 책에서 음악과 건축과의 관계에 대한 학술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이 책에서 나는 오로지 유럽 여행을 꿈꾸고 또 음악을 가까이 하는 독자들과 함께 여행과 음악이 주는 삶의 기쁨과 앎의 기쁨을 나누려고 할 뿐입니다. <머리말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했지만 나에겐 이 책이 여행정보책이고 음악해설서이다.
언젠가 유럽을 여행한다면 그때는 이 책을 꼭 가져가리라 다짐해본다.

21세기북스에서 나온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는 '살면서 한번은 만나야 할 문화와 예술이 살아있는 여행에세이'라고 한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아! 오늘부터 딸아이와 함께 기타를 배우기로 했다.
가까운 미래에 <알함브라의 궁전>을 딸과 함께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근두근~~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jy 2011-05-1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여행을 부르는 책이군요! 회사가 쪼잔해서 유럽갈려면 퇴사해야됩니다^^;
가수들이 오페라 부르는거 잠깐 보면서 전 딴생각을 했어요~~ 판소리같은 버젼으로 만들어도 참 재밌겠다.. 최소한 가사를 대충이라도 알아들을수 있을테니 말입니다ㅋ

엘리자베스 2011-05-11 18:04   좋아요 0 | URL
전 애들 키워놓고 가야 해요 ㅋㅋ

소나무집 2011-05-12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도 일생에 한 번은 가보고 싶은데...
클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아이들이랑 같이 가면 되잖아요.
기타 배우는군요. 언제 모녀지간 솜씨 한 번 들려주세요.

엘리자베스 2011-05-12 12:4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같이 가면 되는데.
근데 왜 이렇게 혼자 가고 싶죠?

어제 기타학원 등록했어요. 아이 등록하면 엄마는 무료로 가르쳐 준다고 해서 저도 한번 배워볼려구요.
열심히 배워서 꼭 보여드릴께요^^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끄럽게도 이해인 수녀님의 책을 처음 읽었다.
왠지 나와는 너무 먼 거리에 계신 분인 것 같아 지레 어렵게 생각했었다. 
책을 읽으면서 수녀님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절에 가서 공양을 할 때 실수로 국을 쏟지는 않을까, 너무 빨리 먹은 건 아닐까, 또 많이 먹은 건 아닐까 하며 긴장하는 모습 속에서 수녀님도 결국은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 고민중 하나가 바로 먹는 습관이다.
똑같이 밥을 먹어도 난 항상 일등으로 밥을 먹는다.
게다가 요즘은 잘 흘리기까지 한다.
한번도 아니고 두 세번씩 흘리고 나면 내 자신이 막 싫어지면서 주변사람들을 살피게 된다.
혹시라도 나를 게걸스럽게 밥먹는 사람으로 기억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아무리 절제를 기본으로 해야 하는 수행자라도 밥만은 아주 복스럽고 맛있게 먹어야 보기가 좋고 옆에서도 부담을 덜 느낄 것이다. 밥상에서는 너무 드러나지 않게, 남이 눈치채지 않게 아주 조금씩 절식하는 노력이 더 아름답다고 본다.(20쪽) 

너무 드러나지 않게, 남이 눈치채지 않게 아주 조금씩 절식하는 노력...(깊이 새겨야겠다) 

이해인 수녀님은 나와 비슷한 사람이면서 또 나와 확실히 다른 사람이기도 하다.
수녀님의 시 <잎사귀 명상>을 읽으면서 세상 모든 이를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 끌어 안을 수 있는 그 넓은 마음에 감탄했다.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잎맥의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뾰족하게 넓적하게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 

마주나기잎 어긋나기잎
돌려나기잎 무리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운명이
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나'라는 꽃이 지고 나면 어떤 잎사귀가 보일까? 둥근? 길쭉한? 뾰족한?
둥근 잎사귀에 마주나기잎이면 좋겠다. 어긋나기잎은 왠지 삐딱해 보이고, 돌려나기잎은 너무 빡빡해 보이고, 무리지어나기잎은 존재감이 없어 보인다. 꽃이 지는 그 순간까지도 나는 욕심꾸러기인 모양이다.

나는 요즘 이 책을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읽고 있다.
수녀님이 언급한 사람, 책, 노래 등 어느 하나 그냥 흘려듣지않고 노트에 적고 찾아보고 들어본다.
수녀님의 시 또한 소리내어 읽어보고 또 읽어본다.
본디 시를 즐길줄 모르는 나인데 수녀님의 시는 자꾸 읽게 된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