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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신현림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엄마는 여자다.
일흔이 가까운 나이임에도 자신이 여자라는 걸 한시도 잊지 않는다. 
신현림 작가는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들로 가득한 우리네 엄마들의 화장대를 바꿔드리자고 이야기했지만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친정에 가면 엄마는 나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신다. 요즘 화장품들은 왜 이렇게 다 영어로 쓰여있냐고. 
그러면 난 굵은 펜으로 화장품 위에 엄마가 알아보기 쉽도록 큼지막하게 우리말로 써드린다. 
내친 김에 엄마가 드시는 비타민제, 칼슘제 통에도 유통기한을 크게 표시해 드린다. 

엄마는 그게 고마운지 몇 번의 망설임 끝에(고민하는 엄마의 모습 ㅋㅋ) 자신이 아끼는 크림샘플을 선뜻 내게 주기도 하신다. 
나는 이런 우리 엄마가 참 좋다. 

얼마전 엄마에게 용기를 내어 고백했다.
딱 지금 내 나이 42살에 혼자 되어 우리 4남매를 키운 엄마.
"엄마, 힘들었지. 고마워요. 결혼하고 내자식 키워보니까 알겠더라고. 우리엄마 그 일을 다 어떻게 혼자 해냈을까. 엄마 정말 대단해"

살가운 데라곤 한군데도 없는 막내딸의 고백에 엄마는 눈물을 보이셨다.
그리고 이 소식은 평택에 사는 오빠에게, 미국에 살고 있는 두 언니에게 거의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네가 웬일이냐, 잘했다. 엄마 감동받았대' 등의 전화를 받으면서 울엄마의 발빠른 대응에 또 한번 '대단해'를 외친다. 
나는 이런 우리 엄마가 참 좋다. 

오늘 엄마한테 다녀왔다.
만나자마자 무언가를 먹이려고 하는 엄마에게 포옹부터 먼저하자고 제안했다.
엄마의 눈빛이 말한다. 
'얘가 요즘 왜이러지? 하지만 난 좋구나'
포옹도 한번 하기가 쑥스러워서 그렇지 한번 트니까 자꾸 하고 싶어진다.
엄마 품! 정말 좋다.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신현림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책 덕분에 요즘 엄마랑 연애하는 기분이다. 

다음엔 엄마에게 책을 읽어드릴거다.
어떤 책을 읽어드릴까? 행복한 고민중이다. 

엄마에게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 유행하는 소설을 읽어드려보라.
좋은 책의 글귀를 보는 일은 인생에서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엄마와 함께 책을 보는 일은 경험과 삶의 지혜와 철학을 만나게 해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서로의 영혼을 느끼고 영혼이 풍요로워짐을 깨달으리라. 참으로 멋진 일이다.
시간을 미루지 말기를 빈다.
지금 당장 전화나 문자로라도 엄마가 좋아하실 글이나 시를 전해보기를.
그렇다면 이 순간 추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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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11-06-1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엄마에게 해드리고 싶은 건 참 많은데 하나도 못해 드리고 늘 받기만 하네요.
화장품 글씨뿐이 아니지요.
세상은 점점 노령화 시대가 되어간다면서 생필품은 죄다 눈 어두워지는 노인들은 외면하고 있으니..
저도 가끔 친정에 가면 샴푸 린스 같은 거에 매직 글씨로 큼지막하게 써놓고 와요.

엘리자베스 2011-06-16 00:00   좋아요 0 | URL
언니도 그러셨군요. 이 책 얼른 빌려드릴께요.
요즘 제가 느끼는 건요...엄마를 감동시키는게 정말 쉽다는 거예요.
엄마들은 그냥 감동할 준비가 되어있는 분들 같아요.

소나무집 2011-06-18 13:21   좋아요 0 | URL
언니라는 말에 왜 눈물이 찔끔 나올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