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이 싫어! 풀빛 그림 아이 11
맨주샤 퍼워기 지음, 이상희 옮김, 린 프랜슨 그림 / 풀빛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새로들어온  책이 이런저런 이유로 사무실에 박스채 쌓여 있다.    몇개의 박스를 열어 책들을 살펴보다  보관함에 들어있던 책들을 골라냈다.   이 책도 그 중 한권.   

주인공인 미나는 책을 싫어한다.   책을 보는게 싫은 것도 아니고 그냥 책을 싫어한다.     집안에는 온통 책 투성이지만  미나는 책이 싫다.  어려서부터 너무나 많은 책을 봐왔기때문...   읽으려고 생각조차 않는다.   부모님은 책을 계속해서 사들이지만   집안엔 책을 둘곳이 없을 정도로..  냉장고 안에도 , 소파 밑에도, 옷장,서랍등등  집안 어디를 가도 책을 만난다.    

미나의 집에서 책을 싫어하는 또 하나인  고양이 맥스.    미나는 아침에 맥스를 찾으려다  아기때부터 부모님이 사주었으나 읽지 않고 쌓아둔 책 산을 무너뜨리고...   무너진 책 속에서 튀쳐나온 동물들을  돌려보내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한다.

비록 영어 이름이긴하지만  미나라는 이름도 정겹고  인물들의 얼굴도  웬지 정겹게 느껴진다.  수많은 책들을 보고  어른들은 대부분  만족감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지만 아이들은 그렇지만은 않을것이다.   뭐든지 경험하고 느껴야만이 소중하고  재미있다고 여기게 마련이다.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주로 재미있는 책들을 골라  책에 재미를 붙여주려고 하지만  역시 노는 재미에 읽는 재미는 따라가지 못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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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여행은 담양이다. 빠르게만 돌아가는 세상에서 조금은 여유롭게 시작하고 싶어서다. 눈 쌓인 도시에서 소박한 대나무 향이 묻어나는 곳 담양으로 길을 떠난다.

겨울 담양은 특히 시간을 내서 천천히 정성 들여 둘러보아야 한다. 부러 구불구불 낸 길 위에서, 눈 덮인 작은 외나무다리를 건너면서 지금까지의 인생을 되돌아본다.
눈 내린 겨울 담양의 분위기를 즐기고, 대숲의 소리를 듣고 향과 맛을 느끼면 어느새 삶의 욕망을 버린 소박한 마음이 된다.
시인의 마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담양은 대나무의 도시다. 굳이 인공으로 조성된 대나무 숲을 찾지 않아도 도시 전체가 대나무 천지다. 우리나라의 대나무 서식지 중 약 70%가 담양에 있단다.
나지막한 동네 뒷동산에도 양지바른 언덕배기에도 대나무가 가득 자란다. 대나무의 참 맛은 역시 가슴으로 듣는 서걱거림이다.
하늘이 보이지 않도록 빽빽한 죽림 한가운데 서서 잠시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 보라. 눈보라 치는 차가운 겨울 바람에 흐느끼는 대숲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루마나 유키 구라모토의 피아노 연주 소리가 부럽지 않다. 그 기막힌 소리를 귀로 듣고 가슴에 담아올 수 있다면 담양 여행은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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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대나무 숲 바람에 울다
대나무박물관 -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 대나무골테마공원 - 담양호 드라이브

담양 여행의 첫 코드는 대나무다. 시작은 대나무박물관. 박물관 입구에 보이는 삐쭉삐쭉 뻗은 맹종죽, 오죽, 분죽, 국죽, 삼각죽 등을 보며 대나무의 생김새를 비교해 본다.
박물관에는 전통 고죽품과 담양에서 생산된 갖가지 죽공예품이 전시돼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물관에서 대나무에 관한 기본 공부를 마쳤다면 본격 대나무 탐험에 들어간다.
금성면 대나무골에 자리한 테마공원으로 향하는 24번 국도에서 그 유명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만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길이다.

담양 주민이 정성 들여 가꾼 지 40여 년. 이제 이 메타세쿼이아 길은 담양에선 없어선 안 될 명물이다. 드라이브를 하려면 학동마을 입구에서 오른편 옛 길로 빠져야 한다. 같은 24번 도로지만 새로 난 길이 나란히 뻗어 있다.

지난 여름에 울창하게 자라나 하늘을 가렸을 나무 터널은 이제 잎이 다 떨어져 뾰족한 가지만 남았다. 겨울 풍경이 쓸쓸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허전하기보다는 또 다른 낭만이 느껴진다. 고즈넉한 오후의 햇빛을 가르는 나무를 바라보면 기분이 말랑말랑해진다.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을 대나무 숲 속에 풀어놓는다. 대나무골테마공원은 사진 기자 출신의 신복진 씨가 30년 동안 조성한 국내 최대 규모의 죽림.
각종 영화와 드라마를 비롯해 한석규의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란 카피로 유명한 휴대전화 CF 촬영 장소로 쓰였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자라난 빽빽한 대나무 숲에선 금방이라도 푸른 물이 뚝뚝 흘러내릴 듯하다.

잠시 내린 싸락눈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리고 그 끊임없는 대숲의 서걱거림. 시인이 돼볼까. "대숲을 제대로 느끼려면 파릇한 봄이나 여름보다 눈보라 치는 겨울이 제격이여. 그 아름다움에 넋이 나가 내가 예서 이러고 있잖여. 대나무 숭그는 일이 내 인생 최고의 기쁨이지잉." 흰 수염 가득한 얼굴로 넉넉하게 웃는 신복진 씨가 말한다.

낭만의 여세를 몰아 첫째 날은 담양호 드라이브로 마무리한다. 대나무공원에서 나와 순창 방면 29번 도로를 타면 메타세쿼이아 길이 다시 연결된다.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지나 담양호에 닿는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꼭 한반도의 모습처럼 보인다는 호수다. 추월산의 머리 부분이 호수 건너편으로 보인다.
그곳에서 흘러내리는 저녁 노을. 흰 눈과 섞인 오렌지빛 감동은 호수를 물들이고, 낯선 이의 마음도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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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Point - 영화, 드라마, CF의 단골 촬영지
담양은 빼어난 풍경 덕에 일찍부터 영화와 드라마 CF의 촬영지로 선호돼 왔다. 드라마 <다모>에서 하지원과 김민준의 첫 회 격투 장면은 삼인산 대나무밭에서 찍었고, <여름향기>에서 송승헌과 손예진이 대나무에 쓰인 낙서를 웃으며 읽는 장면은 대나무골테마공원에서, 영화 <스캔들>의 조선 상류 사회 장면을 연출하는 데는 소쇄원이 배경이 됐다.

이밖에 영화 <와니와 준하>에서 김희선이 아버지와 함께 차를 타고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지나는 장면, <청풍명월>에서 최민수와 조재현이 맞닥뜨리는 장면도 담양의 대숲이 배경.

담양은 예술의 도시다. 전문 예술인뿐 아니라 담양 사람은 대부분 구성진 소리 한 자락씩은 할 줄 알고 남도풍의 글을 쓰거나 흙을 빚어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그들의 직업은 차 재배자, 농사꾼, 카페 주인, 문화해설사 등 다양하다.
분청사기의 고장 광주와 이어지는 고서면 지역에는 도예 공방이 몰려 있어 손을 꼼지락거리고 싶다면 얼마든지 흙을 만져볼 수 있다.

대덕면에는 한국 여성과 결혼해 이곳에서 벌꿀 밀랍 초를 만드는 독일인 빈도림 씨가 있고, 논 흙으로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토우(土偶)를 만드는 농사꾼 예술가 송일근 씨도 있다.
집 한쪽에 마련된 작업실과 전시실에서 그들의 작품을 구경하고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담양은 정자(亭子)의 도시다. 면앙정, 송강정, 식영정, 소쇄원 등 몇백 년 동안 한 자리에 서서 담양의 경치를 즐겨온 20여 개의 빼어난 정자가 남아 있다. 정자는 옛 선비가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시 한 수 읊으며 은근한 멋을 즐기던 장소. 때문에 정자가 있다는 것은 곧 훌륭한 풍광이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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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여행을 할 때 여행자가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바로 이 '정자 구경'이다. 사람들은 정자 그 자체에 목적을 두고 찾아간다. 하지만 밖에서 바라보기만 해서는 진정한 정자의 의미도, 멋도 느낄 수 없다. 신발을 벗고 정자에 올라 안에서 밖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맑은 하늘에 해 질 무렵, 면앙정에 신을 벗고 오르면 알게 된다. 곱게 눈 덮인 삼인산 자락과 그 아래 강쟁 뜰을 물들이는 와인 빛 저녁 노을의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Day 2] 담양에서 예술가 되다
빈도림 꿀초 만들기 - 허허공방 -광주호 드라이브 - 소쇄원 - 카페촌

조금은 특별한 체험을 해본다. 대덕면 문학리 옥천골에 참 재미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독일 남자 빈도림 씨, 한국 여자 이영희 씨 부부다.
독일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일하던 빈도림 씨 내외는 2년 전 이곳으로 내려와 산골짜기에 예쁜 집을 지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벌꿀 밀랍 초를 만든다. 본래 초는 벌이 지은 집인 밀랍으로 만들어야 진짜다. 토종꿀 업자에게 받아온 밀랍을 여러 차례 정제해 맑은 엿기름처럼 만들고 대나무통에 부어 굳히면 대나무벌꿀초가, 추를 단 실을 밀랍통에 수십 차례 넣었다 뺐다 하면 막대처럼 생긴 고드름초가 탄생한다.

천연 재료를 쓰고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기 때문에 값은 좀 비싸지만 그 독특함에 반한 사람이 많아지면서 담양군 특산물 리스트에도 올랐다. 흥미로운 벌꿀초 만들기는 체험도 가능하다. 다섯 명 정도가 막대초 두 자루와 대나무초 하나씩을 만드는 데 15만원 정도. 또는 1만원짜리 세트를 사 가지고 집에 가서 해볼 수도 있다. 벌꿀 냄새 은은한 초 만들기를 해본 다음엔 '허허공방'을 찾는다. 달이 뜨면 그 마을 산자락이 달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형세가 된다고 해서 무월리라는 이름이 붙은 마을에 송일근 씨가 산다. 자칭 농부라고 말하는 그를 사람들은 도예가라고, 토우 작가라고 부른다. 옛날 외가처럼 정감 있게 지어진 흙집은 그가 직접 만든 작품. 집 뒤에는 너와집 모양의 전시 공간도 있다. 세상사 그저 웃으며 살자는 뜻에서 이름도 허허공방이다.

길과 대문, 집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그 집에는 유독 입이 찢어져라 헤벌쭉 웃고 있는 토우가 많다. 논 흙으로 만든 거칠고 투박한 녀석들이지만 그 얼굴을 보면 웃지 않고 배길 수가 없다. 본채 앞에 둥글게 생긴 흙집은 7년째 짓는 중. 앞으로 찻집으로 만들 예정인데 언제 완성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농사하는 틈틈이, 토우 만드는 틈틈이 짓기 때문이다. 세월아, 내월아~ 오후의 드라이브는 포도로 유명한 고서면에서 시작한다. 8km에 이르는 배롱나무길이다.

배롱나무는 아직 더 커야 하지만 뒤틀린 몸체와 그 너머로 펼쳐진 눈 덮인 들녘을 구경하면 가는 길이 재미있다. 887번 지방도를 따라 식영정과 가사문학관, 소쇄원을 둘러본 후 약이 되는 차 메뉴가 가득한 카페촌에 들러 따끈한 차와 함께 겨울 담양의 낭만을 즐겨본다.

Travel Point - 광주호-가사문학관 887번 지방도 카페촌
고서면에서 광주 방면 887번 지방도를 따라 담양 카페촌의 눈 내리는 겨울밤의 낭만을 즐겨본다. 광주호를 중심으로 20여 개의 카페가 모여 있다. 가사문학관 입구 한옥 지붕의 카페 '보리와 이삭'(061-381-9333)에서는 매월 셋째 주 일요일에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누룩과 보리밥을 삭힌 후 차게 마시는 새콤달콤한 단술을 꼭 맛볼 것. 뒤편에 이웃한 '물소리 바람소리'(061-381-3340)는 몸에 좋은 약차를 내놓는다. 박하차, 연잎차, 금귤차, 애기사과차 등 서울에서 맛보기 힘든 차가 많다.

설탕이나 꿀 대신 계피나 감초로 단맛을 낸 것이 특징. 광주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해바라기'(061-381-6667)에서는 웰빙 꽃새싹밥을 맛볼 수 있다.

은은한 향 속에 대나무 냄새가 난다. 초겨울까지 피는 하얀 차 꽃을 따다 냉동시키고, 연둣빛 거품이 풍성한 말차 위에 띄워 먹는 맛은 오로지 담양에서밖에 경험할 수 없다.

간단한 다기 세트를 보자기에 묶어 들고 마을마다 하나쯤 있는 정자 위에 올라본다. 눈이라도 올라치면 신선이 따로 없다.
담양은 맛의 도시다. 최고의 맛으로 치는 남도 음식 중 그 중심지가 바로 담양이다. 마음이 더욱 흐뭇한 것은 소문난 음식점 중에는 2대, 3대를 이어 내려오는 곳이 많다는 점이다.

담양에서는 꼭 떡갈비와 대나무요리를 먹어봐야 한다.
부드러운 육질에 감칠맛 나는 양념을 정성껏 해서 숯불에 구운 떡갈비와 식당 앞 대숲에서 금방 잘라 온 대나무통에 고슬고슬 밥을 지은 대통밥, 죽림에서 자란 닭으로 요리한 죽계찜까지.

웬만한 미식가는 혀를 내두른다. 음식점 외관의 허름함을 보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오로지 맛만으로 몇십 년을 버텨온 식당들이니까. 담양의 소문난 맛집에서 음식을 먹는 것은 곧 장인의 철학을 먹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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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담양의 맛에 함빡 빠지다
대나무온천탕 - 떡갈비와 대통밥

이른 아침, 민박집 큰 창 너머로 보이는 삼인산 해돋이를 보고 따끈한 온천탕으로 향한다. 역시 겨울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온천이 제격이다. 금성산성 아래 자리한 담양온천리조트가 주로 여행자가 찾는 곳이라면, 지난해 문을 연 읍내 대나무온천탕은 담양 주민이 즐겨 가는 곳이다. 이곳은 오로지 대나무로만 만든 국내 최초의 대나무 테마 온천탕.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진한 대나무 목초액 냄새가 풍긴다. 댓잎 향, 차 향 은은히 풍기는 죽엽죽로탕에서 커다란 대나무 통발에 대나무 숯 가득 넣어 띄워놓은 대나무숯탕, 무좀·아토피·중풍·비듬 제거에 효과가 있다는 죽초맥탕, 대나무산소찜질방까지 그야말로 온천탕에서 죽림욕을 하는 셈이다. 위층에는 역시 대나무를 테마로 한 다양한 찜질방 시설이 마련돼 있어 제대로 대나무의 기운을 받을 수 있다.

시원하게 온천욕을 즐기고 나면 출출해진 배를 채울 차례. 기쁘게도 담양에는 맛있는 음식이 많다. 굳이 꼽으라면 떡갈비와 대나무통밥, 암뽕, 한정식 등. 부드러운 1등급 한우 갈빗살에 양념이 잘 배도록 칼집을 넣어 갖은 양념에 재워 여섯 시간쯤 숙성시킨 후 숯불에 구워낸 것이 떡갈비. 달착지근한 양념에 애써 씹지 않아도 입에서 살살 녹으니 그 맛이 기막히다. 떡갈비를 먹고 난 후에는 한우 뼈를 우려낸 담백한 육수에 미꾸라지를 넣어 한소끔 끓여낸 죽순추어탕으로 마무리한다. 갈비와 추어탕, 어찌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듯한 두 음식이 얼마나 궁합이 척 들어맞는지는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대통밥은 갓 잘라내 대나무 향 고스란히 간직한 대나무통에 오곡과 은행, 밤, 대추, 숯 한 조각 등을 넣어 압력솥에 쪄낸다.

대통밥을 먹을 땐 일단 향긋하고 구수한 냄새를 즐긴 후, 고슬고슬 윤기 나는 밥에 토하젓 한 젓가락 얹어 먹어야 딱 제 맛이다. 여기에 죽림에서 뛰놀던 실한 토종닭을 인삼, 숯, 대추, 황기, 당귀 등 갖가지 한약재와 함께 커다란 대나무통에 넣어 쪄낸 대나무통토종닭은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한 기특한 보신 요리다. 오랫동안 숙성시킨 대통술 한 잔 곁들이는 것도 잊지 말 것. 달착지근한 양념에 애써 씹지 않아도 입에서 살살 녹으니 그 맛이 기막히다. 떡갈비를 먹고 난 후에는 한우 뼈를 우려낸 담백한 육수에 미꾸라지를 넣어 한소끔 끓여낸 죽순추어탕으로 마무리한다. 갈비와 추어탕, 어찌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듯한 두 음식이 얼마나 궁합이 척 들어맞는지는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대통밥은 갓 잘라내 대나무 향 고스란히 간직한 대나무통에 오곡과 은행, 밤, 대추, 숯 한 조각 등을 넣어 압력솥에 쪄낸다. 대통밥을 먹을 땐 일단 향긋하고 구수한 냄새를 즐긴 후, 고슬고슬 윤기 나는 밥에 토하젓 한 젓가락 얹어 먹어야 딱 제 맛이다. 여기에 죽림에서 뛰놀던 실한 토종닭을 인삼, 숯, 대추, 황기, 당귀 등 갖가지 한약재와 함께 커다란 대나무통에 넣어 쪄낸 대나무통토종닭은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한 기특한 보신 요리다. 오랫동안 숙성시킨 대통술 한 잔 곁들이는 것도 잊지 말 것.

Travel Point - 대나무요리

담양의 이름난 요리에는 대나무가 빠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카페인이 없다는 댓잎차가 인기 있고, 도시 여기저기에 대통밥집이 생기고 있다. 대나무는 하나도 버릴 게 없다.
새순은 맛난 요리에, 잎은 차로, 줄기는 죽제품을 만들거나 대통밥, 대통술을 만들 때 쓴다. 뿌리는 푹 우려내 차로 마시면 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대나무는 주독을 포함해 음식의 유해한 독을 중화시키는 강력한 해독 성분을 가진다. 해열, 진토, 기침, 황달, 입덧에도 효과가 있다.
대나무 향을 집으로 가져오고 싶다면 댓잎차나 죽로차가 제격이다. ㅇ 담양군 죽로차 작목회 019-370-6015

덕인관
2대에 걸쳐 내려오는 떡갈비의 맛


1963년에 처음으로 떡갈비를 선보인 곳. 잘 씹지 못하는 부모를 위해 갈빗살을 부드럽게 만들어 양념해 내놓던 정읍 지방의 잔치 음식이던 것을 장막래 씨가 덕인관을 열면서 손님상에 올리게 됐다. 남도음식축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면서 그 이름을 알렸고, 지금은 장남 박귀완 씨가 물려받아 운영한다. 1등급 담양 한우만을 사용하고, 떡갈비의 짝꿍 죽순추어탕도 맛있다.

대통밥떡갈비정식을 주문하면 담양의 3대 음식으로 꼽히는 떡갈비와 추어탕, 대통밥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서울 신림동 신림성당 앞에 분점이 있다.
061-381-3991 | 11:00∼22:00 | 떡갈비 (200g) 1만7000원, 추어탕+대통밥 9000원, 대통밥떡갈비정식 2만6000원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삼만리 430   deokinf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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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원
죽림 속 대통밥 전문점


담양시내 여섯 개의 대나무통밥 전문점 중 가장 맛있다고 소문난 집. 식당 앞마당에 5000여 평의 맹종죽 대숲을 가지고 있어 신선하고 향이 잘 살아 있는 대나무통밥을 맛볼 수 있다. 주인은 대나무 해설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니 대나무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볼 것.
3년 동안 숙성시킨 대통주의 향도 기가 막히고 보약으로 먹는 대통찜토종닭도 맛있다. 대통밥이나 찜닭은 주문 즉시 만들기 때문에 40분쯤 걸린다. 미리 전화를 걸어 예약하는 게 좋다.

061-383-1292 | 10:00∼23:00 | 대통밥 8000원, 대통찜토종닭 3만5000원, 우렁죽순회 2만5000원 |  전라남도 담양군 월산면 화방리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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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혜
소리와 놀이가 있는 민박집

담양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숙소. 때문에 읍내 근처 삼다리마을에 자리한 이 아담한 민박집을 만난다면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주인 국근섭 씨는 차 재배자이자 소리꾼, 그의 아내 김정숙 씨는 담양 가사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손님에게 내주는 두 개의 방은 다실(茶室). 낡은 툇마루를 떼어다 만든 상에는 항상 다기 세트가 준비돼 있어 부부가 정성껏 재배한 댓잎차, 죽로차 등 10여 가지 차를 마음껏 맛볼 수 있다.
옹기와 항아리 뚜껑에 물배추, 국화꽃이 띄워져 있고 방 안 가득 허브 향이 퍼져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침에는 정갈한 담양식 식사를 준비해 주고 밤이면 국씨의 구성진 소리나 김씨의 담양 문화 이야기를 듣는다.

미리 부탁하면 반나절 정도 김씨의 가이드로 담양의 정자 문화 투어도 떠날 수 있다.
'찻잎처럼 스스로 맑고 싶다'는 이들 부부의 소박한 삶이 묻어나 더욱 정겨운 민박집. 추월산 자락에 동그랗게 떠오르는 달을 방 안의 커다란 창을 통해 움켜쥘 수 있는 곳이다.
061-383-6015, 010-2633-6015 | 1박 5만원, 아침식사 4000원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삼다리 159 
www.cafe.daum.net/sos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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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골테마공원
대나무와 소나무가 가득


4만여 평 땅에 대나무와 소나무만 심어 놓았다. 숙박 시설은 30∼40명이 묶을 수 있는 큰 방 하나밖에 없으므로 단체 여행시 이용하면 좋다.

061-383-9291 | 09:00∼19:00 | 입장료 어른 2000원, 학생 1500원, 어린이 1000원, 숙박료 30만원  I  전라남도 담양군 금성면 봉서리 산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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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건강랜드
다양한 온천탕과 찜질방


대나무를 테마로 한 다양한 온천탕과 대형 찜질방, 영화관, 피트니스 센터, 수면실을 갖추고 있다.
061-383-0001 | 24시간 | 온천탕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찜질방 가운 1000원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백동리 270-3   http://www.bamboohealthland.com/
<출처: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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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 컴퓨터가 도착했다.    화면크고 속도빠르고  음향좋고  무지무지 좋다.   새 컴퓨터로 웹서핑 두시간째 아이들은 오늘 손대지 못했다.  어른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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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2-1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화이팅~ 아자 아자

2006-02-18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솨합니다.^^
 

출처 : 동아일보 2006-02-09 04:15
두 카우보이의 금기 깬 러브스토리…‘브로크백 마운틴’
[동아일보 2006-02-09 04:15]    

[동아일보]

1963년 미국. 에니스(히스 레저)와 잭(제이크 길렌할)이 로키산맥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 곳으로 흘러든다. 지금은 비록 세상의 주변부에 있지만, 한 철 양치기를 해서 목돈을 쥐면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아버지’가 될 꿈에 부푼 20대 청년들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예기치 않게 ‘사랑’에 빠진다. 산 속이라는 유폐된 공간에서 밤낮 고락을 나누던 두 남자는 서로 영혼의 상처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보듬는다. 그런 게 ‘사랑’인지도 몰랐다. 아니, 사랑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밤, 피 끓는 욕정에 못 이겨 서로의 몸을 탐했을지라도 그것은 수천 년 동안 인류가 넘어서는 안 되는 금기를 하루아침에 허물어 버릴 정도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6개월 뒤, 두 사람은 ‘쿨’하게 이별했고 세상 아래로 내려와 각자 결혼을 했고 자식을 낳았으며 가장이 되었다. 그러나 4년 뒤 다시 만나고야 만다. ‘너무 보고 싶어서’였다.

동성애를 코드로 우리 시대의 특별한 러브스토리를 그린 ‘브로크백 마운틴’은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리거나, 가정을 깨는 흔한 정형을 거부한다. ‘와호장룡’의 이안 감독은 이 영화에서 사랑의 시작이 아니라 ‘과정’에 무게중심을 둠으로써 사랑이 삶을 성찰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표현했다. 삶은 복잡하며, 인생이란 기대와 예측을 번번이 빗나가며, ‘제도’는 아무리 억압적이라도 마음대로 뚫고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위선과 허위와 이기와 배신이 판치는 ‘나’의 시대에 나를 버리는 사랑이 있기 때문에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만난 에니스와 잭이 무려 20여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비밀스럽게 이어간 만남의 힘은 이해와 배려였다. 때로 잭은 에니스에게 ‘같이 이혼하고 함께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살자’고 떼를 썼지만 가장의 책임 때문에 괴로워하는 에니스를 아프게 바라본다. 따라서, 이 영화는 ‘아버지’를 거부한 게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양이라는 천형을 지고 살아가는 ‘아버지’를 위한 비가다.

금기를 넘어선 두 사람의 사랑은 더 강했고 더 고통스러웠다. 어느 날 날아든 돌연한 잭의 사망 소식은 의무와 열정 사이에서 괴로워하던 에니스의 영혼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잭의 아내로부터 ‘죽으면 브로크백 마운틴에 묻어 달라 했는데 그게 어딘지를 알아야지요’라는 말을 듣고 잭의 유골이 있는 고향집을 찾은 에니스는 그의 부모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에니스는 마침내 잭의 사랑이 얼마나 간절하였으며 그가 세속의 잣대를 뛰어넘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깨닫는다. 잭의 유해를 브로크백 마운틴에 뿌리고 근처 오두막에서 무소유의 수행자처럼 살아가는 에니스는 이제, 보이지는 않지만 온 세상에 존재하는 잭의 영혼과 만난다.

대자연 ‘브로크백 마운틴’은 단순한 가시적 공간이 아니라 세속의 굴레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는 ‘정신적 해방구’에 대한 은유다. 희망 없이 살아가던 에니스와 잭이 이곳에서 꿈을 꾸며 욕망에 자유스러웠던 것처럼 말이다.

영화에 한 번도 ‘사랑한다’는 대사는 없지만 가슴 찡하도록 여러 대목에서 눈물샘을 자극한다. 휴대전화도 없고 e메일도 없던 그 시절, 우체국에서 서로의 편지를 기다리며 가슴 졸이던 시절의 두 사람의 연애 그대로 이 영화는 내지르지 않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던진다.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에 이어 올 아카데미상에서도 무려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3월 1일 개봉. 15세 이상.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뉴스 : 두 카우보이의 금기 깬 러브스토리…‘브로크백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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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53
존 버닝햄 글, 그림 | 이주령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오늘 검피아저씨를 만났다.

검피아저씨네 집은 강가에 있었다.  검피아저씨에게는 배가 한척 있다. 그래서 배를 타고 소풍을 갔다.

 맨 처음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을 태우고 가고 있는데 토끼가 따라오고 있었다. 토끼도 태우고 가는데 또 다른 동물이 태워 달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7번정도 되풀이 했다. 아이들, 동물들한테 타기 전에 규칙이 있었다. 그 규칙을 어기니 배가 가라앉고 말았다.

그들은 다시 언덕으로 올라왔다. 집에가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가는데 검피아저씨가 이렇게 외쳤다.

"다음에 또 놀러와 . 배를 타고 놀자."  마음이 참 좋은 아저씨다.  아이들과, 동물들 때문에 배가 가라앉았는데도 화내지않고 다음에 또 놀자고 하는 아저씨는 참 좋은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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