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탔다. 간신히 맡은 자리에 엉덩이를 붙일 즈음 할아버지가 타는게 보였다. 할아버지는 뒷문 쪽으로 오셔서 슬로우 모션으로 허리를 굽힌 후 간, 신, 히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할아버지는 다시 슬로우 모션으로 허리를 천천히 펴더니 손잡이를 잡았다. 가방이 무거워 조금이라도 앉고 싶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일어났다. 빈자리가 없는데도 할아버지는 방금 전까지 내 자리였던 곳에 앉지 않으셨다. 쭈뼛거리며 할아버지께 다가갔다. 낡은 카키색 패딩을 입고, 농사일로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는 나이 든 남자가 손잡이를 꽉 잡고 있었다.
- 할아버지, 저기 앉으세요.
- 가서 앉아. 내가 운동을 하는거야. 가서 앉아.

 운동을 하러가는거니까 서있어도 된다는건지, 서 있는게 운동이란 소린지 모르겠다. 난 할아버지 옆에 서서 뻘쭘하게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앞쪽에 자리가 나자마자 잰걸음으로 자리를 옮기셨다. 그러실거면 내 자리에 앉으시지. 나는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요즘 우리 동네 어른들 트렌드일까. 자리를 비워도 좀체로 앉지 않으신다. 내 몰골이 피곤해보여 차마 자리를 양보받을 수 없는가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일어나는 사람을 보자마자 잽싸게 어깨를 눌러 앉히는 분들도 몇 번 본적이 있으니. 왜들 그러실까.

  대도시에선 촉(G씨가 자주 쓰는 말인데 찾아보니 불교용어다. 주관과 객관의 접촉 감각. 근(根)과 대상과 식(識)이 서로 접촉하여 생기는 정신 작용)을 곤두세우고 자리를 물색해도 나보다 더 발달된 감각의 소유자들에게 번번히 자리를 뺐겼다. 도시 사람들은 피곤하고, 지쳐있다. 도시는 공기마저 무거워 그들 어깨를 쉽게 주저앉히고, 허리는 잦은 외로움으로 휙휙 꺾긴다.
  도시를 갈망하던 나이에는 도시로 가기만 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대로 어느 날 길을 건너다 차에 치여 운명적인 사랑을 한다거나, 다이나믹하게 문화 생활을 즐기고, 전문적이고 그럴 듯한 일을 하면서 워너비 인물로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차에 치이면 보험사기로 걸려들지 모르고 장애가 올 수 있다거나, 막상 잘 치였더라도(응?) 그 사람이 나에게 반하기보단 미안해하거나 짐짝 취급할거란 것, 문화 생활은 애초에 관심과 돈이란 자원이 있어야 되는거고, 그럴 듯함을 위해선 시간과 노력이 꿈을 꾸는 몇천배의 질량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그 나이엔 알 리가 없었다. 나의 도시 생활은 실패였을까. 그런줄로만 알았다.


 버스 운전하는 분이 내리려고 서 있는 내게 정류장 전에 내릴거냐고 묻는다. 회사가 정류장 사이에 있어서 가끔씩 기사님들이 어디서 내려줄지 묻곤 한다. 버스 안에 뭘 묻고 그래, 정류장에 서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합리적이거나 효율적인 것과 거리가 먼 곳, 관광지로 이곳 저곳이 파헤쳐지면 속은 상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뭘 해서 벌어먹고 살아야할지 알 수 없는 곳, 어른들과 학생들 밖에 없어 나의 눈이 쉬이 지치는 곳, 누군가 ‘밀양’에서 봤듯이 송강호처럼 끈질기게 달라붙은 지역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오지랖이 퐁퐁 솟아나는 곳. 내가 사는 곳.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은건 그 때문이었다. 모든 장소와 삶의 거처가 갖고 있는 다양한 성격을 간단하게 재단할 수 없는 것처럼 누군가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 될 수 없는데다 나는 성공적이진 않지만 꽤 근사하고 소란스러운 삶을 살고 있으니까. 물론 여전히 난 지속적이고 끈질기게 앞으로 뭘 해야 좀 오랫동안 벌어먹고 살지를 고민한다. 내가 사는 이곳에서, 가끔은 먼 바다를 꿈꾸기도 하고, 땅 속으로 쑥 꺼지는 상상도 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게 놀 수 있을지도 궁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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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짧은 치마를 입고서 계단을 오를 때면 가방이나 손으로 엉덩이 부근을 가린다. 행여 속옷이 보일지도 모르니까. 요즘이야 짧은 속바지를 입어서 괜찮지만 그래도 ‘왠지’ 가려야할 것 같다. 왠지 가려야할 이유에 대해선 생각해본적이 없지만 가리는 행위의 근저에는 ‘내가 짧은 치마를 입었지만, 그렇게 헤프게 속옷을 보여주는 여자는 아니야.’란 생각이 깔려있다. 그렇게 불편하고, 귀찮으면 안 입으면 될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난 짧은 치마를 입고, 치맛자락을 팔랑거리거나 조금쯤은 섹시해 보이는게 좋다. 내가 좋아하는걸 하기 위해서 몇 가지의 불편한 점을 감수하는건 일도 아니다.

 문제는 그걸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다. 가리는건 여자 맘인데, 지나친 배려라거나 불쾌한 친절로 보인다고 하는건 약과다. 자신을 잠재적 치한으로 몰았다고 억울해하니 말이다. 가리는걸 왜 치한으로부터 자신을 가리기 위한 행위로 연결하는걸까? 여자들이 그렇게 오지랖은 아닐텐데 말이다. 정말이지, 내 옷 내가 가리고, 내 몸 내가 안 보여준다는건데. 입는 것도 내 맘, 보여주는 것도 가리는 것도 다 내 맘인걸.

  예를 들어 지하철에 서 있을 때, 뒤에서 누가 움직이면서 건든다고 가정을 해보자. 뭐지, 하고 뒤돌아볼 수 있다. 이건 일반적인 일. 하지만 여기에 성별이 개입되면 다르게 해석된다. 남자는 자신이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여자한테 오해받고 있다고, 치한으로 몰렸다고 지레짐작 겁을 먹는다. 불편한 기분이 든다고, 아무 짓도 안 한 선량한 자신을 오해했다고 억울해할지도 모른다. 가해 망상 뺨친다.

  얼마 전 고재열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똥꼬치마’-지금은 삭제되었다.-와 관련된 글을 올렸다. 누가 볼 것도 아니고, 관심도 없는데, 여자들이 계단을 오르며 자기를 흘끗 쳐다보는게 불쾌하다 등등의 이야기를 적은 글이었다. 정말 남자들은 그렇게 느낄까? 직장 동료들은 대부분 무엇을 입든 여자 맘이지만 속옷이 보일 때는 눈이 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걔중 평소에 기분이 나쁜걸 생리하는 것 같아 등등으로 표현해 내게 질문 공격을 당한 Ch는, 만약에 여자가 봤냐고 추궁하면 안 봤다고 우길거라고 얼굴이 벌개지며 덧붙이기까지 했다. 노출을 바라보는 시선은 예외로 한다고 해도 난 정말 궁금했다. 내 속옷, 내가 가리는거야를 넘어서 그토록 은밀하고 완고한 입장은 뭘지.

나는 짧은 치마를 입는다. 약간 불편하게 움직이는 느낌이 좋고 내가 예뻐보여서 좋다. 남들이 나를 예쁘게 보는 것도 좋다. 좋은 와중에도 내 체형에 대해 떠올릴 수 있는 많은 비난거리가 말풍선 모양으로 내 주위를 떠돈다. 신경쓰며 위축되거나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것보다 좋은건 무시하기다. 무시면 간단하지만, 어찌나 견고한 조직처럼 일사분란하게 재단하는지.

 가끔씩은 그저, 내 몸이고, 그 사람의 입장이고, 그 사람의 취향일 뿐이니까 너 하던대로 그냥 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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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1-1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저는 치마만 입는데, 계단을 오를때 뒤를 가리지 않아요. 다른 여자들은 다 가리던데....저는 왜 안가릴까요? 전 그러니까 '볼라면 봐라', '니가 본다고 뭘 어쩌겠냐.' 뭐 이런건가봐요.

전 짧은 치마를 입는게 좋다고 말하는 Arch 님이 좋아요. 그리고 짧은 치마를 입는 Arch 님은 더 좋아요! 정말로요.

Forgettable. 2009-11-19 10:31   좋아요 0 | URL
저도 안가려요! ㅋㅋ

Arch 2009-11-19 11:17   좋아요 0 | URL
안 가리는 여자 사람 같으니! ^^

뷰리풀말미잘 2009-11-19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쇄골이 드러나는 옷을 가끔 입는데 좀 쉬워보이는 것 같기도 해서 약간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안 가려요. 전 그러니까 '제발 봐줘라', '보고 좀 어째주면 안되겠냐' 뭐 이런거지요.

무해한모리군 2009-11-19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씩씩하게 다리를 벌리면서 걷는 쪽이 좋아서 짧은 치마는 잘 입지 않아요. 대신 저도 뷰리풀말미잘님처럼 가슴앞쪽이 푹파진 옷은 가끔 입어요ㅎ 거기다 맘에 드는 목걸이도 하고~ 가끔 짙은 화장도 하고 뽀글 파마도 하는 것처럼.. 암요 세상에 내 몸만큼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게 얼마나 있다고.

Arch 2009-11-1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잘~ ^^ 보고 좀 어째줘야겠구나.
휘모리님, 맞아요. 내 몸 내맘대로 한다는데, 누구한테 피해주는 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니까 전 지금껏 노출을 위한 가슴과 헐거운 옷 때문에 보이는 가슴을 나눴어요. 내 잣대도 좀 형편없는걸요.
 

 다락방님과 쥬드님의 페이퍼를 통해 소개된 책을 보면서 나도 막 읽어보고 싶어졌다.
 아이를 갖는건 차원이 다른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런 삶을 선택하고 싶진 않지만 차원이 다른 삶에 대해선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게으른데다 겁도 많고, 내가 통제되지 않은 상태를 못견뎌하지만 나를 닮은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건 어떤 느낌일까. 책을 통해 그 느낌까지 고스란히 전해질지는 모르겠지만, 상상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오호, 어떤 느낌일까.

 이 리스트는 다락방님 페이퍼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과 쥬드님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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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마님은 하정훈 선생님이 육아 멘토라며 그분이 쓴 삐뽀삐뽀 시리즈를 강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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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1-18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Arch님.
'산드라 스타인그래버'의 『모성혁명』은 품절이구요, 저자와의 계약기간도 끝났기 때문에 품절이 아니어도 판매불가한 책이라고 합니다. 좀 전에 '바다출판사'와 통화했어요.

그리고 이거 정리 한번 해야겠다 싶었는데 Arch님이 해주니 엄청 좋으네요. 히히. 땡잡은 느낌~

Arch 2009-11-18 10:47   좋아요 0 | URL
ㅋㅋ 저 책이 추가 안 돼서, 일도 해야하고 눈치도 보이는데, 자꾸 추가가 안 되니 답답하고 그래요. 흑! 그래도 '그 책'도 못찾은거 이거라도 열심히해서 다락방님 땡잡은 느낌 좀 오래가게 해줘야겠다.^^

모성혁명이? 갑자기 정말 읽고 싶어지는데요. 왜 홈쇼핑에서 마감 임박과 한정 판매를 주문처럼 들려주는지 알겠어요.

다락방 2009-11-18 10:57   좋아요 0 | URL
Arch님, 그리고요.
저 위에 추가하신 [임신캘린더]는 임산부가 '읽어서는 안되는 책'이라고 했어요, 야클님이 ㅎㅎ
리뷰를 한번 참고해 보심이 어떠실지.

Arch 2009-11-18 11:54   좋아요 0 | URL
ㅋㅋ 알고 있어요.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은 더 읽어야할 것 같고^^
코멘트를 살짝 달아둘까요? 아무래도 이 리스트를 보는 분들은 댓글도 보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니까 다른 책들이 과학적으로든 감성적으로든 축복으로서의 임신을 다루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임신'을 낯설게 보거든요. 전 이런 시선도 좋습니다.

람혼 2009-11-19 0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rch님의 깔끔하고 세심한 이 정리! ^^

Arch 2009-11-19 08:55   좋아요 0 | URL
^^ 람혼님의 깔끔하고 간결한 이 댓글~

비로그인 2009-11-19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좋아라 좋아라 이 명쾌한 정리라니! 돈 들어오면 질러야 겠어요.


모성혁명 정말 좋아요. 그 책에서 딱 하나 별로인 건 제목일 정도로요. 저런 책은 꼭 재출간 해주면 좋겠어요. 흐흑

Arch 2009-11-19 11:58   좋아요 0 | URL
저는 그저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 올렸을 뿐인데.^^
그러니까요, 책 설명 보니까 더 보고 싶어지던걸요.

나무처럼 2009-11-19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거기 하나 달려다가 감빡했는데 지금 생각나네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울까-아기들이 말과 사물과 사람을 배우느 방법(동녁, 곽금주 옮김)... 꼭 육아가 아니어도 인간의 언어 습득에 대한 꽤 쓸만한 지식이 담있는 듯 해요. 이 책을 보면 한국아이들은 긍정보다 부정을 먼저 말하데요. "안돼, 싫어" 같은 것을 "돼, 좋아"보다 먼저 말이죠. 번역서라서 왜 그런지 분석은 없는데 뭐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할 듯...

Arch 2009-11-20 09:20   좋아요 0 | URL
아기들은 어떻게 배울까로 개정판이 나왔네요. 추가했어요.^^ 아기를 가진 분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까 아이들이 안 돼, 싫어란 말을 더 많이 쓰네요. 왜 그럴까.

무해한모리군 2009-11-2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도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읽어두면 좋을 듯 해요.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모두 다 맞춰야만 하는지 어떤 기능이 있고 부작용이 있고 무슨 성분인지 잘 말해주지 않으니 알아서 공부하는 수 밖에는 --

Arch 2009-11-20 13:00   좋아요 0 | URL
추가 했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11-20 17:13   좋아요 0 | URL
아 친절한 아치 ^^
 

* 식은 방귀-

 
자전거를 타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건 자전거 방향과 반대로 불어오는 바람이나 페달 구르기 몇 번에도 바닥나는 체력이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경적과 보란 듯이 아슬아슬하게 나를 스쳐지나가는 자동차들의 움직임은 자전거를 타는 매순간을 위태롭게 한다. 초보 운전을 할 때는 늦게 간다고, 빨리 간다고, 끼어든다고 미친 듯이 경적을 울려대는 주위 자동차 꼴을 보기 싫어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다녔다. 자전거로도 같은 방법을 쓸 수 있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음악을 듣는데는 한계가 있다.
 
경적 소리가 식은 방귀처럼 푸힉~하고 나오면 어떨까. 이곳 저곳에서 픽픽 소리가 나서 듣는 사람은 피식 웃고, 운전자들은 핸들에 분풀이를 할 수도 있고 괜찮을 것 같은데. 운전하는 사람들이 경적을 위급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쓰인다기보다는 습관적으로 눌러대길래 한번 해본 생각. 특허낼까?

*
휘파람 -

 
버스를 기다리면서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멜로디를 넣어서 다시 불었다. ~ 꽤 잘하는데. 음 변화가 많은 곡이 아니면 휘파람으로도 불러볼 수 있다. ~
 
집에 가서 아빠한테 불어드렸더니 텔레비전 볼 때만 와서 방해한다며 때릴려고 했고, 엄마는 뱀 나온다고 그만 불라고 했다. 그런데 어째, 휘파람 재능을 이제서야 알았는걸. 열심히, 휘 불어보는거지. 내 다정한 친구는 자긴 휘파람 부를줄 모르지만, 그렇게 자꾸 부르면 폐에서 바람이 다 빠질지 모르고(과학이랑은 상관없는 대화)힘드니까 그만 불라고 하고 옥찌들은 따라해보다가 안 된다며 성질을 냈다. (누구 닮았군, 닮았어) 그래도 어떡해. 무척 잘 부르는걸.

*
아치야, 아치야 부르는 -
 
 
최근에서야 서로 오해를 풀고 친해진 누구씨가 자꾸 나를 부른다. 가서 보면 별 것도 아니다. 옥찌 사진을 찍었는데 보라는 둥, 뭐 먹을게 없냐는 둥, 나는 세상에서 가장 독하지만 금세 잊어버릴만한 갈굼 목록을 제깍제깍 생각해내서 누구씨에게 얘기해준다. 누구씨는 이거, 이거 아치를 괜히 불렀네란 표정을 지은 후 갑자기 급일 모드로 돌변한다. 하지만 얼마 안 돼 다시, 아치야 하고 부르는 소리.

*
아삭 아삭 -

 
고모네가 몇주 전에 빻은 고춧가루로 김치를 담궜다. 고추가 별로 맵지 않아 김치가 썩 맛있진 않지만 겉절이를 씹을 때 나는 소리가 좋다. 김장의 계절이 다가왔다. 일년 전 이맘 때 허리 끊어지도록 배추를 날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괜찮을까, 누군가를 섭외해야하는게 아닐까, 딱 이틀만 뿅~ 사라졌음 좋겠다.

*
문자 오는 -

 
요즘 가장 많이 오는 문자는 친구들이 안부를 물어오는 문자나 모임 등등의 공지 내용이 아니다. 내용도 다양하고, 스팸 문구를 이리저리 비켜가 걸러지지 않는 스팸 문자. 대출이나 싸다란 말은 들어가지 않는다. 고급스럽게 저금리라던가 상세하지만 윤곽 잡히지 않는 이율에 대해서 쓴다. 꾹꾹 누르고 꼭꼭 싸맨 문자 한통 오는 소리를 듣고 싶다.

*
삐걱삐걱 -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 뭔가를 치거나 정리되지 않은 책상에서 간신하게 찾아낸 손바닥만한공간에서 투닥거리고 있으면 의자에서 나는 소리.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의자를 놓고 다리를 펴고, 그래도 머릿 속처럼 뻐걱뻐걱. 묵직하고 점잖은 의자가 있었음 좋겠다. 다리를 촐랑거리며 흔들어도 기지개를 펴도 가만히 나를 받쳐주는 의자. 갑자기, 사람 의자가 생각났다. 하악하악

*
겨울이 오는 -

 
바람이 차갑다. 콧물이 질질 새고, 손끝이 꽁꽁 얼어버릴 것 같다. 이 겨울에 먼 곳에서 손님이 오듯, 내게 무척 다정하고 소중한 사람이 왔다. 겨울이 오는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자, 내 주위를 서성이는 따뜻한 온기가 와락 달려든다. 꼭 끌어안고 놓지 않을테다.

겨울 포옹은 따뜻해요, 그럼 여름에 포옹하면 땀띠가 날까요, 안 날까요. (멋진 댓글을 달아주는 분께 책을 보내드려요. 겨울맞이 이벤트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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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1-17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에 포옹하면 땀띠는 안나지만 겨드랑이 냄새가 간혹 나요. (음, 이건 멋진 댓글이 아니라 냄새 나는 댓글이구나. orz)

Arch 2009-11-17 12:30   좋아요 0 | URL
못살아~ 푸^^

현재까지 일등이에요!

2009-11-17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7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7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7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7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7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8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9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2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2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 페이퍼 주력형 알라디너

 나다.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책을 읽으면서 책 귀퉁이를 접는다, 메모를 한다 난리를 치면서도 정작 리뷰에는 뭐가 정말 정말 좋았어요가 다인 나같은 알라디너를 일컫는 말.
 몇가지 특징 :
 - 잘 쓴 리뷰에 즐찾수 늘어나는건 시간 문제라는 것도 알고 있고, 같은 책을 읽은 다른 알라디너들과 나눌 얘기도 무척 많다는 것도 정말 잘 알고 있는데 페이퍼밖에 못쓴다.
- 페이퍼의 질도 점점 떨어져서 이젠 짤막하게 여러가지를 써놓고선 페이퍼 하나 썼다고 자족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있다.
- 책 읽기를 좋아한다는건 책 읽는 포즈가 그나마 내 특징 중에 제일 나아선게 아닐까 가끔씩 고민하기도 함.
- '이주의 리뷰'에 뽑히면 아마 '페이퍼 따위는' 이라며 콧방귀를 뀔거라고 호언장담하지만, 애석하게도 리뷰 자체를 쓰지 않는다.
--> 내가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열심히 하면 일등할거야! 어째 비슷하다.


*  뿅갈만한 로맨틱 코미디

  J씨는 동화같고, 멜랑콜리한 영화를 좋아한다. J씨가 추천한 말랑말랑하고 예쁘기만한 영화들은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J씨 따라 로맨틱 코미디계에 발을 들여놓자, 영화에서 내가 미처 상상할 수 없었던 달콤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내 남자는 바람둥이: 작명이 뷁이지만, 사랑 영화를 통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모두 들어있다. 첫눈에 반하고, 도드라지는 차이와 반복되는 오해, 그럼에도 다시 상대방을 바라보려는 마음까지.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과도 같은 흐름에서 독특한 면이 있다. 영화 제목에서처럼 바로 바람둥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바람둥이(세상에, 알렉 볼드윈이라니)는 타이트한 슈트와 끝내주는 미소를 갖고 여자 홀리기에 혈안이 된 양반이 아니다. 기가 막히게 성감대를 찾아내는 섹스 신동도 아니며 요란한 스킬을 가지고 정서불안 증세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이름만 바람둥이도 아니다. 나이와 유머와 여유가 있는 남자. 이 남자가 보여주는 센스있는 유머와 '딱 그 지점'의 혹할만한 눈치는 보통이 아니다. 속셈 훤한 스킬이 아니라 삶의 연륜은 지혜란 날개를 달고 사사로움까지 챙기는 알뜰함을 보여준다.
 남자 주인공만 매력적인건 아니다. DVD 커버에서 밝게 웃는 여자 주인공의 직업은 편집자. 편집의 세계에 대해서야 문외한이지만, 몇개의 챕터로 나뉜 영화뿐 아니라 교정부호와 책에 대한 이야기는 얼마나 센스있는지. 같이 본 친구에게 계속 '아아, 어떻게, 어떻게. 저럼, 아아' 란 소리로 앓아가며 영화를 봤다. 나중에 영화를 다 본 후에 친구는 내 몸을 확인하며 정상인지 계속 물어봤다. 둔한 사람 같으니!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책은 좀 웃겼다. 다 읽은건 아니지만, 무슨무슨 사례를 쭉 늘어놓은 다음에, '알겠어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답니다'를 반복하는게 무슨 세뇌같달까. 책이 영화로 나온다고 할 때도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다. 유명 배우들을 모아놓고 삽질 퍼레이드를 할게 분명했으니까. 누군가의 글에서 이 영화가 괜찮다는 말을 듣지 않았다면 굳이 찾아보지 않았을뻔한 영화였다.
 이 영화, 눈 속에 발이 푹푹 빠져서 귀찮고 싫은데 자꾸 눈길을 걷고 싶은 것처럼 앞으로도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에서 헤어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여자는 남자에게 정서적인 교감을 바라고, 남자는 섹스를 바라는 이분법과 '그' 주도형의 제목도 맘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일부에 불과했다. 이름만 들어도 탐이 나는 배우들이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과정이 의욕적으로 진열되지 않고 꽤 자연스럽게 배치된데다 그들이 연기하는 '사랑에 빠진 누군가'는 어느 날의 나와 무척 비슷해서 어찌나 그래, 그래 싶던지. 연애의 팁보다는 맞아, 저랬던 때가 있었어, 언제더라, 아삼아삼한 기억들의 재생버튼 같은 영화(어째 좀 씁쓸하구만.)
 이별할 때 비겁해지는 남자에게 여자들은 이런 얘기를 들려준다.
 '남자들이 이별할 때 하는 거짓말 중에 제일 센건,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거야. 쳇! 그럼 자기가 같이 하면 되잖아.' 맞아, 맞아. 아삼아삼하다.

* 읽고 싶은 책과 읽는 책
 
  전통주- 예전에 박물관 컨텐츠 조사를 하러 다니면서 우리 조상들의 생활 코너에서 소줏고리를 본적이 있다. 그때 난 생활의 지혜 운운하는 상투적인 말은 떠올리고 싶지 않다며 저항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이지 그 작은 도구의 간단하면서 과학적인 면을 보고선 지혜, 우리 조상-내게 어떤 조상이 있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등등의 문구를 떠올리며 황홀해했다. 내가 술을 담그는 일은 요원하겠지만, 꼭 읽어보고 싶다. 책 읽다 취하면 은근슬쩍 페이퍼를 쓰며 술 담근다고 설레발을 칠지 모를 일이다. 자매품으로 우리술 빚기, 지구촌 술 문화, 술, 멋, 맛이 있다.

  사라진 내일- 난 쓰레기의 행방이 궁금했다. 하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 책을 몇페이지 안 읽었는데 벌써부터 신이 난다. 저자는 뭘 해야하고,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도의적인 책임을 추궁하는게 아니라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알려줄 뿐이다. 제대로 알려주는건 '해야한다'보다 효과적이다.

  그저 좋은 사람- 뭔가를 읽고 싶을 때 누군가의 서재나 책소개 책자를 놓고 책을 고르는 것처럼 신나는 일이 있을까. 물론 도서관과 서점을 기웃거리며 읽고 싶은 책을 골라내고, 관심있는 작가의 신작 소식을 메모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가슴이 뛰는 일이다. 이번엔 문학 MD님의 서재였다. 이 책 말고도 닉 혼비<어바웃 어 보이,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란 영화는 봤는데, 마이클 셰이본, 요네 하리마리와 궁합이 맞는지 보고 싶다. '그저 좋은 사람'에 엊힌 화려한 수사는 잠시 내려놓고 천천히 이 책을 읽고 있다. 재미있으면 좋겠는걸.


  당신과 눈 뜨는 아침- 어떨까, 난 로맨스 소설을 로맨틱 코미디처럼 달콤하게 읽어나갈 수 있을까. D님이 뿅갈만한 간식거리와 함께 보내준 책.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주인공들이 낯설지만 왜 헤어졌는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다. 아, 책보다 더 간질거리는 리뷰를 쓰고 싶다. D님이 캬악!~ 아치! 이러길 기대하며? ^^

  이기적 유전자- 이번달 독서 모임에 선정된 책. 에휴, 안 읽힌다. 그러니까 모든게 유전자 때문이라는 리처드 도킨슨의 얘기는 알겠는데, 자꾸 그래서 어쩌라구란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한다. 에휴, 딱딱한 책 체질이 아닌거야? 미사리(불륜의 메카)는 괜찮대잖아. 남들이 혁신적인 책이라고 했다고. 그런데도 에휴. 에효, 음가를 달리하는 한숨 소리만. 다 읽을 수,는, 있을까?






* 친구들이 왔다.

 친구들이 와서 동동주도 먹고, 옥찌들이랑 아치랑 놀아줬다. 시간이 별로 없었고, 지난번 이벤트랑 마찬가지로 준비가 안 돼 있었으며 춥기까지 했다. 마음 게이지란게 있어서 사람들의 맘 상태를 원할 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꾸 괜찮다고, 좋다고 하는 너무 착한 친구들에게 몹쓸 여행을 권한게 아니었을까라며 심각하게 고민하면서도 다음엔 어떤 이벤트를 할까 궁리중인 소심하면서도 일 만들기쟁이인 아치.

  

 난 동동주 마니아, 조껍데기술이 제일 좋아.
지난번에 이어서, 종아리아치. 종달새 아치의 자매격?

야호! 웬디양님 따라서 TTB 광고를 한다. 나는야, 따라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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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11-1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로서 세명째. 나 뒷북쳐놓고나서도 어쩐지 좀 트렌드세터가 된 기분 ㅋㅋㅋㅋㅋ (실은 페이퍼주력형 알라디너라고해서 내이름이 있지않을까 했어요- ㅋㅋㅋ 그런데 엉뚱한데서 등장한 웬디씨 ㅋ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저는 40자평 주력형 알라디너이지요 흐흐.

Arch 2009-11-15 23:26   좋아요 0 | URL
ㅋㅋ 난무 댓글 좋습니다, 그려(옥찌 말투 흉내낸거에요.)
아니, 책들이 옆에 있는 서재는 많이 봤는데 뭔줄 알아야죠. 꼭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오호, 그런데 웬디양님이 했다고 하니까, 왠지 나도 하고 싶어지는거 있죠. 40자평 주력형 알라디너로 페이퍼 하나 써줘요. 페이퍼 주력형 알라디너님^^

나무처럼 2009-11-16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의 질도 점점 떨어져서 이젠 짤막하게 여러가지를 써놓고선 페이퍼 하나 썼다고 자족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있다."
제 이야기 같아서 화들짝... 페이퍼라도 주력해야 할 알라디너가 아닌가 반성 중...

Arch 2009-11-16 10:19   좋아요 0 | URL
다들 자신의 얘기인줄 알고 깜짝들 놀라시는군요. 호~
나무처럼님은 페이퍼에 주력해도 나무처럼하면 문제없다할 정도로 멋진걸요!

2009-11-16 0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6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6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6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turnleft 2009-11-16 0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처럼 잠수 주력형 알라디너도 있습니다;;

Arch 2009-11-16 10:25   좋아요 0 | URL
끄덕끄덕^^

다락방 2009-11-16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맨 마지막 사진 완전 예술이에요, Arch 님. 사진 진짜 좋다. 그러니까 색감이나 구도나 이런걸 잘 모르지만서도 완전 요즘 나오는 사진만 가득한 책 저리가라에요. 와- 눈물나게 멋지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저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완전 밑줄 그으면서 낄낄대고 읽었어요. ㅎㅎ 너무 재미있어서 친구에게 선물도 했다능 ㅋㅋ
저 저영화 되게 보고 싶었어요. 저거 알렉 볼드윈 나오는거죠? 『내남자는 바람둥이』말예요. 검색해보고 디비디 안비싸면 사야겠다. 저거 보고 싶어서 친구랑 보자 이랬었는데 친구가 뒤져보니 천안에서만 개봉했대요. 제목처럼 상영관도 뷁 스러워서 이거야 원 ㅠ.ㅠ 암튼, 페이퍼 반가워요! :)

비로그인 2009-11-16 09:14   좋아요 0 | URL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그 책을 친구에게 선물했다가 친구의 남자친구로부터 무척이나 미움을 받았더랬습니다. 흑

Arch 2009-11-16 10:2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건 친구가 아치에게 사진을 알려준다며 찍어준거에요. 난 막 그 친구 다락방님에게 소개해주면 눈물나게 멋진 느낌이 들까란 생각을 해보고^^
전 책보다 영화가 더 좋았어요.
나도, 그 멋진 바람둥이가 알렉 볼드윈인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어쩜, 어쩜! 어쩐지 멋있더라. 멋있는 사람은 나이도 염색도 명성도 다 필요없이, 그냥, 멋진거라니까요!

나도나도, 반가워요^^

쥬드님, 끄덕끄덕

비로그인 2009-11-16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난가? 하면서 들어왔지요. 에헤헤헤
그저 좋은 사람, 참 좋아요. 스토리도 재미있지만 제가 주력하는 문체에서도 훌륭했습니다.

Arch 2009-11-16 10:28   좋아요 0 | URL
찔리는 알라디너가 많은데요? ^^ 쥬드님은 리뷰도 잘 쓰면서 치치~
으흠! 맞아요. 그저 좋은 사람의 문체는 단순명료하면서 뭘 말하고 싶은지 다 들어있어요.

비로그인 2009-11-16 19:39   좋아요 0 | URL
제가 리뷰를 쓴 지가 어언......(먼 산)

Forgettable. 2009-11-16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술 만들고 싶다!! 만약 조만간 비자 일이 잘 풀려 일을 그만두게 된다면 노는 동안 술빚어야겠어요.
미사리 ㅎㅎㅎ

난 이사하느라 죽는줄 알았어요. 내가 없었다면 아마 무지막지하게 원망을 들었을 것 같아요;; ㅋㅋ

Arch 2009-11-16 10:31   좋아요 0 | URL
난 뽀가 빚은 술 한잔 먹고, 뽀에게 뿅갈만한 질문을 하고 싶다.^^ 그런 질문은 있잖아요. 옷 앞섶을 풀어헤치며 자꾸 날 보여주고 싶게 해요.

맞아요. 이사가 보통일이 아니에요. 뽀가 향후 가족들에게 제명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도록 내가 눈물을 머금고 뽀를 보낸거란거 기억해야해요. ^^

2009-11-16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6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6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7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9-11-19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전통주의 장인입니다.ㅎㅎ
매실이든 살구든 잘 씻어서 유리병에 넣고
소주만 부어주면 되더라고요.=3=3=3

오랜만에 마실 왔습니다.
조껍데기 한잔 내놓으시라요.^^


Arch 2009-11-20 08:55   좋아요 0 | URL
그건 담금주가 아닌가요? 마찬가지인가. ^^ 누룩 빚어서 만드는 술을 먹고 싶어요.ㅋ
조껍데기술 꼭~ 같이 먹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