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age.aladin.co.kr/coveretc/dvd/coversum/3952430263_1.jpg)
근년에 들어와 생긴 일임에 틀림없는 일 하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 글을 연다.
우리 부부가 나란히 연속극을 들여다 보는 일이 드물지만 어쩌다 보는 경우
십중팔구 극의 내용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오래도록 장수하는 탤런트의 얼굴을 보며
목과 눈가에 주름하나 없는 모습에 신기해하며 분명히 보톡스를 맞았을 것라고 입장단을 맞춘다.
화상도에 관한 신기술이 늘어나서 없던 나무의 잎맥도 살아나는 판에 아무리 두껍게 분장한다 한들
얼굴에 깊숙히 패이는 세월의 노래를 그들이라고 어찌 피해 갈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보톡스 한 방 맞았다는 이야기 말고는 의심가는 연예인들에게서
이 때까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
한국인들이 자랑하는 배우 안성기씨의 얼굴에 그려진 주름을 생각하면 의문은 의혹 수준으로 자란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2090813378358.jpg)
어제는 낸시 마이어스 표 영화를 한 편 보았다.
물론 집에서 DVD 타이틀로 보았다. 지난 연말 알라딘에 주문해서 받아 두었던 것이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SOMETHING'S GOTTA GIVE'
가장 미국적인 배우 잭 니콜슨과 다이앤 키튼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키아누 리브스가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의 내용은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낸시 마이어스류 러브스토리이다.
앞서 왜 남의 얼굴에 없는 주름과 보톡스 이야기를 꺼냈는고 하니
어제 본 이 영화속 인물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영화는 그냥저냥 볼 만한 영화였는데 내가 놀란 것은 오랫만에 만난 여자 주인공 다이앤 키튼 때문이다.
보톡스의 원조격인 할리우드의 여배우들과 달리 그의 목과 눈가에 있는 주름이 한 눈에 확 들어왔다.
영화속에서 성공한 극작가로 나오는 그녀는 자주 키보드를 두드렸는데 손등을 본 순간
조금 과장해서 놀라 자빠질 뻔 했다. 그것은 노인의 손에 다름 아니었다.
다이앤 키튼이 대부에 나와 알파치노와 연기하던 시절을 따져보니 그럴 만도 한 일인데
나는 한국의 장수하는 탤런트의 얼굴만 보아 왔으니까
의례히 주름 한 점 없겠거니 하고 무의식에 기대고 있었던 것이다.
왜 우리나라의 탤런트들은 주름을 안 보이려 애쓰는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젊어 보이는게 좋은 것 아니냐고 그들은 항변할 것이다.
나는 이런 이유로 그들의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 속 노년을 그리려면 그에 걸맞는 분장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외계인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래서 허구헌날 인구 대비 0. 0000001%나 있는 재벌2세쯤 되는 인물들만 등장시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