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이 사람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그 정체가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다.
'안동림'
남들은 한가지 일도 제대로 못하고 사는 데 음악을 전문적으로 해설해주는가 하면,
'장자'나 '벽암록'등 중국의 사상을 우리말로 옮겨서 같은 책의 많은 번역서중에서 잘된 번역으로
추천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분야도 전문가의 모습이다.
저자소개에는 '안동림(安東林) 청주대 영문학 교수' 라고 간단하게 나오는데
정작 영문학 전공과 관련된 저서는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전작을 미루어 보건대 틀림없이 전공이신 영문학교수로서도 훌륭하셨을 것이다.
내가 난데없이 클래식 관련서적을 꺼내 놓은 것은 오래 전 좋은 오디오 세트를 마련할 때
덤으로 얻은 헤드폰이 아무리 좋은 것이었어도 장시간 음악을 듣다보면
귀에 흐르는 땀이랑, 안경테를 내려 누르는 고통에 언제나 음반 한 장을
겨우 듣는 선에서 끝내다보니 헤드폰을 끼고 듣는 일이 보통 고역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매니아 자격이 있는 음악 감상자는 아닌 모양이다.
최근에 가벼운 헤드폰을 하나 장만하고 본전을 빼려 집에 있는 클래식 음반을 찾아 듣고 있는데
옛사랑처럼 오래 전의 정열이 스물스물 되살아나고 해서 새로 책도 하나 장만하고,
도서관에서 빌릴 책도 검색해 놓았다.
요즘에는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귀만 달래고 사는 꼴이다.
끈기없는 내가 앞으로 몇 장의 음반을 더 듣고 벌렁 나자빠질지 모르지만 이왕지사 책도 들쳐 보았으니
이번에는 충실한 감상자의 자리까지 이르고 싶다.

새로 산 책의 저자는 클래식 전문 매장 풍월당의 대표이자, 음악 칼럼니스트. 오페라 해설가,
의대의 정신과 외래교수이며 최근에는 다시 병원을 개원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같다.
이런 분들을 보면 과연 하느님은 공평무사 하시다고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내 머리속에서 내내 떠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