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년에 들어와 생긴 일임에 틀림없는 일 하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 글을 연다.

우리 부부가 나란히 연속극을 들여다 보는 일이 드물지만 어쩌다 보는 경우

십중팔구 극의 내용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오래도록 장수하는 탤런트의 얼굴을 보며

목과 눈가에 주름하나 없는 모습에 신기해하며 분명히 보톡스를 맞았을 것라고 입장단을 맞춘다.

 

화상도에 관한 신기술이 늘어나서 없던 나무의 잎맥도 살아나는 판에 아무리 두껍게 분장한다 한들

얼굴에 깊숙히 패이는 세월의 노래를 그들이라고 어찌 피해 갈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보톡스 한 방 맞았다는 이야기 말고는 의심가는 연예인들에게서

이 때까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

한국인들이 자랑하는 배우 안성기씨의 얼굴에 그려진 주름을 생각하면 의문은 의혹 수준으로 자란다.



 

어제는 낸시 마이어스 표 영화를 한 편 보았다. 

물론 집에서 DVD 타이틀로 보았다. 지난 연말 알라딘에 주문해서 받아 두었던 것이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SOMETHING'S GOTTA GIVE'

가장 미국적인 배우 잭 니콜슨과 다이앤 키튼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키아누 리브스가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의 내용은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낸시 마이어스류 러브스토리이다.

 

앞서 왜 남의 얼굴에 없는 주름과 보톡스 이야기를 꺼냈는고 하니

어제 본 이 영화속 인물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영화는 그냥저냥 볼 만한 영화였는데 내가 놀란 것은 오랫만에 만난 여자 주인공 다이앤 키튼 때문이다.

보톡스의 원조격인 할리우드의 여배우들과 달리 그의 목과 눈가에 있는 주름이 한 눈에 확 들어왔다.

영화속에서 성공한 극작가로 나오는 그녀는 자주 키보드를 두드렸는데 손등을 본 순간

조금 과장해서 놀라 자빠질 뻔 했다. 그것은 노인의 손에 다름 아니었다.

다이앤 키튼이 대부에 나와 알파치노와 연기하던 시절을 따져보니 그럴 만도 한 일인데

나는 한국의 장수하는 탤런트의 얼굴만 보아 왔으니까 

의례히 주름 한 점 없겠거니 하고 무의식에 기대고 있었던 것이다.

 

왜 우리나라의 탤런트들은 주름을 안 보이려 애쓰는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젊어 보이는게 좋은 것 아니냐고 그들은 항변할 것이다.

나는 이런 이유로 그들의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 속 노년을 그리려면 그에 걸맞는 분장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외계인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래서 허구헌날 인구 대비 0. 0000001%나 있는  재벌2세쯤 되는 인물들만 등장시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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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1-0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전 주름없는 얼굴이 더 이상해요. 다이앤 키튼 얼마나 근사해요? 안성기도 그렇고. 우리나라 드라마는 아직도 너무 어려요. 디테일도 그렇고.

요즘 아침 드라마(저는 잘 안 보지만 어쩌다), KBS2의<용서>라는 드라마를 보면 꽃미남 하나 나오드라구요. 그냥 꽃미남이면 느끼남과인데 이 사람 인상이 어찌나 선하게 생겼는지 눈가에 주름이 굵게 잡히는 것이 아주 매력적이더라구요. 이름이 뭔지 몰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난 그 사람 나중에 인기 좀 있다고 해서 주름없애는 수술이나 받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니르바나님도 눈가에 주름잡힌 게 얼마나 멋있습니까? 앗, 저 사진은 아인슈타인 할배였지!>.<;;

stella.K 2005-01-0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62010

좋은 숫자 같아서요. 2020 때 잡아드리면 좋겠는데...^^


하얀마녀 2005-01-06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62020

그래서 제가 잡았습니다. 히힛


부리 2005-01-06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니르바나 2005-01-06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벌 2세이신 부리님을 생각 못하고 이런 글을 쓰다니 저야말로 너그럽게 용서해주세요. 부리님

니르바나 2005-01-06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인간의 욕심인가요. 세자릿수에 머물러 있을 때는 네 자릿수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하얀마녀님, 고맙습니다.

니르바나 2005-01-06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때문에 압박을 받으며 이 글을 씁니다. 스텔라님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곱고 그러면 더 좋겠지요.

stella.K 2005-01-06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우~ 하얀마녀님 잘 하셨어요.^^

로드무비 2005-01-0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효봉 스님께서 제게 해주신 말씀 전해듣고 잠시 건너왔습니다.

서재 안 들어오고 책만 읽는 생활도 괜찮네요.

제가 워낙 중독 성향이 강한 인간이라 뭐든 재미붙이면 도를 넘거든요.

새해 벽두부터 하루에 두서너 시간씩 컴 앞에 앉아 있는 꼴이 싫어서

잠시 쉬고 있습니다.

보톡스 이 글 재밌네요.

우리 가족이 극장 가서 본 영화랍니다.

딸아이가 한동안 그 얘길 꺼내 곤란했죠.

잭 니콜슨이 팬티도 채 못 입고 난리 피우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나봐요. ㅎㅎ

주말에 날씨가 무지 추워진답니다.

가족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니르바나 2005-01-07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귀있으신 분은 다르시군요. 로드무비님

효봉스님의 말씀도 척척 들으시구요.

비로그인 2005-01-09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부터 젊은 나이에 주름 걱정을 하고 있었던 제가 한심하게 느껴지네요.

늙어가는 것. 흙으로 지음받은 피조물의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일텐데 말이죠.

니르바나 2005-01-10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님의 주름 걱정이 신선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운명까지 이야기 하실 것은 없을 듯 싶어요. 너무 심각해요. ㅎㅎ

그저 재미있게 읽으라고 올린 글입니다. 체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