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우체국 - 황경신의 한뼘스토리
황경신 지음 / 북하우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순수 혹은 순진이라는 말을 무척 싫어한다. 아직 내가 어리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의 순수나 순진은 내게 있어 가식과 일맥상통한다. 대체 이렇게 팍팍한 세상에 온갖 나쁘고 슬프고 아픈 일들 투성인 현실에서 순수하거나 순진할 수 있기나 한걸까? 어른이 되고 난 이후 내가 순수하거나 순진했던 순간의 대부분은 알고도 모르는척 했던거였고 그건 마치 모 방송국 프로그램 코너에 들어간 순수의 결정체 같은 꼭지를 맡아서 어거지로 원고를 쓸 때처럼 몸에 작은 옷을 억지로 껴입는 느낌이다.  


내가 본 순수하고 순진한 사람들. 나는 그들이 틀림없이 양의 탈을 쓰고 있는 늑대라고 생각했다. 필요에 의한 순수가 아닌 정말 순진한 사람들은 세상 부적격자 혹은 지진아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도무지 나와는 맞지 않는 여직원과 여러번 트러블이 있었는데 내가 그녀에게 가장 견디지 못하는 점이 나이와 걸맞지 않는, 그래서 때로는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 순진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실눈을 뜨고 그녀가 순수하지 않은 순간들을 찾아내고 ‘그럼 그렇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나고 나니 어쩌면 그녀는 정말로 순진하고 순수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의 기준으로 밖에는 생각을 하지 못하니 어쩌면 나는 순수하거나 순진하지 못한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대신 그것을 의심하고 부정했는지도 모르겠다.


황경신의 초컬릿 우체국은 그녀가 몸담고 있던 페이퍼라는 월간지에 실린 글들이다. 한때 페이퍼를 꽤나 열심히 봤던 나는 그녀의 글들이 도통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심지어는 오만방자하게도 이런 여자는 나를 한번 만나서 제대로 잔소리를 좀 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다. 세상은 온통 아름다운 일 뿐이랍니다 하고 생각하는 그녀의 머릿속을 제발 좀 어떻게 하고 싶었었다. 페이퍼라는 잡지의 성격이 원래 좀 그렇기도 하지만 그녀의 글은 유달리 그 증상이 심각했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게 잃어버린 순수를 찾고싶네 어쩌네 하는 닭살스런 마음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그리 길지 않은 세월속에서 어른이 되는 동안 잡으면 바스러질 것 같은 내 마음과 정신에 풀 한포기 심어주고 싶은 느낌이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녀의 글은 수필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동화라고 할 수도 없다. 분명 맨 정신으로 냉정하게 보면 동화인데 그녀의 글을 계속 읽다가 보면 그 모든 일들이 어쩌면 그녀에게 실제로 일어난게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든다. 그녀는 이 책을 쓸 수 있는 힘이 오른손이 아닌 왼손의 힘이었다고 말한다. 그래 어쩌면 순수와 순진은 오른손이 되기에는 힘들것이다. 그녀의 주변에 온통 착한 일들과 착한 사람들만 살지 않는 이상. 그녀 역시 가끔은 영악하고 나쁘기도 해야겠지. 하지만 그녀는 순수와 순진을 나처럼 아예 거짓으로 몰아붙여서 쓸어내지는 않았다. 그 대신 그녀는 그것을 왼손으로 슬쩍 옮겨 두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녀의 왼손이 쓴 것이다. 

솔직히 말해 이 책이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어려운 책도 아니고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는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이 책은 내가 책 한권을 읽는데 걸리는 평균치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그건 어쩌면 순수와 순진에 대한 내 마음이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아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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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라면 유달리 사죽을 못쓰는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MBC 베스트 극장을 즐겨 봤었다. 단편이라는 장점 외에도 정해진 감독도 작가도, 배우도 없이 그때 그때마다 바뀌는 시스템이라는 점도 퍽 마음에 든다. 가끔은 깨는 시나리오에 확 깨는 감독과 홀딱 깨는 배우들인 골때리는 작품을 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베스트 극장은 재미있다.

어제밤. 미용실을 나와서 늦은 저녁을 해먹자니 좀 어설퍼서 이마트에서 하이네켄 두병과 개당 500원씩 하는 생선초밥 10개를 사서 집으로 왔다. 샤워를 하고 초밥과 맥주를 먹으면서 TV채널을 돌렸더니 지난 금요일날 내가 못 본 베스트 극장을 하고 있었다. 제목은 매직 파워 알콜. 때마침 나도 도수는 약할지언정 나름 알콜음료를 섭취하고 있는 중인지라, 보다가 알딸딸 한 기분으로 잠들었음 좋겠다는 소망을 품고 보기 시작했다.

머리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퍼머약 냄새와 치약이 뭍은 초록색 가운. 어떤 생선이 올라가 있어도 맛이 동일한 참으로 신기한 초밥. 냉동실에 넣어서 시원한 하이네켄과 함께 매직 파워 알콜을 관람하는 기분은 꽤 괜찮았다.



매직 파워 알콜은 총 3개의 단편으로 이뤄져 있었다. 첫번째는 김민선 김동완 주연의 살다보니. 김민선은 새로 창간한 와인 잡지의 젊은 편집장인데 앞만 보고 죽어라 달린 타입의 여자이다. 창간호 행사에서 그녀는 술을 마시고 남자친구인 김동완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얘기해 준다. 어렸을때 자기의 동상걸린 언 발을 따뜻한 배로 녹여주시던 아버지. 하지만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재혼을 해서 낳은 동생이 4살이건만 그녀는 아직까지 동생의 얼굴을 알지 못한다. 행사가 끝나고 집으로 귀가하던 그녀는 택시에서 내려 아버지에게 전화를 하지만 끝내 말은 하지 못하고 그냥 끊는다. 그녀는 자신이 참 차갑다고 생각하고 바꾸려고 하지만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버려서 쉽지가 않다. 창간호 행사에서 사람들은 그녀 앞에서는 축하한다고 하지만 뒤 돌아서서는 콧대가 높다느니, 잡지가 잘 안팔리면 기가 팍 꺽일테니 두고보자느니 한다.

두번째는 려원과 강석우 주연의 '술자리'. 려원은 잡지사의 직원이다. 어느날 팀 회식을 하게 되고 그녀는 거기에서 부장인 강석우를 비롯해서 다른 남자 직원들이 노는 한심한 작태를 본다. 가게 된 술집은 유부남 부장의 애인 집이며 부장은 거기에서도 설교와 얼르기와 권위세우기의 짬뽕 쑈를 하고 남자직원들은 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폭탄주가 돌려지고 려원은 간염 주사를 맞아서 술을 마실 수 없다고 하지만. 부장은 '이래서 여자들은 안된다' 며 오히려 폭탄주를 한 잔 더 만들어서 두 잔을 마시게 한다. 부장은 려원에게 캐릭터를 가지라고 한다. 전에 있던 선배 수진 (김민선) 처럼 여우같거나 아니면 어른들 잘 모시고 싹싹하거나. 그는 려원의 머리를 툭툭 치면서 얘기를 한다. 더없이 불쾌한 술지리가 끝나고 부장은 택시를 타면서 그녀와 새로운 신입 남자 사원에게 차비를 하라며 10만원짜리 수표를 준다. 려원은 집으로 가는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맥주를 사려다 편의점 직원과 실강이를 벌이게 되고. 10만원짜리 수표를 직원에게 던지며 나머지는 팁이라고 한다.

친구들과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던 용이. 친구들이 옛 애인인 미영의 얘기를 하며 전화를 해 보라고 부추기고 급기야 친구들이 미영에게 전화를 하지만 받지 않는다. 용이는 화장실을 간다며 슬쩍 빠져나와서 그 길로 헤어진지 1년도 더 된 미영의 집 앞으로 간다. 하지만 나온 사람은 미영이 대신 동생이 나왔다. 동생은 술에 취해 미영을 찾아온 용이에게 '당신같은 사람 때문에 우리 언니가 약을 먹었다는게 한심하다' 고 말한다. 늘 자신의 뒤에서 희생적인 사랑만 한 미영은 끝내 나오지 않고. 용이는 창문을 향해 돌을 던진다. 미영은 잠시 후 창문을 열고 용이가 사준 곰인형을 던진다. 용이는 곰인형과 같이 새벽이 올때까지 그 집 앞에 앉아있다가 곰인형의 손을 잡고 한강둔치까지 달려간다.

각기 다른 얘기들이지만 술이라는 공통점 이외에도 이 에피소드들은 전부 연결이 되어있다. 두번째 에피소드의 경우 려원이 일하는 직장은 과거 김민선이 일했던 곳이고 세번째 에피소드 포장마차는 두번째 에피소드 '술자리'에서 려원과 신입남자직원 그리고 부장이 빠진 나머지 사람들이 2차로 들어간 포장마차이다. 마지막에 용이는 한강대교에 곰인형을 놔두고 잘살라고 외치고 그 아래 둔치에서 려원은 혼자 맥주를 마시다가 말고 일어서서 다들 똑바로 살라며 외친다. 그리고 카메라는 다시 김민선의 방이 있는 2층 베란다로 옮겨가고 거기서 김민선은 창을 열고 새벽공기를 맡으며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있어줘서 고맙다고 독백을 한다.

무언가 아주 뚜렷한 주제가 있다던가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분명한 단편들은 아니지만 세 단편들은 꽤나 재밌고 세련되었다. 술이라는 주제로 엮여있지만 각기 다른 사람들의 다른 술자리와 삶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한 공간에서 서로 스치듯 지나쳐간 우연을 공유한다.

간만에 재밌는 베스트 극장을 봐서 기분이 되게 좋았다. 겨우 하이네켄 두병으로 알딸딸한. 너무 오래 술을 안마셔서 한심해져버린 내 주량이 좀 우습긴 했지만 어제는 그럭저럭 괜찮은 야밤이었다. 참. 김동완과 려원은 각각 신화 샤크라 멤버였는데 연기를 그럭저럭 잘했다. 가수들이 모두 부업삼아 연기를 하는것에 그다지 좋은 시선을 가지고 있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들은 욕을 얻어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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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5-02-06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밌게 봤더랬죠. 세 번째 이야기에서 항상 뒷모습만 봤다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플라시보 2005-02-06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님. 음... 사랑이 똑 같은 무게를 지니고 있으면 좋겠지만 항상 시소처럼 균형이 잡히지 않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더라구요. 그러면 나머지 한쪽은 그 뒷모습을 자주 보게 되죠. 딱 균형잡혀서 너도 50. 나도50. 합의 100. 이런 사랑은 없나봐요. 하긴..그렇게 딱 맞아 떨어지는 것도 좀 비인간적이다 그죠?^^

픽팍 2005-03-03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스트극장이 은근히 괜찮은 거 많이 하던걸요
저번에 '악연'이라고 고두심님이랑 김영옥님이 나오셨는데
고부간의갈등을 그린 전형적인 드라마 였는데 다들 연기를 죽여주게 하시더라구요;;
암튼 베스트 극장 옛날에 사라질 뻔하다가 피디들이 반발해서 계속
살아남게 되었다고 하더라구요;;mbc정말 좋아하려고 해도 좋아할 수가 없네요
 
그녀는 조용히 살고 있다 - 제8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이해경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소설은 무척 유쾌하게 시작한다. 꼭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는 것 처럼 재기발랄한 문체와 별 내용도 아닌데 길게 길게 잘도 늘여서 쓰는 솜씨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소설을 조금씩 더 읽어 갈수록 나는 왠지 이 작가가 처음부터 어떤 방향을 잡고 소설을 쓴게 아니라 그냥 무작정 키보드를 두들겨 나가기 시작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저렇게 바뀌는 문체와 주인공들의 성격이나 특징. 거기다 소설의 중간분량쯤에는, 그녀가 기계를 다룰줄 모른다고 첫장에 쓰고서는 중간즈음에 자기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기계를 척척 만지는 여자가 신기하기만 했다 뭐 이런식의 실수도 보였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실수이지만. 이런 실수는 소설에 있어서는 치명적이다. 마치 인기없는 드라마가 작가를 교체한것 처럼 계속해서 달라지는 문체를 보는 것은 피곤한 일이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나는 대게 소설책은 사흘안에는 다 읽는 편이지만 이 소설은 무려 8일이나 걸렸다.

그러나 아주 재미없는 소설은 아니다. 얘기 자체는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다. 하지만 나는 작가가 지나치게 수다스러웠던게 아닐까 싶다. 딱 10분이면 재밌을 얘기를 1시간 분량으로 늘여버리면 이야기는 탄력을 잃고 여기저기서 헛점을 드러낼 뿐이다. 이 소설이 딱 그짝이다. 시작도 좋았고 소재도 괜찮고 내용또한 그럭저럭 잘만하면 근사한 소설책 한권을 뽑을 뻔 했으나. 작가의 의욕이 너무 지나친건지 아니면 정말 묵직한 소설을 쓰고팠는지 몰라도 늘여도 너무 늘였다. 그리고 늘이는 와중에 작가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았는지 소설은 자꾸 갈팡질팡한다. 뭔가 굵은 줄기가 있고 거기에 잔가지를 친 느낌이 아니라 이야기들이 그저 얽혀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떤 일이건 간에 중심을 잡지 않으면 우왕좌왕 하게 되는데 소설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책의 내용은 이러하다. 어느날 한 남자가 직장을 떼려 치우고 소설가가 되기로 한다. 그의 생각도 있었지만 임신을 한 아내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어쩌다 보니 그리 되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소설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남자는 도서관에 가서 소설을 쓰려고 하는데 그러다 우연히 옛날에 알던 여자를 만난다. 그녀도 소설을 쓰고 있다. 어찌어찌 하여 그는 그녀의 소설을 아내에게 자신의 소설이라며 보여준다. 아내는 한껏 고무되어 소설이 너무 좋다고 한다. 내가 밝힐 수 있는 소설의 줄거리는 여기까지다. 소설에는 그의 얘기 외에도 그가 만난 옛 여자의 얘기. 그리고 그 여자가 쓴 소설이 나온다. 소설속의 소설이라는 이중 구조를 택했음에도 중심을 잃고 초심을 잊은 소설은 흔들린다.

책을 읽다가 나는 주인공의 아내가 몹시 거슬렸다. 그녀는 남편에게 무슨 말을 하는데 그게 무려 294페이지에서 303페이지에 다란다. 그게 다 아내 혼자의 일방적인 수다인데 그 수다 또한 이 소설과 닮아 중구난방인지라 나는 그의 아내가 정신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여자가 아닌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그 부분은 너무 지루하고 이상했지만 산 책은 다 읽고 본다는 신념 하나로 억지로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독자들에게 꽤 높은 별점을 얻었고 문학동네 8회 수상작이라는 훌륭한 타이틀도 달고 있지만 내게 이 소설은 심하게 별로이다. 가장 큰 불만은 작가가 어떤것을 쓰겠다는 중심을 잡지 않고 그저 써지는대로 쓴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거기다 느닷없는 해피엔딩은 시청률 하락으로 인해 조기종영의 운명을 맞이한 재미없는 드라마같다. 쓰다가 보니 점점 길어질것 같아 그만 자기가 뿌려놓은 모든 스토리를 한꺼번에 거두어 들일 수 있는 길은 이게 최선 이라는듯 그 헤피엔딩은 뻔뻔하기 그지없다.

누가 이 책을 읽을만 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그럴필요 없다고 하겠지만. 별점이 높은것이 좀 걸린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밌고 괜찮았던 소설이 왜 내게는 이렇게나 엉망이었던 것일까 싶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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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5-02-05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이 책이 나왔던 제 고등학교 무렵에 이 책 읽고 싶다고 하니까 재미없다고 고개 저으시던 아는 분의 충고가 생각나는군요. 플라시보님까지 그리 말씀하실 정도면 이 소설을 아직도 못 읽었다는 부채감을 그만 접어버릴까 싶기도 하네요.ㅎㅎ

플라시보 2005-02-05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의 시종님. 저는 별로였는데요. 다른 분들은 괜찮게 읽으신것 같아요. 별점 두개 주면서 평균 깍아먹는거 같아 어찌나 망설여지던지...(학교에서 시험칠때도 그렇잖아요. 반평균 깍아먹는 인간들 어쩌고 하면서..흐흐. 그때 기억이 떠올라서) 혹시 모르니까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읽어보세요. 저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편협한 느낌일 뿐이니까요. 어쩌면 제가 저 책에서 좋은 무언가를 발견 못한걸수도 있습니다.^^

nemuko 2005-02-11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오래오래 들고 다니다가 결국 비행기에 두고 내리는 바람에 뒤를 못보고 말았네요. 슬슬 지겨워지던 차라 별로 아깝지도 않았답니다^^ 계속 허접해져서 뒷마무리를 어떻게 할라나 했더니 해피엔딩인가 보네요...

플라시보 2005-02-1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emuko님. 저도 처음 시작과 달리 조금씩 지루해져서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영화에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무려 3명이나 등장한다. 언제나 미끈한 안드로이드같은 주드 로. 다 커버린 이후로는 매력이 반감하긴 했지만 어릴때 너무나 특출났던 그녀를 잊을수가 없어 계속 주목하게 되는 나탈리 포트만. 대체 저 여자가 입 큰거 빼고 무슨 매력이 있나 했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던 줄리아 로버츠. 클로저에는 이렇게 3명의 쟁쟁한 배우들이 나온다. 출연진들의 화려함만 믿었다가 망한 오션스 트웰브의 기억이 아직 삼삼하지만 그래도 또 속는셈 치고 믿어보기로 했다. (더구나 줄리아의 경우 오션스 트웰브에도 나왔었기 때문에 심하게 걱정이 되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작가이자 신문 부고란 담당기자인 댄(주드로)은 어느날 길을 가다가 막 영국에 도착한 미국인 알리스 (나탈리 포트만) 와 첫눈에 반해서 사귀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날 댄은 사진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의 모델이 되고 댄과 안나는 서로 이끌린다. 이후 안나에게도 래리(클리브 오웬)라는 애인이 생기지만 댄과 안나는 관계를 끝낼수가 없다. 결국 안나는 래리와 헤어지고 댄을 택하고 댄은 알리스를 버린다. 그러나 또다시 안나는 래리에게 돌아가고 댄은 알리스를 만난다. 이 와중에 댄과 알리스도 서로 우연히 만나게 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영화는 남자 둘 여자 둘의 얽히고 섥히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허나 누가 누구와 사귀었느냐 혹은 잠자리를 했느냐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다. 클로저는 진심이 무엇인지 또 진실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사랑의 아이러니는 누군가를 위해서는 심장도 내어줄듯 희생적이나 그 사랑을 위해 누군가의 가슴에는 비수를 꽂을 수 있다는데 있다. 사랑에 있어 진심과 진실은 어쩌면 필요없는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사랑 자체가 정상적인 정신으로 불가능한 것을 거기에 진심과 진실이 끼여들 여지가 있을까? 간혹 사랑은 영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랑은 유효기간이 분명히 존재한다. 더구나 남녀간의 사랑이라면 그것은 상대의 육체에 대해 가지는 흥분과 기쁨의 시간과 일치하는게 대부분이다. 늘 설래고 행복해서 뺨을 홍조로 물들일수만은 없는거다.

영국에서 이 네 남녀는 사랑이라는 이름과 배신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엮여있다. 처음에는 모두 낯선 사람이었다가 어느새 그들은 가까이 더 가까이 하고픈 관계가 되고 영원할것 같던 관계들은 하찮은 일들로 금이간다. 한쪽에서는 사랑이 한쪽에서는 고통이 동시에 악을쓰며 소리를 지르지만 영화는 결코 시끄럽지 않다. 안나가 래리에게 댄과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었음을 고백할때 래리가 보여준 모습. 래리와 끝내고 돌아오는 안나에게 래리와 잤느냐는 문제로 화를 내는 댄은 속물적이지만 현실적이다. 결국 궁금한건 사랑하느냐 사랑하지 않느냐가 아닌 누가 누구위에 올라타고 누가 누구아래에 깔려있냐는 것이다. 사랑이 언제나 고귀하고 아름다워서 핑크빛 가득하면 좋겠지만 가끔 사랑은 서로가 서로에게 똥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영화에서 가장 멋지게 나오는 사람은 알리스다. 초반부에는 안타까우리만큼 외면하고 싶은 모습을 지닌 알
리스지만 마지막에 멋지게 한방 날린다. 아.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귀신이지롱' 같은 반전은 아니다. 알리스는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남을 위해 뭐든 다 희생할것 같고 목숨마저 버릴 수 있을것 같지만 알리스야 말로 가장 확실하게 스스로를 챙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혹은 상처를 받아도 살기 위해.

별 기대없이 봐서 그런지. 이 영화. 낮은 별점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괜찮다. 사랑영화라 생각하고 연인끼리 본다면 대략 난감할것 같지만. 막 시작한 연인이 아니라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은 연인들 사이라면 함께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사진작가인 줄리아 로버츠와 스트립 댄서인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가 아주 좋았다. 주드로와 클리브 오웬역시 무리없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허나 유치하게 성대결을 펼칠짝시면 여자들쪽이 훨씬 더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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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5-02-0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봤는데, 배우들의 연기가 서로 잘 어울려서 상당히 괜찮은 영화 한편을 빚어낸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오션스~도 출연배우를 두서넛 줄였다면 좀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클리오 2005-02-0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 기사를 보고 이 영화를 많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추천 보고 저도 이번 연휴에 한번... (근데 제가 있을 예정인 지방 도시에 이 영화가 할라나...)

플라시보 2005-02-04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의 시종님. 저도 님의 리뷰를 읽어봤습니다. 읽고나니 제가 쓰기가 힘들더라구요. 너무 잘 쓰셔서^^ 님 말씀처럼 오션스도 너무 많이 나오지만 않았어도 좀 나았을텐데..^^

clio님. 아마 깔릴겁니다. 유명한 배우가 나오니까요^^ (제가 살고 있는 곳도 깔렸는걸요) 전 설 연휴에는 키아누 리브스가 나오는 콘스탄틴을 볼 예정입니다.^^

paviana 2005-02-0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서재에도 올렸지만 어떻게 두분이 매번 같은 날 같은영화에 대한 평을 올리시죠? ㅋㅋ 넘 놀랍습니다... 미리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회사에서밖에 서재질을 못하는 인간이라 미리 인사드립니다..

플라시보 2005-02-04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viana님. 그런가요? ^^ 흐음. 도시는 다르지만 마태님과 텔레파시가 통하나? 흐흐^^ 님도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자페증. 네이버 백과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현실에서 멀어지고 자기의 내면에 틀어박히는 정신질환.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자페증이 뭔지 이해하기는 너무 부족하다. 역시 네이버 지식인에 도움을 받았다.

자폐증 (Autism)은 유아나 소아에게 잘 나타나는 병적인 소외 현상으로 대개 성인이 된 다음까지 이어진다. 원인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청각 및 시각자극에 대한 이상 반응이 나타나고 언어 발달이 매우 느리거나 이뤄지지 않아서 상대방의 말을 되뇌이거나 같은 말만 반복한다. 사회상 발달도 더디어 눈길을 맞추거나 타인과의 사회적 접촉을 기피하는 모습을 보이며 특정 물체 혹은 생물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인다. 이로 인해 특이행동과 더불어 늘 생활하는 곳이 아닌 다른곳에 간 경우처럼 주변환경이 일상적인 패턴을 벗어났을때 불안해하거나 소리를 지르는등의 행동을 보인다. 지능은 평균 이하로 여겨지나 어떤 면에서는 정상인보다 우수한 능력을 보이는 경우도 간혹 있다. 단순기억 시각공간적 기능을 요하는 면에서는 뛰어난 경우도 있다. 자폐증이 장애로 인정받은 것은 1999년이다. 나는 한번도 주변에서 자폐아를 본 적이 없지만 1000명당 한명꼴로 나타나는 장애라고 한다.

스무살난 초원이는 자폐증이다. 자폐아들만 다니는 특수한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그의 특기는 마라톤이다. 이는 엄마가 어릴때부터 뭔가 아이가 좋아할 만한것을 하나 만들어 주기 위해 열심히 훈련을 시킨 덕분이다. 초원이는 마라톤 외에도 얼룩말과 초코파이를 좋아한다. 어느날 세계 마라톤에서 1등을 한 경력이 있는 선수가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초원이가 있는 특수학교로 오게 된다. 이를 안 엄마는 초원이에게 마라톤을 지도 해 줄것을 부탁하고, 초원엄마의 질긴 부탁으로 그 선수는 마지못해 초원이를 가르치게 된다. 초원이 엄마는 초원이를 춘천마라톤에 내보내서 서브쓰리 (마라톤 41.195km를 3시간 안에 완주하는것) 를 할수 있게 하는것이 꿈이다.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것은. 뻔한 감동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흔히 장애가 있는 사람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면 대부분은 눈물없이는 볼수 없는 인간승리 휴먼드라마가 되기 쉽상이다. 허나 말아톤은 그 쉽고도 안전한 길을 용케 잘 피해간다.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인의 갑절은 노력해서 정상인도 하기 힘든 마라톤 서브쓰리를 해내는 것. 영화는 그것에 촛점을 맞추지 않는다. 물론 주인공 초원이는 마라톤을 하고 또 마지막에는 춘천마라톤 코스에 참가해서 완주하는 것으로 영화가 끝이 나기는 하지만 중요한것은 그게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엄마의 눈물겨운 모성을 보여주는 영화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 장애아의 엄마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 아이를 위해 헌신적이다 못해 자기몸이 만신창이가 될 지경건만 그저 아이를 돌보는 일에만 몰두하는 엄마. 초원이 엄마도 어느 부분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여기서 영화는 질문을 한다. 정말로 그게 다만 아이를 위해서냐고. 초원이 엄마는 끊임없이 사람들 앞에서 부정하지만 스스로를 속이지는 못한다. 코치 선생의 입을 통해서 그리고 입원한 병실에서의 독백을 통해. 장애를 가진 아이 엄마도 사람임을. 그래서 아이를 포기하고 싶기도 하고 또 아이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장한엄마 컴플렉스로 인해 아이를 다소 힘들게 하더라도 무리를 해서 무언가를 이루려고 함을 인정한다. 둘째는 자폐아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영화의 대부분은 일반인의 시선으로 찍혀있다. 하지만 마지막 초원이가 춘천 마라톤에 참여하여 달리는 장면에서는 온전하게 초원이의 시선. 즉 자폐아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 물론 영화 자체를 자폐증 장애를 가진 사람이 찍지 않았기에 우리는 그게 정말로 자폐아의 시선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예전에본 자폐증 환자가 나오는 프랑스 영화처럼. 무조건 환상적이고 아름답고 꿈결같은. 마치 장애를 온갖 화려한 상상으로 뒤덮으려는 짓은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수많은 관객을 불러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배우 조승우의 힘이다. 그렇다고 해서 조승우가 요즘 잘 나가는 연예인인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다른 영화들처럼 흥행보증수표인 누구누구, 관객동원율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누구누구의 영화는 아닌 것이다. 여기서 배우 조승우의 힘은 오로지 연기력에 기인한 것이지 그의 스타성에 의한것이 아니다. 다소 작은 체구와 가는선을 지닌 배우 조승우는 언젠가 영화 기자들이 조금만 더 외모가 받쳐줬으면 하고 안타까운 배우 1위로 꼽았을 만큼 사실 그의 비주얼은 별로 볼것이 없다. 그래도 영화배우니까 조금 특별해 보일 뿐. 만약 조승우가 일반인이었다 하더라도 그는 잘생겼다 혹은 멋지다라는 말을 듣고 살았을성 싶지는 않다. 흔히 비교되는 영화배우 박해일과는 또 다른 종류의 평범함을 가지고 있다. (말아톤 초원역에 박해일도 물망에 올랐었다고 한다.)

사실 춘향전에 나왔을때만 해도 나는 조승우가 배우라기 보다는 그저 대가의 작품에 운좋게 주연을 따낸 일회성 신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후 와니와 준하, 후아유, H, 클래식등에 나왔을때도 고만고만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인것 같았다. 허나 하류인생부터 조승우는 영화속에서 자신의 아우라를 발산하기 시작했다. 늘 다른 배우들에게 가려 있어서 허약하게 보였던 그의 연기에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어쩌면 그 전의 배역들은 H를 제외하고 그다지 인상적인게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영화 말아톤은 조승우가 아니면 도저히 안되었겠다 싶을 정도로 그는 호연을 보여준다.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그러하듯. 조승우 역시 초원이역을 맡아 완벽하게 변신한 배우 조승우가 아닌. 자폐증 장애가 있는 스무살 윤초원 그 자체가 되었다. 어느 연기가 그렇지 않겠냐만은 이 영화에서 조승우는 온몸으로 연기를 해야 했다. 자폐증으로 인한 틱, 본인의 나이보다 20년은 더 정신연령이 어린 몸짓 (조승우는 80년생이며 극중 초원이의 정신연령은 5세이다.) 거기다 특이한 발성법과 목소리까지. 정말 눈빛연기 하는 사람은 연기도 아니게 편하겠다 싶을 만큼 배우 조승우는 머리카락부터 엄지발가락까지 다 연기를 한다. 사실 장애를 가진 역활을 하면 어지간히만 해도 다 칭찬을 받는다. 하다못해 데뷔 10년이 넘는동안 연기력에 대한 칭찬은 단 한번도 받아본적 없는 김희선마저 슬픈연가에서 시각장애인 역활을 맡아 칭찬을 받을 지경이니 말이다. 허나 조승우는 이 영화에서 어지간히 연기를 하지 않는다. 어쩌면 장애 연기는 조승우로 인해. 조승우 이전과 조승우 이후로 나뉠지도 모른다.

중견배우 김미숙의 연기는 비교적 만족스럽다. 그녀의 오바하지 않는, 너무 애끓지 않는 담담함으로 인해 이 영화는 자칫 뻔한 감동으로 이어질뻔 한 부분들도 스무스하고 담백하게 넘어간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역이라면 당연히 수반될 지나치게 진한 눈물도 김미숙은 흘리지 않는다. 오히려 김미숙은 단 두어시간동안 장애를 가진 엄마가 아닌,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엄마처럼 단련되어있고 담담해진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 역활에 만약 대단한 연기파 배우를 내새웠다면 장애아대 장애를 가진 아이 엄마의 세기적인 연기대결이 될 뻔 했겠으나 김미숙은 관객의 시선이 옳곧게 조승우를 향하도록 지나침없이 잘 보조를 해 주고 있다. 따라서 약간 밍숭한듯 하지만 김미숙의 연기력은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아니 연기력이라기 보다 캐릭터와 영화의 이해력이 뛰어난 똑똑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자폐증 장애를 가진 아이의 마라톤 완주라는. 보지 않아도 다 본듯한 뻔한 스토리로 인해 망설인 분이 있다면 지금 당장 영화표를 끊기를 바란다. 만약 그렇게나 뻔했다면 나는 이 영화의 리뷰를 쓰지 않았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판단은 보는 사람의 몫이긴 하지만. 감히 내가 미리 예측을 한다면 적어도 내 이럴줄 알았다는 반응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다른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고 하는데, 나는 지하철 장면과 마지막에 초원이가 얼룩말과 함께 달리는 장면에서만 울었다. (지하철보다 얼룩말에서 더 많이 울었던것 같다.) 눈물이 많은편이라면 손수건이나 티슈를 준비함과 더불어 여성이라면 아이라인과 마스카라도 하지 말것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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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2-0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라인 했다가 다 망쳤다는 설이...

플라시보 2005-02-0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그래도 마스카라는 안하셨으니 다행이네요.^^ 전 원래 아이라인과 마스카라는 안합니다. (아주아주 특별한 날이면 마스카라는 합니다. 예를 들어 선을 본다던가..하하)

스파피필름 2005-02-03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두 장면에서 울었습니다. 극장에서는 원래 잘 안우는데 (특히 슬픈 멜로에서는 일부러 안울려고 더욱 눈을 부릅뜨고 있어요-_-) 나도 모르게 저절로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마지막에 손으로 타인들을 스치며 달려가는 장면에서는 옆사람 의식하지 않고 흐느끼려다가 놀랐습니다. -_-
간만에 본 좋은 영화였어요.. ^^

플라시보 2005-02-03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피필름님. 저와 같은 장면에서 우셨군요. 아으...세상에서 그렇게 슬픈 얼룩말은 처음 봅니다. 전 영화보면서 잘 울어요. 근데 어쩐지 혼자 있어야 펑펑울지 극장에서는 좀 펑펑 울긴 힘들더라구요.

비로그인 2005-02-03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보고 많이 울었는데.. 지하철 장면은 정말 슬프더군요!
그런데 옆에 앉아있던 커플이 어찌나 눈꼴사납던지.. 여자분은 아예 남자품에 푹 파묻혀서 시작할때부터 끝날때까지 징징거리며 울더군요. 남자는 또 그런 여자를 어찌나 사랑스럽게 바라보던지~ 제 친구랑 저는 "놀고들 있네~ 아예 쇼를 해라 쇼를 해~" 하면서 치치거렸지만.. 사실은 무진장 부러웠다지요. 아하하

그리고 조승우의 비주얼에 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지만 저는 나름대로 아주 멋진 외모라고 생각합니다. 다리 짧은게 전혀 흠이 안되는 유일한 배우라고나 할까요.. 아하하. 흔히들 말하는 꽃미남과는 거리가 멀지만 왠지 끌리는 매력이 있더군요. <지킬 앤 하이드>를 본 친구 말로는 너무 카리스마가 강해서 짧은 다리 따위는 눈에 안들어오다가 막상 무대에서 내려온 조승우를 보고는 왜 땅에 붙어다니냐고 약간 실망했다고 하더군요..^^

플라시보 2005-02-03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마음처럼님. 하하. 저도 얼마전에 눈오는날 연인들끼리 온갖 야리꾸리한 포즈로 사진찍고 심지어 '나 잡아봐라' 쑈까지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때도 우리도 님과 비슷한 기분이었어요.
조승우 비주얼은 저도 나쁘진 않은데 그냥 워낙 그쪽 계통에 인간같지 않게 잘생긴 것들이 많아서리..흐흐. 지킬 앤 하이드 보셨군요. 아. 저도 보고싶은데 지방이라 이래저래 손해가 많아요. (조승우. 작다작다 하던데 진짜 되게 작나봐요^^)

거닐기 2005-02-03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두번봤습니다. 우짜다 그리되긴 했지만 그래도 두번째 볼 때도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강추입니다.

明卵 2005-02-0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애아대 장애를 가진 아이 엄마의 세기적인 연기대결'이란 말, 유리가면을 생각나게 하네요, 흐흣.
전 계속 울었어요. 사촌동생이 계속 생각나서... 웃고 있으면 기뻐서 울고, 울면 따라 울고, 완전 울음바다였지요^^;;
조승우는 믿음이 가는 배우예요. 이상하게도 '클래식'밖에 안 봤고, '지킬 앤 하이드'에서 열연했다는 말만 들었을 뿐인데도, 조승우라고 하면 든든한 느낌이었습니다. '말아톤'을 본 지금은 그런 느낌이 괜히 들었던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글과 코멘트를 읽고 보니, 저는 조승우가 잘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여론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하하.

플라시보 2005-02-03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닐기님. 저도 왕왕 좋았던 영화는 두번씩 보곤 합니다.^^ (이미 봤는데 친구가 못봤다고 하고, 또 마땅히 따로 볼 영화가 없는 경우)

명란님. 음...사촌중에 불편한 분이 계신가봐요. 조승우는 특히 언론에서 되게 칭찬을 많이 하는 배우지요. 제 경우에는 좀 과장된 거품 아닌가 했었는데 역시 이 영화를 보니 그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승우. 못생긴건 아닌데요. 연예가에 워낙 꽃미남에 멋지구리남들이 많아서 그런거 아닐까요?^^ 조승우나 박해일이나 독특한 분위기는 있지만 아주 잘생긴 미남들은 아니잖아요. 음...님 취향이 대충 감이 잡힙니다. 저도 조승우처럼 생긴타입 좋아라 합니다. 흐흐.

마냐 2005-02-04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도록 울지 않아도 되고, 정말 딱 몇 장면에서만 울 수 있어서 저도 너무 좋았습니다. ^^

실상 집안에 장애아가 있는 경우, 부모가, 그리고 그 형제가 가장 못견뎌 한다 합니다. 결국 부모가 갈라서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장애아에 대한 엄마의 헌신...같은 부분에만 너무 미화하는 경향이 있는거 같슴다. 장애아에 대해서는 사회가 시스템으로 받쳐줘야지, 헌신적 엄마만 고생하라고 냅두는 건 너무 잔인한거 같아요. 뭐, 배형진군 어머니는 정말 존경존경존경해 마땅하지만 말임다.

플라시보 2005-02-04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평범하고 정상적인 아이를 기르는것도 엄마에게 거의 초인 수준의 노력을 요하는데 정말이지 장애를 가지거나 아픈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요하는 희생의 수준은 인간을 넘어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가 시스템으로 받쳐줘야 한다는 말 저도 동감입니다. 우리야 일반인이라 못 느끼지만 장애를 가졌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이 세상은 참으로 정글같은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루(春) 2005-02-15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은 댓글이지만 영화 보기 전에 이 글을 읽지 못했음이 화가 납니다. ^^;

플라시보 2005-02-1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영화는 좋으셨나요? 전 괜찮게 봤었거든요. 후훗. 그리고 영화평은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서 다 보고 나서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루(春) 2005-02-18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이 많은편이라면 손수건이나 티슈를 준비함과 더불어 여성이라면 아이라인과 마스카라도 하지 말것을 권하는 바이다. ->제가 화난 건 이걸 안 본 걸 후회하는 탓이에요. 마스카라 지워질까봐 엄청 노심초사했거든요. 전, 너무 많이 울어서요.. ^^;

플라시보 2005-02-1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그러시군요.^^ 미리 읽으셨다면 님이 맘 편히 우셨을것을...

픽팍 2005-03-03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영화 두 번 봤어요 ㅋㅋ갠적으로 조승우한테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서요 ㅋ아 그리고 지킬 앤 하이드 곧 대구 공연도 추진된다고 하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