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등지고 놀다 - 인터뷰 스물아홉 개의 아름다운 거짓말
이충걸 / 도솔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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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누군가를 인터뷰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나 역시 기자생활을 할때 이러저러한 인터뷰를 해 봤지만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고 내가 원하는 답을 이끌어내기란 참으로 힘들다. 그러나 더 어려운것은 바로 내가 원하는 답이란 것이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저 상대방이 말 하는 그대로를 쓰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 사이에서 미묘한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 바로 인터뷰어의 몫이 아닐까? 비록 인터뷰이가 피하고 싶은 대답이라 하더라도 독자를 위해서 끌어내야 하는...

비교적 잘 된 인터뷰 모음집은 페이퍼의 여 기자가 쓴 '내가 정말 그를 만난 것일까' 인데 일단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한다. 트랜드에 맞게 감각적으로 써서라기 보다는 처음부터 무언가를 규정짓고 틀에 맞추어 인터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외의 상황때문에 재미가 있는 것이다.

누구나 조금 가볍게 보았던 코메디언의 의외로 심오한 발언들. 또 늘 젊잔만 빼던 교수의 코믹한 사생활을 엿보앗을때 느끼는 희열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의외성은 늘 사람들을 긴장시키는 커다란 매력이니까. 이충걸의 인터뷰는 조금 어렵다. 그 자신이 너무나 많은 사전지식을 안고 인터뷰를 해서인지 몰라도 이미 자신이 내린 결론에 맞춘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그나마 조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것은 우리가 쉽게 잡지 인터뷰에서 볼 수 없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다는것. 거의 대부분의 인터뷰가 가수, 영화배우, 탈렌트에 집중되어있는대 반해 그의 인터뷰는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놓았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얘기. 근데 정말 대본없이 간 인터뷰일까? 말들을 너무 잘해...

*함께하면 좋을 음식 : 잘난 사람들의 잘난 얘기를 읽다보면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므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뻥튀기를 권하는 바이다. 알사탕을 깨물어 먹어도 그 소리가 명쾌하므로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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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삽화집 - 익숙한 그 집 앞
유희열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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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그는 음악하는 사람이다. 원래 나의 기억에는 좀 촐랑거리던 정서를 지닌 사람이었는데 어느날 나이를 좀 드시더니만 꽤나 점잖아진 사람. 빽바지와 롤러스케이트 그리고 조다쉬 양말이 뭘 의미하는지 아는 사람. 그리고 음악으로 한없이 사람을 따뜻하게 또 시리게 만들 줄 아는 사람.

그는 공일오비 사단의 피를 수혈받은 인간들 중에서 그나마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물론 신해철도 있지만 그는 초반에 비해 지금은 너무 메니악하다.) 그의 음악은 그다지 큰 기교는 없지만 뭔가 좀 따뜻하다. 그게 벽난로의 따뜻함이라기 보다는 온돌 보일러의 따뜻함과 가깝다.(군불을 때는 온돌방의 따뜻함을 기대하기에는 그는 명동 토박이라 좀 무리다)

내 친구는 그와 작업을 한번 한 담에(그 자겁 아니다-_-;;) 그의 팬이 되었다. 처음에는 나하고 같이 머리크고 잘난척 하는 인간이라면서 씹었었는데... 같이 일하면서 보니까 예의도 바르고 의외로 너무 멀쩡하더란다.

그의 책은 주로 가족과 사랑 얘기이다. 그가 얼마나 할랑한 인간인가를 보고싶다면 옆에 딸린 그의 삽화를 보면 안다. 아마 그의 얼굴을 몰라도 그 삽화를 본다면 대충 마르고 비리비리한 그의 외모를 떠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가수가 책도 아니고 삽화집을 낸다는 것은 참 드문 일인데 그는 일을 쳤고 이 책은 내가 알기로는 스테디셀러이다.

나는 이 책을 약 서른권 정도 사서 선물했던것 같다. 생일이나 기념이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고마워졌을때 마다 사서 선물을 했었는데 반응이 괜찮았었다. 어렵지도 않고 촌스럽지도 않은 책을 선물하기란 참 힘이 드는데(사람마다 개인차가 심하므로) 이 책을 사 주고는 한번도 실패한적이 없다. 더구나 저 그리운 밤디 나나나송(우리나라에는 2대 나나나 송이 있다 하나는 군대 안간 유모군꺼다)이 수록된 CD까지 있으니 그 얼마나 좋은가!! 참고로 CD를 누워서 듣는데도 음악이 끝날때까지 잠못드는 인간이라면 불면증을 의심해 봐도 좋다. 그 스스로도 잘때 들으려고 만든 음악이라 선언했으니 오죽하랴!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이 책 함 선물해 봐봐!! 배로 돌아와~
*함께하면 좋을 음식 : 설렁탕과 깍두기 (책 보면 이유가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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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피필름 2004-08-04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렁탕에 깍두기 넣어서 먹는 여자에 매력을 느끼는 유희열..
그 부분을 읽고 얼마나 웃었는지.. 정말 유희열다워요 ^^

플라시보 2004-08-06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잘 먹는 저로써는 세상에는 잘먹는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도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김약국의 딸들 - 나남창작선 29 나남신서 105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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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때 그토록 미친듯이 땡땡이를 치면서도 어찌 어찌하여 김약국의 딸들을 읽고 독서 감상문을 쓰는 레포트는 제출을 하게 되었는데 그 레포트로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A플러스를 받았다. 숙제라고 생각하면 으례히 게기기 마련인데 박경리씨의 작품이라서 별로 버팅기지 않고 과제를 받자 마자 읽어치웠다. 하루만에 읽기에는 조금 버거운 분량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워낙에 글이 좋아서 단숨에 읽혔다.

토지는 조금 질질 끄는 감이 없잖아 있는데 (그건 대하소설의 운명이자 숙명처럼 따라 붙는 것 아니겠는가...) 김약국의 딸들은 오히려 아쉬울 정도로 감칠나게 재미난다. 특히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캐릭터의 힘은 그야말로 소설의 주춧돌이 되어 튼튼하게 스토리를 끌고 나간다. 하나 하나 마치 사람을 새로 만들어낸듯 사실감 있는 캐릭터들은 비록 집안 말아먹을 딸년들이었을 망정 사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작은 아씨들 따위의 서양 고전에 비할바가 아니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토지는 안읽어도 이 책은 필히 읽어야 할 책.
*함께하면 좋을 음식 : 녹두 파전이나 녹두 빈대떡 (책에서 누구 누구는 녹두가루로 얼굴을 씻는데 차마 그 짓은... 대신 음식이므로 먹어 치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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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 art 003 다빈치 art 18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신성림 옮김 / 다빈치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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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의 이름을 처음 접한것은 이 책의 북리뷰를 페이퍼라는 잡지에서 읽고 나서이다. 가만 보니 언젠가 그림을 본것 같기도 하고 또 그녀의 삶이 너무 드라마틱해서 내 관심을 끌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녀의 그림은 그녀의 모든걸 말 하고 있다. 나는 아직까지 프리다 칼로만큼 정직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알지 못한다. 화풍이 초현실주의건 뭐건 그런거 잘 모른다. 다만 그녀는 그녀가 느낀 그것을 한치의 더함도 뺌도 없이 그대로 화폭에 옮겼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고통을 짐작하게 할 뿐이라는 것을...

그녀의 자서전은 기인열전이다. 처음 차 사고 이후로 계속되는 수술 또 수술... 그녀 역시 고 모씨 처럼 그림이 없었으면 확 돌아버렸을 것이다. 아니 도는 정도가 아니라 어쩌면 삶의 끈을 놓아버렸겠지...

그녀는 삶의 고통을 이기는 방법으로 사랑을 택했는데 디에고 리베라는 그녀가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녀의 사랑이 맘에 드는 것은 결코 질질 끌려다니지만은 않았다는 것이다. 목숨만큼 사랑했지만 디에고 리베라가 바람을 피우면 그녀도 맞바람을 피울만끔 강짜가 있었다.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끔찍하다는 느낌 보다는 사는게 이렇구나 하는게 느껴진다. 누구라서 고통없이 살겠는가 만은 그녀의 삶은 너무나 치열했고 그녀는 정직하게 그 고통을 화폭에 옮겼다. 어쩌면 그녀가 그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살지 않았다면 예쁜 그림만 그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아이러니컬 하게도 우리에게는 그녀의 고통스런 삶의 덤으로 예술의 향기를 맡게 된 것이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이보다 더 고통스러울순 없다.
*함께하면 좋을 음식 : 갱엿(질깃 질깃한 삶의 고통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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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내 영혼의 자서전
민길호 지음 / 학고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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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호를 언제 처음 알게 되었을까? 아마도 국민학교 다닐적에 미술책에서 본 해바라기가 처음이었겠지? 그때 나는 해바라기 보다는 귀를 자른 자화상을 더 좋아했던것도 같다. 그림이 더 좋아서가 아니라 사연이 있는 초상화였기 때문에 좋아했으리라...스토리가 없는 그림은 심심하다. 그저 마냥 잘 그리기만 한 그림들은 아름다울 뿐 어떤 깊이있는 울림은 없다.

고호는 신모 가수가 노래 가사에도 썼듯이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니체가 상처입은 분노를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이의 삶 자체는 지리한 고통의 연속이다. 언제나 동생에게 빌붙는 삶을 살아야했고 살아 생전에 그의 그림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다. 프리다 칼로처럼 대단한 삶의 고통은 없었지만 고호의 삶은 끝나지 않는 악몽처럼 되풀이되었다. 단언하건데 고호같은 인간은 그림이 없었더라면 필시 미쳤을 것이다. 근데 미쳐서도 그림을 그렸다는 걸 보면 좀 헤깔리기 시작한다.

이 책은 고호의 그림도 많이 실려있지만 주로 그에 관한 이야기다. 고호 자신이 1인칭이 되어 쓰여져 있기 때문에 꼭 자서전을 읽는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난 여기있는 그림들을 영국에서 사온 고호의 책과 비교 해 보았는데 어떤 책에 있는 그림이 더 사실과 가까운지 모르겠다. 그만큼 인쇄에 의해 색감 질감 모든것이 확연하게 달랐다.

그러고 보면 그림이란 사진으로 보라고 있는게 아닌가보다. 언젠가 죽기 전에는 직접 고호의 그림을 보고싶다. 육체미로 단련한 건장한 팔뚝처럼 힘있는 붓 터치를 인쇄된 종이에서가 아니라 그의 그림에서 바로 내 망막으로 느끼게 말이다.

순수 미술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내게 유일하게 매력적으로 느껴진 고호의 책이라서 그런지 무조건 후한 점수를 주고싶다. 그걸 빼더라도 이 책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종이 질도 좋은 편이고 양장본이다.

*플리시보의 스무자 평 : 고호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입은 분노도~
*함께하면 좋을 음식 : 해바라기 씨 (초컬렛을 묻힌 럭셔리한 것도 좋고 아님 진짜 해바리기를 뚝 따와서 씨를 먹어도 좋겠다. 물론 전자가 구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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