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 내 영혼의 자서전
민길호 지음 / 학고재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고호를 언제 처음 알게 되었을까? 아마도 국민학교 다닐적에 미술책에서 본 해바라기가 처음이었겠지? 그때 나는 해바라기 보다는 귀를 자른 자화상을 더 좋아했던것도 같다. 그림이 더 좋아서가 아니라 사연이 있는 초상화였기 때문에 좋아했으리라...스토리가 없는 그림은 심심하다. 그저 마냥 잘 그리기만 한 그림들은 아름다울 뿐 어떤 깊이있는 울림은 없다.

고호는 신모 가수가 노래 가사에도 썼듯이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니체가 상처입은 분노를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이의 삶 자체는 지리한 고통의 연속이다. 언제나 동생에게 빌붙는 삶을 살아야했고 살아 생전에 그의 그림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다. 프리다 칼로처럼 대단한 삶의 고통은 없었지만 고호의 삶은 끝나지 않는 악몽처럼 되풀이되었다. 단언하건데 고호같은 인간은 그림이 없었더라면 필시 미쳤을 것이다. 근데 미쳐서도 그림을 그렸다는 걸 보면 좀 헤깔리기 시작한다.

이 책은 고호의 그림도 많이 실려있지만 주로 그에 관한 이야기다. 고호 자신이 1인칭이 되어 쓰여져 있기 때문에 꼭 자서전을 읽는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난 여기있는 그림들을 영국에서 사온 고호의 책과 비교 해 보았는데 어떤 책에 있는 그림이 더 사실과 가까운지 모르겠다. 그만큼 인쇄에 의해 색감 질감 모든것이 확연하게 달랐다.

그러고 보면 그림이란 사진으로 보라고 있는게 아닌가보다. 언젠가 죽기 전에는 직접 고호의 그림을 보고싶다. 육체미로 단련한 건장한 팔뚝처럼 힘있는 붓 터치를 인쇄된 종이에서가 아니라 그의 그림에서 바로 내 망막으로 느끼게 말이다.

순수 미술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내게 유일하게 매력적으로 느껴진 고호의 책이라서 그런지 무조건 후한 점수를 주고싶다. 그걸 빼더라도 이 책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종이 질도 좋은 편이고 양장본이다.

*플리시보의 스무자 평 : 고호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입은 분노도~
*함께하면 좋을 음식 : 해바라기 씨 (초컬렛을 묻힌 럭셔리한 것도 좋고 아님 진짜 해바리기를 뚝 따와서 씨를 먹어도 좋겠다. 물론 전자가 구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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