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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 - 나남창작선 29 ㅣ 나남신서 105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대학교 1학년때 그토록 미친듯이 땡땡이를 치면서도 어찌 어찌하여 김약국의 딸들을 읽고 독서 감상문을 쓰는 레포트는 제출을 하게 되었는데 그 레포트로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A플러스를 받았다. 숙제라고 생각하면 으례히 게기기 마련인데 박경리씨의 작품이라서 별로 버팅기지 않고 과제를 받자 마자 읽어치웠다. 하루만에 읽기에는 조금 버거운 분량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워낙에 글이 좋아서 단숨에 읽혔다.
토지는 조금 질질 끄는 감이 없잖아 있는데 (그건 대하소설의 운명이자 숙명처럼 따라 붙는 것 아니겠는가...) 김약국의 딸들은 오히려 아쉬울 정도로 감칠나게 재미난다. 특히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캐릭터의 힘은 그야말로 소설의 주춧돌이 되어 튼튼하게 스토리를 끌고 나간다. 하나 하나 마치 사람을 새로 만들어낸듯 사실감 있는 캐릭터들은 비록 집안 말아먹을 딸년들이었을 망정 사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작은 아씨들 따위의 서양 고전에 비할바가 아니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토지는 안읽어도 이 책은 필히 읽어야 할 책.
*함께하면 좋을 음식 : 녹두 파전이나 녹두 빈대떡 (책에서 누구 누구는 녹두가루로 얼굴을 씻는데 차마 그 짓은... 대신 음식이므로 먹어 치우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