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정
김중만 지음 / 김영사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다소 판형이 달라서 서제의 미학을 다소 떨어뜨릴 위험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표지가 워낙에 멋지구리해서(천으로 된 얼룰말 무늬란...) 그 정도는 참아줄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그림책에 돈을 쏟아 붙는것은 바보짓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심각할 정도로 비싸다. 하지만 일단 구입을 하고 나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실제로 아프리카를 가 본 사람들이라면 사진보다는 눈에 담고 오는것이 훨씬 더 생생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사진으로나마 오지의 땅 아프리카의 생명력과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또 그림 옆에 있는 김중만의 일기는 어떤 아프리카 여행기보다 담백하다. 비록 많은 양이나 정보가 있는것은 아니지만 그가 책을 위해 일기를 썼다는 느낌 보다는 그냥 누구나 자신이 태어나지 않은곳, 낯선곳을 여행하다 보면 저런 글을 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속이 터질때 한번씩 펼쳐보자. 광활한 대자연이 다독일터이니...
*함께하면 좋을 음식 : 아프리카산 음식이 좋겠지만 그게 어디 동네 구멍가게에서 구할수 있더냐! 냉장고에서 콜라를 꺼내 얼음을 넣고 마시면서 검은땅을 떠 올려보자. (콜라도 까맣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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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로커 베이비스 2
무라카미류 지음 / 삼문 / 1994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무라카미 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처음 읽은 그의 책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였는데 그걸 읽을 당시에 봤던 유하의 [바람부는 날이면 앞구정동으로 가야한다.]라는 영화와 함께 오버랩되어서 나에게는 참을 수 없는 구토를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그러나 이후에 읽은 그의 책들은 대충 읽어 줄 만했고 어떤 이들은 하루키보다 류를 더 좋아하기도 한다. (나는 J.D셀린저의 계보를 잇는 하루키쪽에 점수를 더 주고있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이다.)

이 책은 내가 류의 책 가운데 최고로 꼽는 책이다. 물론 그의 책을 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읽은 것 중에서는 가장 수작이다. 이 책에 얽힌 이야기로는 이걸 읽은 하루키가 너무나 충격을 받아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썼다고 한다. (세계의 끝을 읽어 본 결과 이 책 못지 않게 좋다. 그러나 전혀 닮은 구석은 없다.)

여기에는 코인로커에 갇힌 두 젊은이가 등장한다. 기쿠와 하시(난 이 이름을 미친 듯이 좋아해서 한때 내 열대어 두 마리를 기쿠와 하시라 부르기도 했다.) 어렸을 때 코인로커에 갇혔다가 고아원에서 다시 양부모를 만난 두 젊은이의 삶을 그린 것으로 내가 좋아하는 외상후증후군 즉 트라우마가 모토이다.

트라우마란 어떤 외적, 물리적 충격이 오랫동안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인이 알던 모르던 그것은 자아에 깊이 각인되어 그 사람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버린다. 예를 들자면 나는 교통사고가 크게 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해서 지금껏 운전대를 멀리하고 있다.(실은 음주로 면허가 취소되기도 했지만...)

사람은 누구나 어떤 종류의 트라우마던 몇 개씩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설사 그 충격에서 벗어났다 하더라도 내면에서 받았던 충격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으므로 난 아무렇지도 않아 따위는 헛소리가 되는 것이다. 여기 주인공들은 의식이라는 것이 채 형성되기도 전인 유아기에 코인로커에 버려져서 죽을 뻔 한다. 그들의 그 죽을 뻔한 기억은 비록 생각이 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들의 인성 저 깊은 곳에서 도사리고 있다.

이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아보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트라우마는 자신의 의지로 어떻게 해결하거나 치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의 끝...에서 등장하는 그림자는 어떻게 보면 코인로커에서의 트라우마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칼 융을 좋아하거나 프로이드의 이드 자아 뭐 이런걸 할랑하게 좋아했던 이라면 그걸 소재로 쓴 소설이므로 틀림없이 재미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정신분석학에 관심을 가지긴 했는데 전문서적을 읽을 용기는 없어서 그냥 관심만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다소 책이 두껍기는 하지만 재미 면에 있어서 상급에 속하므로 읽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특히 뒤로 가면 갈수록 류의 엽기적인 면이 여실히 드러나서 소설은 더욱 흥미진진해 진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트라우마로부터 자유로운자 그 누구인가! 이 책을 읽고 나의 트라우마 목록을 작성해 보자.
*읽으며 함께 하면 좋은 음식 : 자신의 트라우마가 떠올라 괴로울 수도 있으므로 마음을 가라앉혀 줄 수 있는 딸기향 홍차나 자스민차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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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
이명석 지음 / 홍디자인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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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은이 : 이명석 (제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기자입니다. 이미 폐간된 전설의 잡지 '이메진'의 필진이었으며 그때의 글을 모아 '그로데스크하고 아라베스크한 문화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진리의 백과사전이 떠오르죠?- 이란 책도 냈습니다. 한참 이메진에서 그로...를 재미나게 읽던 저는 이메진으로 전화를 해서 이 분과 통화를 했을 정도로 너무너무 좋아했었습니다. 만화를 좋아하므로 만화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www.manamana.kr.net)
출판사 : 홍 디자인 출판부

앞서 길게 설명했다시피 저는 이 책의 저자를 몹시 좋아합니다. 그의 글 쓰는 스타일에서 어떤 재미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책에는 그런 그의 문체 맛을 즐긴다기 보다는 일본 만화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이 보면 매우 유익할 정보들로 가득합니다. 사실 제가 알기로는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이미 사양길로 접어들었고 오로지 오타쿠들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만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거품만 일었을뿐 본격적인 만화산업이 육성되고 또 발전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폐간된 월간지 이메진을 기억하는 분이 있다면 아마 이명석기자를(그 가상의 인터뷰 존 레논편을 어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비틀즈는 또 어떻구요...) 기억하리라 보고 만화에 대한 특별한 반감이 없는 한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에는 50여종의 일본 만화가 소개되어있고 각 챕터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챕터는 사랑, 삶, 즐거움, 웃음, 싸움, 모험, 역사, 인간, 환상, 대재앙, 초월로 나뉘어져 있어서 읽기가 편합니다. 우선 너무 반가운 만화로는 해피 마니아와 천재 유교수의 생활, 이나중 탁구부, 멋지다 마사루, 내일의 조, 슬램 덩크, 공각 기동대,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주제가 너무 조아 모시모~), 아키라등이 있습니다. 일본 만화를 좀 봤다 하는 사람들은 아마 자신이 읽은 만화들을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은 다소 판형의 크기가 크고 약간 끔찍스런 꽃분홍색이라 서가에 꽂으면 그다지 폼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내용은 충실한 책입니다. 가격과 성능대비에서 성능이 우수하며 뒷편에는 부록으로 만화 편력가들을 위한 방정식이라고 해서 장르별로 나누고 또 이와 비슷한 다른 만화들을 소개해 놓은 계보가 있어서 더욱 반갑습니다.

아직 일본 만화에 대해 별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책을 기본으로 해서 일본 만화를 선택해서 읽는다면 절대로 실패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표지 디자인이 정말 끔찍한데도 불구하고 홍디자인 출판부라는 곳에서 나왔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지만 부지런한 분들은 학창시절을 떠 올리며 책 표지를 싸 보는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만화 매니아들에게는 정석과도 같은 책. 만화를 읽어볼까 생각중인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길라잡이
*읽으며 함께 하면 좋을 음식 : 온갖 잡다한 과자들 혹은 마른 오징어: 이유- 만화를 볼 때 이 군것질거리들을 즐기는 이유와 같다. 만화방 분위기를 내고 싶으면 냄비라면도 좋을 듯.(냄비라면 끓이는 법. 다 찌그러진 냄비에 물을 붓고 성의 없이 라면을 끓인 다음 약간 덜 익었을 때 날개란 하나를 넣는다. 필히 나무젓가락으로 먹어야 하며 단무지나 김치 따위의 사치스러움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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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폴 -상
로버트 실버버그 외 지음 / 작가정신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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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 : 6천원 (95년에 나온 책 치고는 비쌉니다.) 지은이 : 아이작 아시모프 (스필버그의 영화 이너스페이스를 이 사람이 썼습니다. 이 아저씨도 움베르토 에코와 마찬가지로 한 두뇌 합니다. 이학박사이자 생화학 교수로 과학 서적도 많이 냈으며 SF계의 대부입니다.) 로버트 실버버그 (소개말에 SF계의 거장이라는군요)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상권밖에 읽지를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게을러서 하권을 못 샀거나 돈이 없어 상권만 산 것이 아니라 하권이 절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나이트폴 하권을 구입하신 분들은 어디서 사셨는지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SF소설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습니다만 왜 그런지 많이 읽게되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이 책은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물론 제가 읽은 SF가 워낙 적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이후 가장 재미나게 본 SF입니다. (어쩐 일인지 '은하수'역시 하권이 절판되어 상권만 읽은채로 있습니다. )나이트 폴은 태양이 여섯 개인 행성에서 어느 날 갑자기 밤이 되어버리는 내용으로 상권에서는 밤이 되지는 않았지만 밤이 되기 이전까지의 내용을 그리고 하권에서는 아마도(읽어보질 못했으니 아마도 이외에는 별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밤이 된 이후를 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SF치고는 별로 어렵지 않으며 처음에는 다소 느리게 읽히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빠른 전개를 보입니다. 태양이 여섯 개인 행성인지라 사람들은 늘 태양이 떠 있는 것에 익숙하므로 그 행성의 사람들에게 어둠이란 가장 무섭고도 불길한 존재입니다. 태양이 하나밖에 없는 지구에 사는 우리로서는 참 가소로운 사실이나 (우린 그들이 무시무시하게 생각하는 어둠이 내리면 무시하거나 눈을 감고 코를 골아버리지요) 그들에게는 세상이 캄캄해지는 것은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해지는 일대의 사건이라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는 출발합니다.

이 책은 한참 바쁠 때 띄엄띄엄 읽었으나 주인공이 많고 주인공 별로 조금씩 씌여져 있기 때문에 내용 연결에 별 무리는 없습니다. 이 책이 쓰인 연도가 천구백 사십년대라서 그런지 여기에 나오는 과학적 지식은 중학교만 나와도 쉽사리 이해가 가는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촌스럽지 않음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대단한 상상력이 뒷받침되어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책은 과학서적만 읽었기 때문에 다른 소설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너 스페이스를 영화로 재밌게 보았던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다른 책들도 재미나지 않나 싶습니다. 앞에 언급했다시피 워낙 오래 전에 쓰인 SF라서 SF매니아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고 보여지지만 저처럼 초짜들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인류의 과학적 발명품들은 거의다 SF소설을 토대로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짝짝 맞아떨어지는 세상이지만 이 책에는 별다른 것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와 조건이 다른 행성이 등장할 뿐 광선검이랄지 날아다니는 로봇은 없습니다. 등장하는 생명체도 인간과 다른 점을 거의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발견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모든게 다 같은데 행성만 다르고 빌어먹을 대신 이런 어둠같으니라구 라고 말하는 것, 어둠을 모른다는 것이 다릅니다.

굳이 돈주고 살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상권 막판을 읽다보면 하권이 몹시 읽고싶어지는 책임에는 분명합니다. 세계관의 설정 같은 것은 신화에도 여러 번 등장했던 것으로 신의 심판에 의해 세상이 멸망하고 또 다른 세상이 그 위에 생긴다는 뭐 그런 내용입니다. (우리 인간들도 노아의 홍수로 사라졌느니 아틀란티스가 있었느니 하듯이 말입니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SF매니아에게는 시시하겠지만 비기너들이 읽기에는 좋은 책입니다.
*읽으며 함께 하면 좋은 음식 : 한 개의 커다란 소보루빵과 여섯 개의 모닝빵 이유- 하나의 행성과 여섯 개의 태양을 표현해 볼 수 있다. 책을 읽다가 과일을 깎는 번거러움을 감수하겠다면 한알의 사과와 여섯 개의 귤 혹은 한 덩이의 수박과 여섯 개의 복숭아등의 응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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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 비틀어 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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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가 알기로 움베르토 에코는 무지 똑똑하고 (기호학자에다 미학자, 역사학자, 철학자..라고 해도 주눅이 드는데 그가 구사할 줄 아는 언어가 8개인가 9개인가 하는 지점에 다다르면 난 왜 살며 뭐 하며 살았는가 하는 심각한 회의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한 시니컬한 사람입니다. 그의 소설이나 추기경과의 대담집 무엇을 믿을 것인가를 보면 그는 너무 똑똑해서 신 조차 믿고싶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가장 움베르토 에코의 인간적인 냄새를 맡았노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의 다른 책을 읽다보면 너무너무 잘나 보이기만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제하더라도 이 책은 흥미롭다의 약 세제곱쯤 된다는 표현을 쓰고 싶군요.

후에 발표된 책이 다소 두꺼움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면 하루만에 무리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사실 그의 책은 분량과 상관없이 하도 어려워서 하루 안에 읽으면 머리에 쥐가 나지만 이 책들의 경우 손에 쥐가 나긴 해도 머리에 쥐가 날 일은 없습니다. 소설도 칼럼도 에세이도 아닌 것이 다소 묘한 장르의 책이긴 하지만 읽는데 투자하는 시간이 절대 아깝지는 않습니다.

*도라짱의 스무자 평 : 세상에 안티를 걸고픈 사람들이 키득거리며 읽기 좋은 책. 절대 책값과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
*읽으며 함께 하면 좋은 음식 : 아이스크림 이유- 이 책에 먹는 방법이 등장한다. 물론 훈제 연어도 등장하지만 동네 슈퍼에서는 팔지 않으며 책에서는 결국 연어가 상해서 먹는 방법이 나와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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