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나 초원,
죽은 어미 옆에
송아지가 누워 있다


송아지는 죽어 석양을 보고 있다
어미 혓바닥은 엉덩이 쪽을 가리키고 있다
암소의 자궁이 쩍 벌어져 있다
몸의 동쪽은 언제나 생식기다


초원은 너무 넓어요
엄마 발과 제 발을 잇대어 방을 만드세요
여기 작은 방에 들어와 젖을 짜세요
제 부드러운 가죽도 드릴게요


눈이 커다란 사내가
죽은 암소의 젖을 짠다
몸의 북쪽은 등짝이다
아기가 업힌 곳이다
마른 젖 보채던 아이가 울음을 멈춘다


사람의 몸이 성전인 까닭은
기도의 시간을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눈물 젖은 두 손을 맞잡기 때문이다
몸의 남쪽은 손바닥이다

울음소리가 없다
송아지도 어미 소도 눈물 짜지 않는다
붉은 눈망울만이 몸의 서쪽이다

 


- 이정록,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몸의 서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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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이정록 지음 /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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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품은 시간과는 또 다른 시간이 길 위에 넘실거렸다.' ...

 

 

 

 

사람은 늘 이별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한다
고독이란 절대로 배신 않는 친구라 생각하는 게 좋다
사랑 앞에 몸을 떨기 전에 우산을 준비해야 한다
아무리 뜨거운 사랑 앞이라도 행복을 믿어선 안 된다
죽을 만큼 사랑해도 그 영속을 꿈꿔선 안 된다
사랑이란 계절과도 같은 것
그냥 찾아와서 인생 지겹지 않게 치장할 뿐
사랑이라 부르는 순간 스르르 녹아내리는 얼음 조각
영원한 불행 없듯 영원한 행복도 없다
안녕, 언젠가
이별이 찾아오고 또 언젠가는 만남이 찾아오니
인간은 죽을 때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게 마련
나는 반드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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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맨살- 하스미 시게히코 영화 비평선
하스미 시게히코 지음, 박창학 옮김 / 이모션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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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島秀俊 PHOTO BOOK 「MEMORIES OF VENICE」 [單行本]
キネマ旬報社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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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듯 천천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영희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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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언젠가- 개정판
츠지 히토나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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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가 있는 것 같은데 그걸로 구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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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9-03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님 요즘 알라딘 열심히 하시는 듯합니다.. ㅎㅎ

풀무 2015-09-03 16:20   좋아요 0 | URL
종종 네이버 블로그의 포스트 중에 기분 따라 퍼다 나르는 것 뿐인데요 뭐.. 열심히,란 얘기까지 듣기엔 쑥스럽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워낙 결벽증 성질 부려 가며 맘대로 놀다보니 친구가 없어서.. 쉬는 시간에 놀 상대가 블로그 뿐이 없네요. 흑.

풀무 2015-09-03 16:22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싸움이 어떤 방향으로 번졌든 처음 원인 제공을 한 당사자는 따로 있는 듯한데 왜 곰발님이 포스트를 접습니까. 계속 해주시길.. 네이버와 알라딘 모두 이웃 등록해 놓은 저로선 포스트 알람이 두 개 씩 뜨는 게 솔직히 귀찮은 적도 있었는데 (ㅎㅎ;;) 곰발님 글을 네이버에서 읽는 거랑 알라딘에서 읽는 건 또 느낌이 다릅니다.
 

"이기적 유전자와 통섭으로 대변되는 진화생물학 교양도서 시장은 편향되어 있고, 무엇보다 학계의 논의와도 괴리되어 있다. 이 책은 진화생물학이 인간의 수준에서 논의될 때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학문적 역사와 함의를 담고 있다. '통섭'을 읽고 설레발치는 과학주의자들과, 진화심리학이 인간정신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리라 희망하는 얼치기 과학자들, 마지막으로 과학을 거부하는 것이 인문학 정신이라 생각하는 독단적 회의주의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김우재)

 

오, 도발적인 소개글. 목차와 몇몇 발췌문을 보면 저 정도까진 아닌 듯하지만 여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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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 앤 넌센스- 20세기를 뒤흔든 진화론의 핵심을 망라한 세계적 권위의 교과서
케빈 랠런드 & 길리언 브라운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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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10-0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저도 찜해 둔 겁니다. 그나저나 글 하나 진운다는 게 전체 클릭 해서 10개 전체가 싹 날아가 버렸네요..우씨 열받는다.... ㅎㅎㅎㅎ 내가 열흘 동안 쓸 글 열 개가 다 날라갔습니다. 허탈하네요..

풀무 2014-10-02 17:02   좋아요 0 | URL
읽어봐야 알겠지만 사람들 이목을 끄는데엔 성공한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전 아까 곰발님 서재 가보고 네이버 캠백을 위해 독한 결정 하셨구나, 했었는데 그게 포스트 열 개나 날라간 거였단 말입니까. 오 마이 갓 -_ㅜ
 

스튜어트 카우프만은 우리가 신성하다고 여기는 것들의 신성이 사실은 우주의 내재적 속성이며, 과학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속성이라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던 카오스 + 이기적 유전자,의 흥분이 재현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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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들어진 신- 카우프만, 신성의 재발명을 제안하다
스튜어트 앨런 카우프만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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