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바라보고
살아간다는 일은 좋아라.
꽃을,그리고 새들을 바라보며
산다는 일은 아주 좋아라.
그리고 바다,항구,돛,갈매기를 바라보며
노래하며,꿈꾸며 살아가는 일은 좋고 좋아라.
오 그러나 캄캄한 벌판 멀리에서
사람과 함께 이마를 마주대고
살아가는 일이 더 더욱 좋아라.
만고강산 어절시구 좋으나니
꿈이여, 인간과 인간은 영원하다.
인간의 육체와 죽음 또한
영원히 살아 움직이는구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사람들은 모두 그 나무를 썩은 나무라고 그랬다.
그러나 나는 그 나무가 썩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밤, 나는 꿈을 꾸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 꿈속에서 무럭무럭 푸른 하늘에 닿을듯이
가지를 펴며 자라가는 그 나무를 보았다.
나는 또다시 사람을 모아 그 나무가 썩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나무는 썩은 나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