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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마음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가스리는 한창 사춘기시기를 겪고 있는 소녀이다. 엄마하고 매일 말다툼하고, 남자친구도 생기게 되고, 여러가지 걱정과 고민도 있는 얼핏 보기에는 다른 또래 아이들과 별로 다를바 없어 보이는 아이다. 딱 하나,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엄마하고 아빠가 이혼을 하셨다는 사실이다. 가스리는 엄마하고 살고 있지만, 아빠를 비교적 자주 만나보고 있다. 엄마는 미대 교수이고, 아빠는 판화작가이다. 엄마는 그 후에 다른 남자와 재혼을 했다가도 실패하고, 아빠는 연애하던 여자가 있었으나 헤어지게 된다. 여튼 가스리는 엄마, 아빠의 그런 모습을 고스란히 보면서 자라나게 된다.
언뜻 보면 삐뚜루 나가기도 쉬워보이고, 마음에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천만에 말씀! 가스리는 오히려 또래 소녀들보다 훨씬 마음씀씀이도 깊고 기특하다. 가스리의 남자친구는 소위 불량학생이라 불리는 남자아이지만 오히려 속내를 들여다보면 훨씬 따뜻하고 깊은 아이이며, 그 밖에도 가스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편견에 사로잡힌 주변인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는 사람들 뿐이지만, 그 사람들 각각은 정말 열심히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이 이야기의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의 거의 80%정도가 (물론, 나의 느낌으로 산출해낸 통계다. ) 대화체란 점이다. 그래서 마치 tv 드라마나 연극 한편을 본듯한 기분이 든다. 주로 그런 '극 작품'은 대화체로 이루어지니 말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받는 느낌이 매우 독특했다.
<하이타니 겐지로> 의 소설을 읽다보면 '어라?" 하고 항상 놀라게 된다. 아~! 세상을 이렇게도 바라볼 수 있구나! 싶달까? 조금은 독특한 시각이다 싶기도 하지만, 나의 시선을 확장시켜 준다는 면에서 하이타니 겐지로의 글을 좋아한다-
이번 이야기도 무조건 아이들은 피해자라는 식의 여느 소설들과는 달리, 정작 당사자인, 엄마. 아빠의 힘든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 주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아이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