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어른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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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몹시 좋아했던 적이 있다. 당시에는 일본 여성 작가의 책을 무척 좋아해서, 에쿠니 가오리와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나오는 족족 다 읽어 버리곤 했었다. 나의 가치관에도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분명.

 

그러다 어느 순간, 이건 아닌데, 싶은 구석이 생겨서 한참 멀리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도서실에서 이 책을 보았다.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가 자라서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건 뭐랄까? 나이가 들수록 어째 점점더 눈물이 많아지는 듯한 내 모습 같아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읽으면서 울기보다는 웃게 되는 순간이 많았다.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졌고, 커다란 욕조가 있는 집이 갖고 싶어졌고, 매일매일 들를 수 있는 단골가게가 갖고 싶어졌다.

 

남성 친구뿐 아니라, 같은 시대를 산다는 것은 친구가 지녀야 할 최대의 자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 현재를 사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시대를 사는 셈이지만, 내가 말하는 같은 시대의 의미는 훨씬 좁다. 예를 들면, 같이 일을 하면서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거나, '요즘 아저씨'와 '요즘 젊은이'등에 대해 같이 한탄할 수 있다거나, 내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에도 같이 살아 있어서 같은 장소에서 나와 함께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거나.

그것은 부모 자식 사이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은, 어린 시절 그렇게 고독한지도 모르겠다.(p.97~98)

 

나는 아직도 이성간에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에게 이성은 (이성적으로) 좋아하게 되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이성인 사람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대한다. 그런면에서 남자사람친구가 있는 사람들이 가끔은 부럽다.

 

재회는 멋지다. 물론 친구는 양으로 따질 수 없지만, 그래도 많이 있으면 인생이 즐겁다. 설사 두 번 다시 못 만난다 해도, 그들이 어디선가 그들답게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음이 나를 꿋꿋하게 받쳐준다.(p.152)

 

응 맞다. 친구는 확실히 많은 편이 인생이 즐겁다.

 

용기를 공급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책을 읽거나 친구를 만나고, 맛있는 것을 먹는다. 모두 용기가 샘솟는 일이다. 행복한 시간을 많이 가지면 사람은 용감해진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신뢰, 그것이 없으면 용기도 생기지 않는다. 무언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 그래서 종교가 있는 사람은 용감해지기 쉽다. 부럽다.(p.198)

 

그런가. 종교가 있는 것이 나를 더 용감하게 만들어주는가. 하지만 저 말은 분명 맞다. 행복한 시간이 많으면 용감해진다는 말.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앞으로 스스로를 더 많이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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