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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장바구니를 채웠다 비웠다 반복하고 있다.돈을 막 쓰면 안 되는데 왜 사면 안 되는 것이냐고 물으면 또 할 말이 없고 그러면 사라고 막 담고 나서 왜 사야 하는 것이냐고 물으면 또 할 말이 없고. 나는 도대체 정확히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인가,를 알 수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냥 지름신만 내리면 좋으련만 비실비실한 몸도 상태가 나빠지는 것 같다. 무의식이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니는 듯하다. 가뭄이 계속되다 오랜만에 하루종일 비가 퍼붓고 내일도 비가 올 것이고 이번주 내내 비가 내린다 하고 비를 뚫고 큰넘의 집을 구하러 멀리 나갔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오고 뚝 떨어진 기온에 손발이 시려 9월 말인데 라디에이터를 소심하게 켜보았다. 작년에도 이랬던 기억이 있다. 겨우 9월인데 벌써 난방을 해야 한다구? 장난 아니구만. 그러다 일년 난방비 정산 때 폭탄을 맞기도 했다. 아침 최저기온 8도가 뭐냐. 이노므 날씨 진짜 징글징글하다. 참고로 지지난주 어느날 낮 최고기온은 34도였다. 비가 오니 전을 부치자,는 생각은 왜 비가 오기만 하면 들며 전을 부치는 행위는 왜 그렇게 허리가 아픈 노동이며 오랜 시간 공들여 부친 전은 왜 부치기만 하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며 전을 부치기만 하면 왜 몇해 하지도 않은 명절 하루종일 전부치기 스킬이 생각나는 것이며 명절도 아닌데 전 부치며 진정 서러웠던 기억 조각이 왜 떠오르는 것이며 거기에 겹쳐 이젠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 내 친척도 아닌 분의 얼굴이 왜 생각나는 것이냐. 도대체 이런 의식의 흐름은 무엇이냐며. 그러고 보니 추석이로구나. 의도하지 않았으나 생각하고 말았다. 장바구니를 비운다. 














 









































이렇게 저렇게 장바구니에 들어갔다 나갔다 한 책들. 책도 갖고 싶지만 굿즈도 갖고 싶었다.ㅠㅠ 왜 내가 굿즈 사고 나면 그 굿즈로 이벤트 하시는 거예요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책을 사려고 중고알림을 해놓았는데 또 놓치고 말았... 이거 사고 다른 거 이거도 사고 저거도 사야지 넣었다 뺐다 하는 사이, 또르르.... 두번째 놓침. 허허. 그래서 비운다, 장바구니. 9월말까지 주는 이벤트 굿즈 무지 갖고 싶지만 따지고 보면 그거 필요없잖아 배송비를 생각해 시간 지나면 짐이야 벌써 집이 짐으로 가득하잖아 정말 내가 필요한 건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흑 그런데 왜 램프도 갖고 싶고 찻잔도 갖고 싶고 책베개도 갖고 싶고 노트는 줄 때마다 갖고 싶고 다다다다 갖고 싶은 것이냐. 마음의 구멍을 굿즈로 채우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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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보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제주도 바다가 나왔다. 

요즘 자주 나오는지라 볼 때마다 아! 제주도 가고 싶다 하고 말았는데... 밤바다 밀려오는 파도 한 컷에 그만 마음이 무너짐. 바다 무지 보고 싶구나. 


올해 초 코로나가 번지기 전, 가을 나홀로 한국행을 계획했었다. 한국 갈 때마다 제주를 갔었지만 늘 아쉬운 일정이었기에 이번엔 적어도 2주 이상 있어야지 야무지게 마음먹고. 즐거우면서 좀은 머리 아픈 일정 짜기도 달력 그려가며. 

... 결국 7월에 비행기표 취소. 


몇년 전, 내 생애 처음 혼여라는 걸 했다. 긴긴 시간 기차 타고 비행기 타고 한국에 도착해서 가족들 얼굴만 보고는 제주로 갔다. 평소 가보고 싶었던 게스트하우스의 커다란 침대에서 시차를 이기지 못해 '혼자' 정신없는 늦잠을 잔 기억이 생생하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정말 푹 잤다. 쥔장과 나눈 몇 안 되는 말들도 아직 생각난다. 체크아웃하고 문을 여는 나에게 그녀가 그랬지. "다음에 또 오시면 프랑스 이야기 좀 해주세요." 별뜻 없는 인사라는 걸 잘 알지만 왜인지 나는 이렇게 대꾸했다. "다음에 또, 언제요?" 다시 오고 싶지만 그럴 수 있을까 싶은 차에, 난 아무때나 못 오는데 너무 쉽게 다음에 또,라고 말해서 빈정 상했던 듯도 싶다. 내 말에 당황하던 쥔장이 아직도 생각난다. 풉. 그 땐 미안했어요. 당연히 다음에도 거기에 가서 푹잠을 자고 싶었는데 2년 뒤에는 사라지고 없던 그 곳. 


그 후에도 2년여 간격으로 혼자 한국엘 갔고, 어김없이 제주엘 갔고, 혼밥 혼책 혼음악 혼길 혼커피 혼잠 하던 그 시간들이 가끔 생각나 아니 자주 생각나 그러면 떠나고 싶어 조바심이 일고 만다.  


언제쯤 다시 비행기표를 예매할 수 있을까? 잠잠해 지면 바로 가겠다 다짐했는데 그럴 기미는 없고. 예능을 보지 말아야 할까. 제주 너무 자주 나와. 





혼밥. 건강한 한 상. 지금 보니 채식 밥상이군요.^^ 갓 나온 뜨끈한 순두부 양이 너무 많아 다 못 먹을 것 같다고 하자 안 많다고, 정 그럼 밥을 적게 먹고 순두부를 다 먹으라고 하시던 사장님. 다시 가보고 싶은데 한번 가고는 그 이후 못 갔다. 다음엔 아예 이 근처로 숙소를 잡는 것이. 






기다려. 곧 갈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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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8-27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베트남 같은 곳이 난티나무님께 제주도네요. 저도 처음 혼자여행이 베트남이았고 그 뒤에도 혼자 갔었어요. 이번에도 추석에 혼자 가려고 벌써 몇 달전에 예매해두었는데 오늘 취소하고 마음이 너무 쓰려요..
그 덥고 낯선 곳을 혼자 걷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셨던 순간순간이 다 좋았어요. 언제 또 가능할까요?

난티나무 2020-08-27 22:31   좋아요 0 | URL
언제 또 가능할까요? ㅠㅠ 여름 휴가도 방콕하고 몇개월째 그렇다 보니 어디든 가고 싶어지네요. 얼른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잠자냥 2020-08-2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요즘에는 서울 사는 저조차도 가고 싶은 제주입니다... ㅜㅡㅜ

난티나무 2020-08-27 22:32   좋아요 0 | URL
ㅠㅠ 얼른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래봅니다.

2020-08-28 0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8 0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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