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제주도 바다가 나왔다.
요즘 자주 나오는지라 볼 때마다 아! 제주도 가고 싶다 하고 말았는데... 밤바다 밀려오는 파도 한 컷에 그만 마음이 무너짐. 바다 무지 보고 싶구나.
올해 초 코로나가 번지기 전, 가을 나홀로 한국행을 계획했었다. 한국 갈 때마다 제주를 갔었지만 늘 아쉬운 일정이었기에 이번엔 적어도 2주 이상 있어야지 야무지게 마음먹고. 즐거우면서 좀은 머리 아픈 일정 짜기도 달력 그려가며.
... 결국 7월에 비행기표 취소.
몇년 전, 내 생애 처음 혼여라는 걸 했다. 긴긴 시간 기차 타고 비행기 타고 한국에 도착해서 가족들 얼굴만 보고는 제주로 갔다. 평소 가보고 싶었던 게스트하우스의 커다란 침대에서 시차를 이기지 못해 '혼자' 정신없는 늦잠을 잔 기억이 생생하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정말 푹 잤다. 쥔장과 나눈 몇 안 되는 말들도 아직 생각난다. 체크아웃하고 문을 여는 나에게 그녀가 그랬지. "다음에 또 오시면 프랑스 이야기 좀 해주세요." 별뜻 없는 인사라는 걸 잘 알지만 왜인지 나는 이렇게 대꾸했다. "다음에 또, 언제요?" 다시 오고 싶지만 그럴 수 있을까 싶은 차에, 난 아무때나 못 오는데 너무 쉽게 다음에 또,라고 말해서 빈정 상했던 듯도 싶다. 내 말에 당황하던 쥔장이 아직도 생각난다. 풉. 그 땐 미안했어요. 당연히 다음에도 거기에 가서 푹잠을 자고 싶었는데 2년 뒤에는 사라지고 없던 그 곳.
그 후에도 2년여 간격으로 혼자 한국엘 갔고, 어김없이 제주엘 갔고, 혼밥 혼책 혼음악 혼길 혼커피 혼잠 하던 그 시간들이 가끔 생각나 아니 자주 생각나 그러면 떠나고 싶어 조바심이 일고 만다.
언제쯤 다시 비행기표를 예매할 수 있을까? 잠잠해 지면 바로 가겠다 다짐했는데 그럴 기미는 없고. 예능을 보지 말아야 할까. 제주 너무 자주 나와.
혼밥. 건강한 한 상. 지금 보니 채식 밥상이군요.^^ 갓 나온 뜨끈한 순두부 양이 너무 많아 다 못 먹을 것 같다고 하자 안 많다고, 정 그럼 밥을 적게 먹고 순두부를 다 먹으라고 하시던 사장님. 다시 가보고 싶은데 한번 가고는 그 이후 못 갔다. 다음엔 아예 이 근처로 숙소를 잡는 것이.
기다려. 곧 갈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