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ssglockner Alpine Road

 

http://www.youtube.com/watch?v=8MHJPTDpG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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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안토니오 알타리바, 킴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길찾기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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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한겨레신문에 실린 '스페인 예술만화, 한국선 청소년 유해물'이라는 기사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99579.html

 

마침 어제 밤 12시까지 눈이 빠져라하고 읽었던 책이라 급관심이 갔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도 한참이나 멍한 기분이 되어서 입이 무겁게 가라앉아버렸다. 말은 하고 싶은데 생각이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

 

기껏 입에서 튀어나오는 어휘는..."과연 명불허전의 책이다" 정도였다. 파란만장, 우여곡절,변화무쌍의 삶을 살았던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삶이 결국은 현실과 타협하게 되고 노년에 이르러서는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관료적인 양로원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내용인데, 그 주인공의 인생역정이 우리 부모 세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요양병원에 계신 엄마의 절망적인 한숨소리까지- "죽고 싶다. 농약 좀 사와라."- 떠올라서 무거운 마음이 계속 이어졌다.

 

누군가는 이런 민초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의 기록이다. 큰 줄기만을 본다면 성행위 장면 따위는 그냥 한 부분으로 묻혀 버리고말아 크게 부각되지도 않는다. 그것도 굴곡진 삶의 한 부분일 뿐이다. 오히려 그 부분만을 떼어내어 생각한다는 자체가 매우 우습고 졸렬하다. 이 책을 설마 '의식화' 서적으로 분류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하게 된다.

 

위의 기사에서 지은이 알타리바(책 주인공의 아들)의 말에 백배 공감이 간다. “다른 나라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출간됐다. 이 작품을 통해 전쟁, 난민수용소, 독재 체제의 참상을 이야기하려 했지만, ‘윤리’라는 잣대를 든 한국의 간행물윤리위원회는 ‘음란성’밖에 보지 못한 것 같아 슬프다”

 

'윤리'. 지겨운 어휘다.

 

 

마침 읽고 있는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의 몇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p204...시는 기억술이라는 말이 있다. 비단 시만이 아니라 모든 예술은 왕성했던 생명과 순결했던 마음을, 좌절과 패배와 분노의 감정을, 마음이 고양된 순간에 품었던 희망을, 내내 기억하고 현재의 순간에 용솟음 쳐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방법이다. 기억이 없으면 윤리도 없다고 예술은 말한다. 예술의 윤리는 규범을 만들고 권장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순결한 날의 희망과 좌절, 그리고 새롭게 얻어낸 희망을 세세연년 잊어버리지 않게 하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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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이다.(예쁘게 그려진 미인도를 보는 기분으로 읽었다. 그러다보니 이 책에 대해서 할 말이 별로 없다.)글이 유려하고 감칠 맛이 난다. 더불어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읽고 싶게 한다. 그 중 가장 빼어나다고 생각되는 문장을 옮긴다. 언제부턴가 매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82)...매화를 그림으로 그릴 때 꽃은 그러나 뒷전이다. 매화 그림의 매화다움은 몸뚱이에 있다. 매화 그림에는 다섯 가지 요점이 따른다. 첫째가 '체고(體古)'다. 몸이 늙어야 한다. 풍상 겪은 매화가 조형성을 이룬다. 둘째가 뒤틀린 줄기이고, 말쑥한 가지와 강건한 끄트머리가 그 다음이다. 아리따운 꽃은 맨 마지막으로 친다. 그러니 매화의 절정이 꽃에 있다고 믿는 이는 매화다운 매화 그림을 감상하기 어렵다. 매화 그림의 덕섣은 바로 늙은 몸에 있는 것이다....매화 그림에서 꽃 떨기는 위가 아니라 아래로 처진 것을 가상히 여긴다.

 

이 책에 소개된 책을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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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ma Chronicles (Paperback, Reprint)
Delisle, Guy / Drawn & Quarterly Pubns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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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1989년 UN에서 채택한 공식 명칭

버마 - 미얀마의 옛 이름이나 1989년에 정권을 잡은 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름. 프랑스, 호주, 미국 등이 사용하고 있다.

 

그래픽노블이란?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은 만화책의 한 형태로, 보통 소설만큼 길고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단편 만화의 앤솔로지를 그래픽 노블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래픽 노블은 대체로 보통의 만화 잡지보다 튼튼하게 제본되어 있으며, 인쇄 도서와 같은 재료와 방법으로 만들고, 가판대보다는 서점이나 만화 가게 등지에서 찾을 수 있다.(from 위키피디아)

 

그래픽노블인 이 만화책. 이 작가의 <Pyongyang>을 재미있게 읽어서 이 책을 읽었는데...독서라기보다는 영어공부에 가까운 노력이 들어가는 책이다. 특히 미얀마를 설명하는 부분은 만화를 빙자한 입문서쯤 되겠다.

 

그러나 역시 만화책이다. 어떤 일화는 전혀 대사가 없는 부분도 있으니 사막의 오아시스 같다고나 할까. 하여튼 한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되기는 한다. 때로 감탄하면서 때로 키득거리며 때로 새로운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이다.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인 아내를 따라서 미얀마에서 일 년 남짓 살게되면서 겪는 경험들이라 일반 여행기보다는 좀 더 심도있고 소재거리도 다양하다. 주로 바깥일을 하는 아내 덕분에 육아를 담당하며 겪는 이야기, 미얀마 만화가들과의 교류, 미얀마 전통사회와 풍습과의 만남, 짤막한 현지 관광지 여행, 방콕 방문, 특히 미얀마의 독재정부 상황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어 미얀마에 대한 개괄서로도 훌륭하다고 여겨진다.

 

우리나라 얘기도 나와서 옮겨본다.

 

(152쪽) One of them(미얀마 만화가) works as a cartoonist for a company that employs 300 artists to churn out Korean mangas.

 

일본 만화를 manga라고 한다는데...우리나라 만화가 미얀마에서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또 하나, 미얀마의 수도를 양곤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다. 2005년에 Pyinman으로 옮겼는데 나중에 Nay Pyi Daw(네피도)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하여튼 미얀마의 수도는 네피도라는 사실. 독재정권답게 어느날 전격적으로 수도를 옮겼는데 그 이유는

 

1. 군사적인 이유: 양곤이 공격받기 쉬운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

2. 은밀한 이유: 독재자 탄 슈에의 점성술사의 예언

3. 공식적인 이유: 네피도는 나라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서 버마의 모든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까운 곳이 되리라는 전망.

 

읽는 김에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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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성 강한 로드무비'라고라....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46690 

 

생각보다 여행후유증이 오래 가는 곳, 인도의 라다크 지방이다. 그 마음이 통했는지, 어쩌다 daum 에서 영화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이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즉시 이천 원에 다운로드하고 영화 감상에 들어갔다.

 

라다크로 향하는 고된 여정을 되새김질하는 맛이 각별했다. 푸른 하늘, 황량한 고원지대, 위험천만한 도로, 그리고 마음대로 안 되는 고산병. 반가움에 눈을 반짝거리며 화면에 빠져들었는데.....깜박깜박 잠과 숨바꼭질을 하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자세를 바로잡고 보니 영화는 끝나가고 있었다.

 

도대체 줄거리는 뭐야? 누굴 찾는거야? 왜? 이게 다야?

 

라다크를 다녀온 사람, 라다크로 떠날 사람에게는 의미있는 영화가 되겠지만 그냥 재미로 보기에는 참, 쉽게 추천할 수 없는 영화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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