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책이다.(예쁘게 그려진 미인도를 보는 기분으로 읽었다. 그러다보니 이 책에 대해서 할 말이 별로 없다.)글이 유려하고 감칠 맛이 난다. 더불어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읽고 싶게 한다. 그 중 가장 빼어나다고 생각되는 문장을 옮긴다. 언제부턴가 매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82)...매화를 그림으로 그릴 때 꽃은 그러나 뒷전이다. 매화 그림의 매화다움은 몸뚱이에 있다. 매화 그림에는 다섯 가지 요점이 따른다. 첫째가 '체고(體古)'다. 몸이 늙어야 한다. 풍상 겪은 매화가 조형성을 이룬다. 둘째가 뒤틀린 줄기이고, 말쑥한 가지와 강건한 끄트머리가 그 다음이다. 아리따운 꽃은 맨 마지막으로 친다. 그러니 매화의 절정이 꽃에 있다고 믿는 이는 매화다운 매화 그림을 감상하기 어렵다. 매화 그림의 덕섣은 바로 늙은 몸에 있는 것이다....매화 그림에서 꽃 떨기는 위가 아니라 아래로 처진 것을 가상히 여긴다.
이 책에 소개된 책을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