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당백의 소설. 요즘 읽고 있는 책 중 단연 최고! 단, 현대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좀 있어야 할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침, 버스를 기다리며 읽는 책 몇 쪽이 하루 중 유일하게 책을 읽는 순간이다.

 

 

 

 

 

 

 

 

 

 

 

 

 

 

 

 

전교조의 법외 노조 판결을 바라보며, 참 치사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아침 눈에 들어온 글에 다시 속이 뒤집어지려고 한다. 목숨을 걸고 살아야 하나....

 

 

목숨을 걸고

                          이 광 웅

 

이 땅에서

진짜 술꾼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술을 마셔야 한다.

 

이 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목숨을 걸고 연애를 해야 한다.

 

이 땅에서

좋은 선생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교단에 서야 한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고재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 이웃서재에서 글을 읽고 이 책이 궁금했는데 드디어 읽게 되었다. 기다림이라는 과정이 있어서 그렇지 학교 도서관에 신청하면 언젠가는 손에 잡게 된다.

 

지난 10여 년 안짝으로 시골생활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3년 가까이 농사도 지어봤다. 한 달에 자동차 연료비로 30만 원 넘게 드는 것을 불구하고 열심히 오고가며 농사를 지어봤지만 생산물은 돈으로 따질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돈은 커녕 갈 때마다 내 키 높이로 자란 잡초와의 한바탕 전쟁으로 온 몸이 몸살날 지경이기 일쑤였다. 시어머님과의 갈등은 별개로 치고.

 

지인들과 어울려 강원도 오지에 오두막을 만들었지만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진입로마저 태풍에 유실된 이후로 한 번도 편하게 집 문 앞까지 당도한 적이 없었다. 자갈길, 풀길 헤치며 옆 집 눈치 봐가며 터벅터벅 걷는 길이 고행이 따로 없다. 동네 분위기는 또 얼마나 복잡하고 주민들은 갈등이 심오한지...

 

얼떨결에 시작한 이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 책의 내용이 속속들이 잘 들어왔다. 그러나 이 책이 계기가 되어 심기일전하고 유비무환의 대책을 세워서 앞으로 실수없는 시골생활을 할 수 있느냐 하면, 그건 별개다. 절대로 미리 대책을 세울 수가 없다. 철저하게 대책을 세운다면 감히 시골생활하겠다고 나설 수 없을 것이다. 알고는 시작하지 못한다.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된다. 미친 짓을 했다는 것을...

 

그런데도 아직 그 꿈을 접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남편은 오늘도 퇴직 이후의 전원생활을 함께 꿈꾸자고 꼬드기고 있다. 그동안의 온갖 시골 경험에도 불구하고.

 

p. 89...안주의 땅, 마지막 거처, 별천지, 지상낙원 같은 화려한 문구에 혹하더라도 망상으로만 끝나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이상적인 공간을 정말로 발 벗고 나서서 찾으려는 것은 수백 년 전 보물을 찾으려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입니다. 노후 자금만 넉넉하다면 그런 망상에 가까운 꿈을 정말로 실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도 어리석기 짝이 없습니다.

 

반복하지만, 문제를 다 알고 있다해도 꿈을 접을 수 없다는 게 진짜 문제다. 아무리 일침을 가하고, 이 책에 나오는 '수제 창'을 목에 들이대도 굽혀지지 않는 게 시골생활에 대한 로망이다. 나도 머잖아 이런 책을 쓸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년에 다녀왔던 한솔뮤지엄에서 이메일이 왔다. 블로그에 한솔뮤지엄에 관한 글과 사진을 올려주어서 고맙다며 블로거 초청 이벤트에 참가해달라는 요청이었다.

 

http://blog.aladin.co.kr/nama/6506064

 

조건은 동반 1인과 더불어 무료입장과 무료식사 포함이었다. 오호! 이 무슨 횡재냐 싶어 악명 높은 영동고속도로의 정체를 무릅쓰고 다녀와서 사진 몇 장 올려본다.(그간 한솔뮤지엄이라는 이름이 '뮤지엄 산 Museum SAN'으로 바뀌었다.)

 

상업적인 홍보 전략에 이용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바람쐬고 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변명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자작나무 길이 날씨 만큼이나 맑고 정갈하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노란꽃무리 속에는 놀랍게도 초록색 뱀이 햇볕을 쐬고 있었는데, 무섭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보였다. 이 녀석도 나처럼 자작나무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다가  뱀을 제거하러 달려온 직원의 손길에 놀라 유유히 사라져버렸다. 어디 인간만을 위한 공간이더냐.

 

 

 

무엇을 형상한 건지는 잘 모른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언뜻 빨간 대게가 떠올랐을 뿐이다. 평소 이런 거대한 쇳조각에 거부감이 있는데 이 빨간 대게는 그리 밉살스럽지 않다. 눈이 호강한다.

 

 

 

무료로 점심을 얻어 먹은 테라스. 18,000원짜리 스파게티와 역시 18,000원짜리 함박스테이크를 주문했는데 품질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주는대로 고맙게 먹긴 했다. 감사할 줄은 안다, 그래도.

 

 

 

 

제임스 터렐 작품. 뻥 뚫린 천장이 마치 보름달 같다. 마치 달걀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외계인이 저 구멍에 입을 대고 빨아들이면 외계인 입 속으로 쏙 빨려들어갈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뻥 뚫린 천장으로 보이는 하늘이 검은 대리석 바닥에 또 하나의 달 그림자를 만든다. 신기해서 남편과 그림자 놀이를 해본다.

 

잘 놀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끼리 은근히 하는 농담중에 이런 게 있다.

학교에 아이들이 없으면 평화롭고, 수업마저 없으면 천국이라고.

 

오전 7시 경의 학교는 신성한 기운이 감도는 사원같다.

 

어느날 고개를 들어보니 빨간 꽃이 가득 피어 있었다. 석류나무다.

꽃은 만발하지만 석류가 열리는 건 기껏해야 다섯손가락을 넘지 못한다.

 

이렇게 사진에 담으면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이렇게 바라봐야 하는데...

 

 

전체 모습으로...

 

 

 

주인공으로...

 

 

 

 세상 속으로...

 

 

 

 활짝 핀 꽃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