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다녀왔던 한솔뮤지엄에서 이메일이 왔다. 블로그에 한솔뮤지엄에 관한 글과 사진을 올려주어서 고맙다며 블로거 초청 이벤트에 참가해달라는 요청이었다.

 

http://blog.aladin.co.kr/nama/6506064

 

조건은 동반 1인과 더불어 무료입장과 무료식사 포함이었다. 오호! 이 무슨 횡재냐 싶어 악명 높은 영동고속도로의 정체를 무릅쓰고 다녀와서 사진 몇 장 올려본다.(그간 한솔뮤지엄이라는 이름이 '뮤지엄 산 Museum SAN'으로 바뀌었다.)

 

상업적인 홍보 전략에 이용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바람쐬고 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변명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자작나무 길이 날씨 만큼이나 맑고 정갈하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노란꽃무리 속에는 놀랍게도 초록색 뱀이 햇볕을 쐬고 있었는데, 무섭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보였다. 이 녀석도 나처럼 자작나무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다가  뱀을 제거하러 달려온 직원의 손길에 놀라 유유히 사라져버렸다. 어디 인간만을 위한 공간이더냐.

 

 

 

무엇을 형상한 건지는 잘 모른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언뜻 빨간 대게가 떠올랐을 뿐이다. 평소 이런 거대한 쇳조각에 거부감이 있는데 이 빨간 대게는 그리 밉살스럽지 않다. 눈이 호강한다.

 

 

 

무료로 점심을 얻어 먹은 테라스. 18,000원짜리 스파게티와 역시 18,000원짜리 함박스테이크를 주문했는데 품질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주는대로 고맙게 먹긴 했다. 감사할 줄은 안다, 그래도.

 

 

 

 

제임스 터렐 작품. 뻥 뚫린 천장이 마치 보름달 같다. 마치 달걀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외계인이 저 구멍에 입을 대고 빨아들이면 외계인 입 속으로 쏙 빨려들어갈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뻥 뚫린 천장으로 보이는 하늘이 검은 대리석 바닥에 또 하나의 달 그림자를 만든다. 신기해서 남편과 그림자 놀이를 해본다.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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