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었으나 잔상이 가장 깊은 장면이 있었다. 신경이 마비된 오른팔을 늘어뜨리고 절뚝거리며 부지런히 걷고 있던 어떤 아저씨의 뒷모습이었다. 생을 포기하지 마시라고 기원했다.

 

 

개미행렬이

길을 가로질러 가는 것은

결코

이 세상이

사람만의 것이 아님을

오늘도

내일도

또 내일도

조금씩 조금씩 깨닫게 하는 것인지 몰라

                                    - 고은 <순간의 꽃>에서

 

 

 공동체

 

 

 달맞이꽃...해는 뜨거나 말거나

 

 

나문재....아래부터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토끼풀...색깔있는 놈은 만나기 어렵다.

 

 

이름이 있을 텐데...미안...내가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미래에서 온 편지 - 내 안의 여신을 발견하는 10가지 방법
현경 지음, 곽선영 그림 / 열림원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194   어느 날 그들이 흑인 노예들을 잡으로 왔어. 나는 가만히 있었지. 왜냐하면 나는 흑인이 아니니까. 그다음에는 그들이 유대인들을 잡으러 왔어. 그때도 나는 가만히 있었어. 왜냐하면 나는 유대인이 아니니까. 그다음에는 그들이 공산주의자를 잡으러 왔지. 그때 역시 나는 가만히 있었지. 왜냐하면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니까. 그다음엔 그들이 또 동성애자들을 잡으러 왔어. 그때도 나는 가만히 있었지.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니까. 마지막엔 그들이 나를 잡으러 왔어. 그때 나는 억울하게 잡혀 죽을 수밖에 없었어. 왜냐하면 나를 보호해줄 이웃들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먹고 씹고 맛보고 즐기는 책 읽기. 들여다보기 독서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城) - 김화영 예술기행 김화영 문학선 4
김화영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기에도 신분을 가를 수 있다면, 이 책은 단연 귀족. 프랑스 문학의 도도한 흐름을 알고 있다면 의미있게 읽힐 책. 인도여행 부분은 다소 단순 관광객 수준: 전공과 비전공의 차이에서 오는 깊이의 문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름의 더위가 한풀 꺾일 무렵, 예전에는 이 무렵이 되면 친구들과 포도밭에 가곤 했었다. 아쉬운 방학을 마무리하는 행사였다고나 할까. 80년대 얘기다.

 

한때 포도밭이 있었던 그 동네에는 아직도 내 친구의 부모님이 살고 계신다. 평생 농사를 지으시며 다섯 명의 자식들을 모두 대학에 보내셨다. 철없던 중학생 시절, 나는 그 친구네 집에 툭하면 놀러가곤 했는데 친구 엄마는 한번도 귀찮은 내색을 하지 않으셨다. 점심 무렵에 놀러가면 밭에서 일을 하시다가도 다시 집에 오셔서 새 밥을 해주시곤 했다. 그게 쉽지 않은 대접이었다는 것을 어른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그 친구네 집으로 가는 길은 이랬다. 집-교회- 우체국-버스정류장-기찻길 건널목-밭길-산길-군부대 초소-밭길-논길-친구네. 걸어서 30~40분 걸렸다. 어느 해 겨울방학엔 스케이트가방을 어께에 메고 매일 그 친구네 집으로 갔다. 어느 해 여름에는 그 친구방에서 밤새 수다를 떨며 날을 새우기도 했다.10대와 20대에 걸친 10여 년 동안 그 친구와 그 친구네집은 내 외로움을 달래주는 공간이었다.

 

내가 살던 고향에서 유일하게 좋아했던 공간이 되어주던 그 친구네집이 아직도 그대로 있다. 그리고 한 때 수박밭이었던 곳이 이제는 포도밭이 되었다. 포도밭이 생기니 친구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오늘 그 친구네서 옛친구들을 만나 포도를 먹고, 깻잎을 따고, 고추를 땄다.

 

나는 아무래도 내 친구보다 내 친구의 집과 친구네 가는 길을 더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 내 친정 같은 곳.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14-08-10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방 씻어 건져 놓은 포도송이들이 침 고이게 하네요. 델라웨어, 청포도, 그리고 알이 큰건 캠벨인가요?
저도 친지 중에 포도농원 하시는 분이 계셔서 한번 놀러간 적 있어요.
평택이면 시아버님 돌아가시기 전에 사시던 곳, 제 남편이 나서 자란 곳이기도 하네요 ^^
오늘 저도 초등학교때 친구를 만나고 왔는데 nama님도 친구분들과 좋은 시간 가지셨어요.

nama 2014-08-10 09:33   좋아요 0 | URL
캠벨은 아니고 새로 접목시켰다고 하더라구요. 왼쪽 아래의 작은 송이는 알갱이가 약간 타원형인데 이름은 모르겠어요. 국내에서 재배하는 포도종류가 300가지가 넘는다고 하네요.
남편분이 평택분이시군요. 평택이 넓은데 어디신지요...동향 사람을 만나면 꼭 확인하는 습성은 어쩌지 못하네요^^

2014-08-10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0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