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나날을 보내다보니 아무래도 내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프로이트에 관심을 집중하면 모든 것을 프로이트식으로 본다더니 요즘은 모든 생각의 끝이 최와 박으로 이어진다. 심히 괴로운 상황이다. 어제 신문에서 정희진의 '이해(理解)는 밑에 서야 보인다(under/stand). 아주 밑에서.'라는 글을 읽고는 영어단어 understand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769947.html#csidx3efda1c04bee8df97814e06480c58c1

 

 

'간장공장공장장은...'처럼 영어에는 tongue twister라는 게 있는데 그중 이런 게 있다.

 

If you understand, say "understand".

If you don't understand, say "don't understand".

But if you understand and say "don't understand",

How do I understand that you understand? Understand!

 

엉뚱한 해석을 하자면,

 

내려오겠다면 "내려오겠다"고 말해라.

내려오지 않겠다면 "못 내려간다."라고 말해라.

그련데 내려오겠다면서 "못 내려간다."고 하면

내가 어떻게 네가 내려온다는 걸 알겠니? 내려오란말이야!

 

 

이렇게 흥얼거리고 있자니 옆에 있던 남편이 그런다.

don't understand는 '돈이 밑에 깔려있는 거야.'라고.

 

이렇게라도 웃어야하는 상황이 참 절망스러울 따름이다.

 

이해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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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쓸쓸해지겠네....

 

 

http://blog.aladin.co.kr/nama/6175742

 

 

http://www.bbc.com/news/entertainment-arts-1281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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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여행지에서 진정 만나고 가져와야 할 것은 무엇인가? 여행지의 풍광과 맛? 여행지에 대한 지식과 정보? 그 여행에 대한 좋거나 나쁜 추억? 내 생각에는 어떤 여행지에서 우리가 정말 담아 와야 할 것은 그곳만의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다은 곳이 아닌 바로 그 여행지에서만 느끼거나 만날 수 있는 분위기. 그것은 그곳의 날씨나 빛, 자연과 사회 환경으로만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에 덧붙여지는 촉감이자 온도이고 맛이자 향기이며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진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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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학로에 다녀온 딸아이가 잡지 한 권을 사들고 들어왔다. 빅이슈, 홈리스의 자립을 돕는 잡지이다. '5,000원 가운데 2,500원이 홈리스 판매원에게 돌아'간다며 이 잡지를 파는 아저씨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가득해서 기꺼이 사왔다며 내 눈치를 살핀다. 나도 환하게 웃으며 "정말 잘했어."했더니 "역시 깨인 엄마야." 책 한 권에 순간 멋진 엄마로 등극한다.

 

 

잡지를 펼치다보니 두 장의 종이가 툭 떨어진다. 손글씨를 복사한 종이다. '파같은 사람', '기분 나쁠 정도로 지나치게 현실적인 명언','나이가 들수록 꼭 필요한 사람' 이런 제목이 쓰워져있다.

그중 몇 개를 옮겨보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박명수

'만약 지옥을 통과하는 중이라면 멈추지 말고 계속 가라.-처칠

'타인의 눈물은 물과 다름 없다.' -?

 

'파같은 사람'이란 글은 또 뭐지? 하며 읽는데 내용이 좋고 글도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파는 아저씨의 글인가 싶기도 하고...검색해보니 어느 카피라이터의 글이었다. 후우...아쉬움이 남는다.  판매원 아저씨 본인의 글이라면 더 좋았을 텐데.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한 두줄의 글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강하면 강한대로, 약하면 약한대로. 평소 자신에게 던지는 말일 수도, 자신을 위로하는 말일 수도, 자책의 말일 수도...이 분도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싶었을지 모른다. 그게 어쩐지, 아직은 조심스러워 '일단'은 남의 좋은 말을 베꼈을 것이다. 두 장의 손글씨 글에 마음이 짠해진다.

 

 

손글씨 복사지에는 이런 글도 있다.

'말을 조심하라. 일단 내뱉은 것은 용서될 뿐, 잊혀지는 것이 아니다.'-누구의 말일까?

혹시 판매원 아저씨?  그러나 일단 내뱉은 것일지라도 용서되지 않을 때가 있다. 박근혜대통령의 사과 발언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 논리가 허술한 이 글은 그렇다면 판매원 아저씨의 글이 맞을까? 상관없지 싶다. 차라리 판매원 아저씨의 글이라면 좋겠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니까. 자신의 생각 없이 남이 써준 대본을 그대로 읽는 지도자를 견뎌야하는 건 끔찍한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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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참담한 시절에 이런 한가한 책을 읽고 있자니...처음 몇 장은 꼼꼼하게 읽다가 뒤로 갈수록 급기야 두 장 넘겨 한 줄 읽기가 돼버렸다. (나는 원래 자녀교육 관련 서적을 잘 읽지 않는다.)

 

 

 

 

 

 

 

 

 

 

 

 

 

 

 

 

툭하면 튀어나오는 '우리 아이들은... ' 이런 표현, 멋진 두 아들의 엄마니까 자연스레 나오려니, 이해가 되지만 눈에 거슬리는 것도 사실이다. 책이 동네아줌마의 수다처럼 가벼워지는 건 좀 아쉽다. 7개 국어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것도 좀 그렇고...

 

그러나 영어 이전에 국어 공부를 확실히 시켜야한다는 말에는 공감이 간다. 모든 공부의 기초는 국어이고, 국어 실력은 결국 책에서 나온다는 것, 당연한 말이지만 행동으로 옮기기에 만만찮다.  그러다보니 결국 사교육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시작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국어 실력이 부족하면 국어 공부부터 시킨 다음 영어를 공부하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국어가 부족한 아이한테는 책에 재미를 붙이도록 해서 독서를 통해 우리말 개념을 익힌 뒤 영어를 배우도록 해야 한다. 영어부터 달달 외우게 하는 지금의 학습 방법을 전면 수정하는 것이 길게 보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 독서의 생활화, 학원 대신 여행을 선택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하고, 여행을 하려면 부모부터 여행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여행도 해본 사람이 하는 것이다.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먹고 살기 바빠서야 여행은커녕 책 한 권 읽기도 쉽지 않은데, 일상은 늘 팍팍하고 몸은 피곤에 찌들었는데 책, 여행...쉽지 않다. 그러니 결국 사교육에 의지하게 된다.

 

나도 어느 정도 책과 여행을 통해 아이를 키웠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얘기에 거의 전적으로 공감을 하면서도 왠지 반발심을 느끼는 건 왜일까?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이런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아니다. 집안 여기저기에 책이 굴러다니는 환경에서 사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어쩌다가 해외여행을 다녀온 아이가 기념품으로 반친구들에게 립밤을 하나씩 돌렸더니 시큰둥하게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부러워서 시큰둥할 수도 있는 거니까.

 

'애도 대학에 들어갔는데 이런 책은 왜 읽어?' 묻는 남편에게 '언어 교육에 관한 책이잖아.'하면서 기꺼이 책을 집어들긴 했지만... 괜히 읽었나보다. 둘째를 임신한 후배에게나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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