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와 치앙라이에서 열이틀을 보냈으니 뭔가 시간의 흔적을 남겨볼까 끄적거린다. 어떻게 쓰겠다는 생각도 고민도 없다. 생각나는대로 그때 그때 때때로 사진 몇 장, 글 몇 줄 써보려고 한다. 자주 떠올려야 여행의 기억도 오래 갈 테니까.

 

 

 

치앙마이의 란나 포크라이프 박물관(Lanna Folklife Museum)에 있는 란나사람들의 전통 옷감 같은데, 저 문양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에셔가 혹 란나의 후손일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란나란 이 지역의 옛날 주인이다. 

 

 

 

에셔의 그림을 가져와볼까나?

 

(출처:daum)

 

 

10월 15일까지 에셔 특별전이 열린다고 하니 잊지 말고 다녀와야겠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자태...우리나라 한복과 너무나도 비슷하다. 심지어 배래는 요즘 유행하는 직선형이다. 사람들이 어디에 살 건 생각하는 건 비슷한가보다.

 

 

 

우리로 치면 해금되겠다. 과연 동남아 국가 중에 위의 악기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가 있을까? 내가 전에 썼던 글을 베끼면 '중국에서는 얼후, 인도네사아에서는 레밥, 캄보디아에서는 트로우, 타이에서는 소우, 라오스에서는 소이라고 부른단다.' 나라마다 사람은 달라도 악기만은 같은 게 있으니 신기하면서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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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8-12 0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복과 정말 비슷하네요.
에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는 건 nama님 덕분에 알았어요.

nama 2017-08-12 08:24   좋아요 0 | URL
기회가 닿으면 함께 에셔 특별전에 가고 싶어지네요.^^

sablna 2017-08-1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나라 해금과 같은 악기가 중국에도 얼후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각기 다른 이름으로 동남아 각국에 있어 왔다니 참 신기하네요.
문득, 사람마저 가깝게 느껴집니다.

nama 2017-08-13 16:35   좋아요 0 | URL
라오스에서는 거리의 거지도 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더군요. 생활밀착형 악기라고나 할까요.
 

치앙마이에서 돌아온 후, 쉴 틈도 없이 1박 2일간의 책 정리, 이후 2일 동안 8시간의 연수 등이 연이었다. 오늘 마침내 연수마저 끝났다. 숙제를 끝낸 기분이다. 치앙마이에서 모처럼 느긋한 삶을 엿보는가 싶었는데, 여행한다고 달라지는 게 없어서 슬프다.

 

연수는 무슨? 특성화고에서 주최하는 평생학습과정으로 학교홍보차원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연수이다. 몇 년 전에는 커피&쿠키 연수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엔 패션디자인소품 연수를 받았다. 배우는 건 즐거운 일이다.

 

식탁 매트 2장과 앞치마 1장이 연수과정물이었는데, 짜투리천도 남고 시간도 있어 컵받침을 만들어보았다. 순전 내 디자인이다. 집에 와서 자랑삼아 딸아이에게 자랑하니 다이소에서 파는 것 같다나... 그나저나 우리집엔 식탁이 없다. 밥상에 매트 깔고 노트북 올려놓으면 어울리겠다. 하여튼 매트는 매트 되겠다. 앞치마도 쓸 일이 있으려나. 요리라고도 할 수 없는 식생활을 영위하는지라...컵받침은? 이 다음에 혹 북카페 열면 쓸 일이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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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8-1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우 이틀, 8시간 연수를 받으시고 저런 작품이 나온단 말씀이십니까? 와...훌륭합니다. 매트로도, 앞치마로도, 색깔이나 무늬가 제격이네요.

nama 2017-08-10 20:41   좋아요 0 | URL
반쯤 해놓은 재단과 주어진 천으로 만드는 거라 어렵지 않아요.^^
 
카티의 행복
제인 베자지바 지음, 이승숙 옮김 / 예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태국을 배경으로 한 동화. 동심을 잃어버린 어른이 읽기에는 무리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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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여성이 또 있다. 이번엔 독일인.

 

   8년 동안 나는 쉼 없이 여행을 다녔다. 그러는 동안 스물다섯 켤레의 신발을 교체했고, 0.5톤의 초콜릿을 먹어치웠으며 2,000일 이상의 밤을 텐트에서 보냈다.

   이것이 내가 8년 동안 걷고, 먹고, 잔 기록이다. 

 

여행을 계속하는 이유는,

 

    순간 나는 분명히 깨달았다. 10년 뒤에 나는 지금 이 사무실에도, 다른 어떤 사무실에도 앉아 있고 싶지 않았다. ...내가 가진 자원 중 가장 적은 것은 시간, 정확히 말해 내 삶의 시간이었다. 물론 지금 이대로 경력을 쌓아 나아가면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또다시 소중한 몇 달, 몇 년을 잃고 말 것이다....몇 년 뒤에 내가 여전히 수천 킬로미터를 단숨에 걸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하고 힘이 넘칠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241쪽

 

   그러나 안정된 삶을 위해, 그리고 책임의식 때문에 계속해서 직장에 다니는 게 과연 옳은 선택일까? 아니면 야외활동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고소득이 보장된 직장을 그만둬야 할까? 

 

지독한 걷기여행이다.

 

   물을 아끼기 위해 우리는 저마다 나름의 전략을 고안했다. 나는 양치질을 한 뒤 입안을 헹구지 않게 된 지 오래됐다. 식사 후에는 냄비에 소변을 받아 닦은 뒤 물을 약간만 사용해 행궜다. 그나마도 설거지한 물까지 마시는 토에크의 전략에 비하면 덜 지저분한 편이었다.

 

 

이 짧은 글조차 마음놓고 쓸 시간이 없네. 근무시간인지라....직접 읽어보시라구요.^^

 

덧붙임: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은 말빨이 훨씬 쎄지만 실제 걷기로만 따진다면 이 책의 저자와는 비교가 안 된다. 빌 브라이슨은 그저 귀여운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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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7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7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자 혼자서 1931년 조선과 시베리아를 경유하는 파리여행을 감행했다는 게 우선 놀랍다. '파리 도착 이후 파리와 런던에 체류하며 글을 써 일본 잡지사에 보내 송금받아 생활'했다는 것도 놀랍다. 물론 일본이라는 식민종주국 백성이었으니까 가능했었을 것이다. 1930년에 태어난 우리 어머니같은 조선백성에게는 아마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무산자의 모습이란 아무리 인종이 다르다고 해도 보통 단벌 신사로 조선에서 파리까지 다들 같은 풍채입니다.

 

글 곳곳에서 프롤레타리아에 대한 동지의식을 엿볼 수 있는데 그녀 자신이 프롤레타리아 출신이다.

 

언제나 진실한 것은 파묻혀 지나가고 다소 연극적인 것이, 으스대는 것이, 상스럽게 비하하는 자들이 어이없게도 어느 나라든 특권을 갖는구나.

 

흠, 예나 지금이나....

 

지도를 보고 있으면 유쾌합니다. 인간이 커지는 느낌이랍니다.

 

내가 감탄한 부분이다. 나 역시 지도를 보고 있으면 생각이 콩나물 자라듯 자라나는 느낌인데...

 

런던 박물관은 멋집니다. 큰 목소리로 말할 수 없지만 잘도 세계 각국에서 큰 도둑질을 했구나 싶습니다.

 

이 부분에서 큭큭대다가 기어이 침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는...대영박물관에서 내가 받은 첫인상도 이랬었는데, 순 도둑놈들 같으니라구....

 

 

요즘 넘쳐나는 책이 여행기라지만 예전 사람들의 여행기를 읽는 맛은 각별하다. 예전에도 가능했는데 지금이라고 못할 게 뭐 있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하고.

 

이 양반은 어쩜 내 생각과 비슷한지 끝까지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물질적으로 사치스러운 여행을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여행 경험만은 제법 풍부해 그 추억은 내 생애에 걸쳐 가장 부귀한 것입니다. 일간 기회가 생기면 외국항로의 짐배라도 올라타 세계의 작은 항구나 거리를 돌아보고 싶다고, 줄곧 공상하며 고대합니다. 나는 사람에게 지치고 세정에 질리면 여행을 떠올립니다.(중략) 나에게는 여행을 가서 객지의 허망속에서 '있는 그대로'를 찾아내는 즐거움이야말로 그리운 천국이기에 여행벽은 점점 심해집니다. 내 영혼은 애수의 소용돌이 안에서만 생기가 넘치는 모양입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도 이젠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여행만이 내 영혼의 휴식처가 되어 가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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