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는 몇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곳이 많다. 그중 이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런던탑,  웨스트민스터사원, 세인트 폴 대성당, 그리니치 천문대 등이다. 발품을 많이 들인 곳들이다. 대부분 예전에 다녀왔던 곳이지만 잘 안다고 할 수 없는, 지식이 필요한 곳들이다. 이곳에 관한 책을 읽는다면 정혜윤의 다음 책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여행 전에 읽었어야 할 이 책을 여행 후에 읽었는데 마치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제 때 공부했으면 성적이 좋았으련만.

 

이미 책에 나와있는 곳을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게다가 시중에 나와있는 런던관련 여행안내서 내지 기행문은 차고 넘친다. 남들이 모르는 곳을 소개하는 건 신나는 일이지만 대부분 알고 있는 곳을 얘기한다는 건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다. 검증할 눈이 많기 때문이다. 런던여행은 신나게 했지만 그에 비해 여행후기가 잘 써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 여행이 기다리고 있으니 런던여행 기록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한다. 사진으로 대신한다.

 

 

그리니치에서 바라본 풍경(카메라 사진)

 

 

 

그리니치에서 바라본 풍경(휴대폰 사진)

 

 

 

템즈강

 

 

 

 

English Breakfast

 

 

 

 호텔에서 바라본 동네

 

 

 

거리에서

 

 

 

거리에서

 

 

 

런던마라톤 대회

 

 

 

 

패딩턴 역...옥스포드 갈 때 이용함.

 

 

 

 

옥스포드의 쇼핑몰에서

 

 

 

 

노팅힐에서...금새 비 오고 금새 해 나고.

 

 

 

호텔에서

 

 

 

런던아이에서 내려다 본 템즈강.

 

 

 

하이드파크에서

 

 

 

이층버스에서

 

 

 

런던탑에서

 

 

 

버킹엄궁전의 근위병

 

 

 

 

런던탑의 근위병

 

 

 

밤거리

 

 

 

포토벨로 마켓에서

 

 

 

서머셋 하우스

 

 

 

 

코톨드 미술관....앙리 루소 그림

 

 

 

앙리 루소의 그림을 소재로 한 소설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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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산책 -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는 방법
이소영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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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서재님의 댓글 한 줄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고맙게 생각한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야 겨우 식물에 눈을 뜬 나같은 입장에서 보면 이 책을 쓴 저자는 대학을 진학할 때 이미 이쪽 분야의 전망을 내다보는 안목이 있었던 것 같다. 안목 이전에 식물에 대한 애정이 먼저였을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없이 부러운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식물과 함께 하는 저자의 글이라 그런가, 글이 식물을 닮았다. 뿌린 대로 거둔 듯한 정직함과 진솔함이 묻어나는 글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사람의 사명감도 언뜻언뜻 행간에 드러나기도 한다. 몸을 써서 일한 사람의 부지런함도 배어있다. 더디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나무를 연상시킨다.

 

읽다보면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어떤 사실들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옮겨본다.

 

 

세밀細密이란 단어는 식물학 그림에 어울리지 않는다. 내가 그리는 식물 그림은 식물의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특징은 확대하고 강조하되, 식물 개체의 환경 변이와 같이 종의 특징이 아닌 면은 축소하는 해부도로, 세밀화란 용어를 들었을 때 연상되는 극사실주의적 그림이 아니다. 영어의  botanical art, botanical illustration 은 직역하면 '식물학 미술'내지 '식물학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와 같은 한자 문화권이면서, 오래전부터 식물 문화가 발달했던 일본과 중국에서조차 '세밀'이란 단어를 쓰지 않는다. 보통 도해도, 도해화, 해부화, 식물화 등으로 불린다. 식물세밀화도 메디컬일러스트 등 다른 과학 일러스트처럼 보태니컬일러스트 혹은 식물학 그림이라고 불러야 한다.

 

..사람들은 허브가 주로 이국 식물들인 줄 알지만, 허브의 정확한 정의는 "향으로 이용하거나 약효가 있는 식물"이며, 우리가 매일 먹는 파, 마늘, 양파, 부추와 같은 채소도 모두 아우른다.

 

우리나라에는 원예식물의 식물세밀화 기록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사진이 이상적인 식물 기록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진으로는 식물의 종 특징을 정확히 표현해낼 수 없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담기는 사진에는 식물 개체 각각의 변이가 모두 드러나기 때문이다. 반면 식물세밀화에서는 그 종의 보편적이고 대표적인 특징은 드러내되, 개체의 환경 변이 등은 축소해 표현한다. 덕분에 식물을 더 쉽게 식별할 수 있고, 특징을 잡아내기도 용이하다. 식물 연구가 발달한 미국과 영국, 일본에서 여전히 새로운 식물을 소개할 때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발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마전 도서관 갤러리에서 보았던 세밀화를 떠올리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하나같이 멋진 세밀화여서 관람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서야 식물세물화를 그렇게 멋지게 그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본질에 충실하면 된다는 것. 그렇다면 겁 먹지 않고 시도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제는 한국의 식물을 연구하면서 이 땅의 오래된 나무를 모조리 베었다. 특히 한국을 상징하는 국화 무궁화나무의 경우, 일제강점기 이전에 식재된 개체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몰살됐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오래된 나무들의 수종이 대개 소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등으로 한정적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나는 신주쿠공원에 있는 이 오래되고 거대한 나무를 올려다보며 왠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련던 큐가든에서 구입한 티 타월(Tea Towel).

 

 

 

아참, 제일 멋진 말을 빠뜨렸다.

 

좋은 걸 많이 봐야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p. 174

 

"좋은 걸 많이 봐라."

좋은 걸 많이 봐야 좋은 걸 만들 수 있고 그릴 수 있다. 선생님이 늘 하던 말씀이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항상 런던의 큐왕립식물원 이야기를 했다. 세계에서 가장 식물 문화가 발달한 나라 영국, 그리고 그곳의 대표 식물원인 큐가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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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김 용 택

 

외로운 사람은 자기가 지금 외롭다는 것을 모른다.

내가 그때 그랬듯이

먼 훗 날

꽃이, 그런 빛깔의 꽃이

풀 그늘 속에 가려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어떤 이의 희미한 웃음 같은 꽃이

길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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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2 0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12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행지에서는 누가 일깨워주지 않아도 부지런해지는 법. 아침 일찍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밥을 먹고 길을 나서 근처에 있는 영국국립도서관에 도착했다. 너무 부지런했나? 개관하려면 아직 멀었다. 아무래도 이번 여행에서 이 도서관 구경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할 수 없다. 다음에 런던에 다시 오게 되면 가봐야지.(언제? 20년 후에?)

 

휴대폰으로 지도앱을 살피던 딸이, 이 근처에 교회가 있으니 거기나 가보자고 한다. 거리에는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이 빠른 걸음걸이로 우리 옆을 바쁘게 스쳐 지나간다.

 

 

 

St. Pancras Old Church.

드디어 가이드북에 나오지 않는 곳을 찾았으나 정보가 없다. 일단 보기로 한다.

 

 

 

 

 

 

 

 

 

 

 

 

 

 

 

old church. 위키피디아에서 검색을 하긴 했는데...그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중의 하나라는 사실만을 기억하기로 한다. 굳이 그런 빈약한 설명이 없어도 이곳은 묘한 분위기에 젖어들게 한다. 오래된 무덤이 여기저기 한가하게 널려있고, 경내는 관리를 하는 듯 하지 않는 듯 무심하면서도 정갈하다. 좀 과장하자면 약간은 으스스하고 기괴하기까지 하다. 아침 시간이어서 그렇지 오후 늦은 시간에 이곳에 왔다면 아마 기겁하고 도망치지 않았을까 싶다. 동네 사람들에겐 이곳이 건너편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겠지만 이방인에게는 보잘것 없는 상상력을 한껏 부풀리게 하는 곳이다.

 

 

 

 

 

 

소설가 토마스 하디가 소설을 쓰기 전에는 건축을 공부했었나보다. 이곳에서 철도 공사가 진행될 때 유해 처리와 묘지 이전 등의 일을 맡았다고 한다. 저 나무둥치를 둘러싼 묘비들이 그때부터 이곳에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나무와 묘비가 한 몸을 이루고 있다.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에도 이곳이 등장한다고.

 

시끌벅적하기로 유명한 런던의 ★킹스크로스와 ★세인트 팽크러스역 근처에 이렇게 오래된 교회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모처럼 맞은 한가한 아침 풍경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킹스크로스역

 

 

 

 

 

킹스크로스 역 한 모퉁이에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9와 3/4 기차역을 재현해 놓은 곳.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기꺼이 지갑을 열어 목에 머풀러를 감고 저 포즈를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세인트 팽크러스역

 

 

킹스크로스가 런던 시내교통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면 좀 더 '큰 물'을 상대하는 것이 바로 세인트 팽크로스역인데, 파리발 유로스타를 포함해 유럽 전역에서 도착하는 기차 손님들을 받는다...런던에서 가장 중요한 역 두 개가 함께 위치한 곳이라 역 안에서만도 찾아가 봐야 할 곳들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대단한 데도 몰려드는 손님들 덕분에 예매처를 계속해서 증축 중이다.  

 

 <지금, 런던(맹지나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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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를 바라보는 늙은 엄마와 20세를 갓 넘긴 청춘의 딸이 함께 여행할 때 여행의 초점을 누구에게 맞추어야 할까? 게다가 늙은 엄마는 이미 여행지를 두어 차례 다녀갔던 곳이라면? 누가 가이드 역할을 담당해야 할까? 직업상 가이드가 아니라면 이전과 같은 여행지에서 경험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새로움으로 설레야 할 여행이 기존의 경혐으로 퇴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행지가 새롭지 않다면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여행에서 매너리즘은 여행의 적이다.

 

그래서 딸에게 맡겼다. 내가 가고 싶은 곳 두어 군데 - 큐 가든, 코톨드 미술관 등 - 를 빼곤 모두 딸 의향대로 따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행 방법이 달라져서 결국 딸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90년대 초중반에는 여행안내서라면 일본에서 나온 <세계를 간다> 시리즈가 거의 전부였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약 한 달 간 영국을 일주했다. 지도가 틀려서 숙소를 찾는데 고생한 적도 있지만 대충 이 책 한 권으로도 여행이 가능했다. 길을 헤매다가 모르면 입을 열어 "Excuse me~~~" 하면서 길을 물으면 백이면 구십 구 정도 친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흠, 고리짝 얘기를 하고 있다.

 

지금은 가이북조차 필요없는 세대이다. 게다가 온갖 가이드북이 넘쳐난다. 가이드북을 두어 권 챙겨가지만 길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곳에 무엇이 있나 알기 위해서일 뿐이다. 그리고 길을 찾기 위해 입을 열어 영어를 구사해볼 기회도 거의 없다. 스마트폰에 깔아놓은 지도앱이 깔끔하게 망설임없이 길을 안내해준다. 타고갈 대중교통 수단부터 몇 번째 정거장에서 내려야 할지도 지시해준다. 얌전히 스마트폰만 따르면 된다. 영어?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듣기평가할 때마다 나오는 길 묻기 시험 문항은 그 존재여부를 이제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 도대체 입을 열어 길을 물을 기회가 없다. 써먹지도 못할 영어회화 몇마디 배우는 것보다 차라리 고급문장을 읽어낼 수 있는 문해력을 더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건 그렇고. 체력이 왕성한 20대의 딸 뒷꽁무니를 따라다니는 신세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내게는 신선할 게 별로 없는 여행지를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딸의 시각에 기대어 짐짓 새로움을 탐할 수 있었으니까. 체력적으로 피곤하긴 했지만.

 

 

마담 투소 밀랍인형 박물관에서는 유명인과 나란히 포즈을 잡을 수 있다. 홍콩에도 이 박물관이 있지만 지금까지는 그저 코웃음의 대상이었을 뿐이다. 갈 곳도 많은데 굳이 그런 곳을...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상상 이상이었다. 아침 나절을 꼬박 이 박물관에서 보냈는데 유명인 밀랍 인형뿐만 아니라 4D로 상영되는 짤막한 스크린 애니메이션도 그럴 듯했다. 내게도 아직 동심이 남아있었다니... 여러모로 흥겨운 경험이었다.

 

 

 

딸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이런 놀이기구를 타지 않았을 터이다. 입장료는 오죽이나 비싸던지. 이 런던아이와 마담 투소 입장권을 한꺼번에 묶어서 판매하는데 일인당 가격이 45파운드(약 7만 원)에 달한다. 그래도 일단 탑승해보니 세월이 저만치 뒤로 물러가버렸다. 딸은 10대로 나는 40대로. 그러면 됐지 뭐, 여행에서 뭘 더 큰 걸 바라나.

 

 

 

 

 

 

타워 브리지. 과거엔 저 다리를 가까이서 보는 것만으로도 런던여행이 풍요로웠었는데 이번엔 아예 두 발로 꼭꼭 밟아가며 샅샅이 훑어버렸다. 모두 딸 덕분이다.

 

 

살짝 가슴 떨리는 척. 

 

 

여행이 꼭 진지해질 필요 있나.

딸, 고마워.

잠시 나이의 무게에서 벗어나게 해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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